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는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 창출의 기여도를 인사평가에 반영하기로 한 첫 해인 만큼 실적 외의 변수가 임원 승진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그룹 내부의 관심이 크다.
최 회장은 인사에서 스스로 밝힌 원칙을 잘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초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평가 기준을 발표한 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에 임원 승진자(41명)를 몰아줬다. SK하이닉스가 2016년 인사에서 25명, 2015년 19명의 임원들이 승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상당하다.
2017년 SK하이닉스 외에 SK에서 18명, SK이노베이션 18명, SK에너지 14명, SK건설에서 10명의 임원 승진자가 나왔다.
최 회장은 올해 SK그룹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했던 만큼 이번 인사에서 이를 중요한 잣대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자칫 주관적일수 있는 이 평가 기준을 수치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마련해놓았다.
이미 각 계열사들은 사회적 가치 창출의 성과를 앞 다퉈 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전담하는 임원급 조직인 ‘지속경영추진담당’을 신설하면서 사회적가치 창출사업에 힘을 실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사업에 몸담고 있는 중소기업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전략들을 쏟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성과를 보였다. SK하이닉스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모아’에서는 100명 이상의 장애인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반도체 클린룸에서 사용하는 방진복 등을 제조, 유통, 세탁하는 일을 한다.
SK텔레콤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미세먼지를 눈여겨 보고 전국 1천여개 대리점과 200여개 와이파이 센서를 통해 미세먼지 데이터를 제공하는 미세먼지 지도 서비스 ‘에브리에어’를 내놓았다.
9월부터는 중소 단말기 제조사에 기획 단계부터 출시 전후 마케팅 과정까지 활용할 수 있는 ‘업무 상세 가이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면서 기본급 임금 인상액의 30%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재원으로 출연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사회적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들에 회계·재무, 생산관리, 마케팅 등 사업 전반에 걸친 프로세스를 지원해주는 한편 석유화학 사업에서 ‘녹색기업 추진 계획’을 세우고 환경보호 프로젝트를 펼쳐나가고 있다.
SK에너지는 최 회장의 공유인프라 전략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했다. 3600개 주유소 자산을 경쟁업체인 GS칼텍스와 공유해 9월부터 택배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우정사업본부에도 주유소를 개방해 주유소와 우체국에 전기충전소를 설치하는 ‘미래형 복합 네트워크’ 계획도 수립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그룹 임원인사는 통상적으로 12월 중순에 발표됐지만 올해 앞당겨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연말 인사와 관련한 구체적 사항은 알려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