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추격 어려워진다, AI칩 경쟁력 벌어져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현지시각 6일 인공지능(AI) 칩이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으로 부각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중국업체의 차이가 좁혀지기 더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이 부각되면서 중국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메모리반도체에서 추격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현지시각 6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낸드플래시와 같은 특정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반도체업체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며 “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인공지능에서 앞서나가면서 중국의 노력은 강한 역풍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챗GPT 열풍으로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도 부각되고 있다.

HBM은 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올린 형태로 구현돼 인공지능처럼 수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분야에서 활용되는 고성능 메모리반도체다.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HBM은 기존 D램보다 가격이 약 6배 이상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도 뛰어난데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0%대 중후반 점유율로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CXMT와 YMTC가 생산하는 메모리반도체는 가전제품에 사용될 수는 있지만 인공지능 서버에 활용되기에는 성능이 부족하다.

중국기업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글로벌 선두업체를 빠르게 따라잡을 것으로 기대됐다.

CXMT는 글로벌 D램 생산량의 21%를 충당할 제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YMTC는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약 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국 업체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장비 제재로 인해 최근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국 현지 장비업체에 의존하는 방식은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파악된다.

브래디 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의 최고의 반도체장비에 접근할 때 YMTC와 CXMT가 기술 개발을 위해 순수하게 국내 공급망에만 의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현지에서 만든 메모리반도체는 인공지능 서버에 사용하기에는 성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서버용 메모리반도체에 필요한 성능은 일반 반도체보다 높기 때문에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으로부터 메모리반도체를 구매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이 보안상의 이유로 자국 칩을 사용할 것을 고집한다면 이는 품질에 대한 타협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업체들이 HBM과 같은 인공지능용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대형 IT기업들인 레노버와 인스퍼가 올해 5월부터 마이크론 메모리반도체 사용을 중단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메모리반도체 콘트롤러 생산업체 임원의 말을 인용해 “마이크론을 대체할 최고의 선택은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며 “중국 서버용 D램 시장에서 약 1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던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제재에 한국업체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