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삼성생명 등 금융회사를 계열분리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일본언론이 바라봤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4일 "문재인 정부에서 재벌기업이 금융 계열사를 분리해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지면서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놓고 어려운 결정을 앞두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재벌기업의 금융 계열사가 운용자금을 오너 일가의 지배력 유지 등에 부당하게 쓰는 일을 막기 위해 금산분리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금산분리를 위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를 아예 외부에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그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핵심이 되고 있어 삼성생명의 계열분리 또는 매각을 결정하기 어려운 처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더해도 4.5%에 불과한 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8.2%에 이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가 삼성전자의 지분을 삼성생명에서 모두 사들이며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24조 원 안팎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쉽지 않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 계획도 철회한 만큼 지배구조에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현 상황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의 금산분리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놓고 손을 쓰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압박 이외에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닛케이아시안리뷰를 통해 "한국 정부는 재벌기업들이 상황에 맞게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줘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