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스스로에게 관대하면서 남에게 인색한 리더인가, 아니면 남에겐 관대하면서 자신에게는 엄격한 리더인가?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많은 리더들이 자책감에 시달린다. 마치 자식을 둔 부모들이 자식의 진로문제가 잘 풀리지 않으면 자신이 무능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듯이 말이다.
▲ 이현주 기린한약국 원장.
리더들은 모두 대범하고 진취적이며 외향적 성향을 지니고 있을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엘리트코스를 밟아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사람들 가운데 의외로 내성적이며 여리고 자기연민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완벽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을 지니고 있으며 완성된 결과에 대해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으면 외부로 드러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일상 속에서 평균 이상의 분노게이지가 상승할 때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대부분 이른바 ‘성실이 병’인 사람들이다. 남들이 잘 때 덜 자고 남들이 놀 때 덜 놀며 단기사업계획과 중장기 사업계획을 면밀히 세워놓고 고민하고 노력하는 존재들이다.
이러한 성향의 리더들 가운데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지닌 이들도 적지 않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Good boy syndrome)은 타인으로부터 ‘착한 아이’라는 반응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적 콤플렉스를 말한다.
이 콤플렉스를 지닌 이들은 성실하고 치밀하며 자기몰입적 성향이 강한 데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몰아부친다.
그러다가 몸이 더 이상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켜줄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마치 풍선의 바람이 빠지듯이 삶의 팽팽한 긴장감으로부터 놓여나서 자아의 민낯에 마주하게 된다.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이 초라해진 나약한 병자가 되어서야 스스로에게로 관심이 돌아오는 것이다.
내가 하는 강의 중에 내레이션에 따라 의식을 집중하는 바디스캔 Body Scan프로그램이 있다.
이때 나는 “그냥 쉬세요. 아무것도 노력하지 마세요. 당신은 쉴 자격이 있습니다” 라고 인도를 하곤 한다. 세션이 끝나고 많은 분들의 피드백 중 공통된 것은, “그냥 쉬세요. 아무것도 노력하지 마세요” 라는 말이 정말 위안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스스로가 쉴 자격이 있다는 것에 대해 납득이 갈 때까지 자신을 몰아부친다. 일의 끈을 놓으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순간이라도, 아무런 노력함 없이 쉴 수 있을 때, 우리 몸은 참된 휴식과 평안을 경험한다.
늦은 밤 퇴근 후 현관문을 열면 잠든 가족들 중 누군가가 아닌 반려견이 꼬리를 흔들며 너무나 반가운 얼굴로 맞이해주는 것을 보고 감동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동물들은 조건없이 사랑을 베풀고 표현하기 때문에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나 보상해줘야 한다는 부담감없이 편안하게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이제 당신도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다독여주는 듯이 말이다.
늦둥이 자식이나 손주를 대할 때면 누구나 하염없이 너그러워져서 그저 바라만 봐도 좋다고 한다. 그런 아이가 늦게 들어오면 짠해서 건네는 한마디 “어서 밥 먹고 쉬어라”처럼 고단한 하루를 사는 자기 자신에게 생각날 때마다 이렇게 말을 건네주면 어떨까?
“아무것도 노력하지 마, 그냥 쉬어도 돼.”
깊은 이완은 숙면을 부르고 몸의 통증을 낫게 하며 부조화스러운 관계를 치유하는 열쇠이다. 당신은 그저 쉼이 필요한 것임을 잊지 말자. [이현주 기린한약국 원장]
이현주 기린한약국 원장. 한약학 박사. 하버드의대 Lifestyle Medicine Day to Day Certification 과정 및 Lifestyle Medicine Chef Coaching Certification 과정 수료. 코넬대 자연식물식영양학과정 수료. 오감테라피학교 대표. Meat Free Monday Korea 대표.
토털 헬스케어에 관심이 많아 환자들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처방한다. 한약국을 찾는 분들에게 식단, 운동, 한약처방과 더불어 명상과 심리상담, 자연과의 교감 등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