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는 가천대학교 설립자이며 총장이다. 가천대 길병원 설립자로 명예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가천의과학대학교와 경원대학교가 합해져 가천대학교로 출범할 때부터 총장을 맡고 있다.

가천대학교, 가천대 부속 길병원, 가천대 부속 길한방병원, 뇌과학연구원,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경인일보, 가천문화재단, 가천박물관, 신명여고를 이끌면서 공익법인 가천 길재단을 통해 교육, 의료, 연구, 언론 분야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1932년 5월9일(음력) 전북 옥구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전주 이씨이며 호는 가천이다.

인천에서 ‘이길여산부인과’로 개원해 길의료재단, 가천대 길병원을 일궈냈다.

건국 이래 가장 자수성가한 여성 CEO라는 평가도 받는다. '여자 정주영'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독신으로 자녀는 없다. 손위 자매가 인간문화재로 한국차문화연합회 이사장을 지낸 이귀례씨인데, 이씨의 자녀들이 대학운영과 병원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경영활동의 공과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2023년 5월8일 글로벌캠퍼스 가천관에서 열린 84주년 개교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가천대>

△반도체대학 신설
이길여는 최신의 산업 트렌드를 반영해 사회와 기업 요구에 부응하는 인력 배출에 힘을 쏟고 있다.

가천대는 일반대학원에 반도체와 배터리공학 등 첨단분야 학과를 신설해 인프라를 다지고 특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길여는 이미 신성장산업 인재양성을 목표로 2020년 국내 최초로 학부에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했고 2021년엔 시스템반도체·스마트팩토리·스마트보안·스마트시티융합 학과를 새로 설치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해 왔다.

여기에 가천대는 2022년 12월29일 대학원 석사과정 5개, 박사과정 1개의 신설과 정원 130명 증원을 교육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석사과정에선 정원 59명의 반도체전공을 신설했고 인공지능과 미래형자동차 전공에 각 16명, 배터리공학과 바이오헬스의공학 전공에 각 13명 정원을 배정받았다.

박사과정도 13명 정원의 반도체전공을 설치했다.

가천대 대학원 정원은 이로써 석사 414명, 박사 142명으로 늘었다.

새로 신설된 학과는 2023년 1월 원서접수를 거쳐 첫 신입생을 선발했다.

정부는 반도체 분야 대학정원 확대정책과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책에 따라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대학정원규제를 완화했다.

가천대는 이번 조치로 늘어나는 전체 대학의 정원 1303명 중 10% 가량을 할당받은 셈이다.

가천대는 첨단분야 대학원 정원 증원이 승인된 전국 24개 대학 중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다음으로 증원 인원이 많았다.

이길여는 대학원 첨단분야 학과 신설과 증원을 계기로 반도체, 이차전지, 자율주행자동차 등 국가전략 산업에서 일할 고급인재를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10년 내 글로벌 100대 대학 도약’ 비전 선포
이길여는 가천대를 5년 내 국내 10대 대학 반열에 올려 놓고 10년 내 글로벌 100대 대학으로 도약시키겠다며 가천대 통합 10주년 비전을 선포했다.

이길여는 2022년 5월3일 비전 선포식을 갖고 이와 같은 의지를 구성원들과 공유하며 함께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길여는 “지난 10년이 대학통합을 통해 명문대학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시기였다면 앞으로 10년은 그 성과에 기반해 글로벌 교육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성장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첨단산업 분야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창업 지원, 첨단학과 신설, 계약학과 확대, 교육방법의 혁신을 통해 학생 성공시대를 열고, 기업과의 융복합 교육으로 가천대를 산업과 대학, 학생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지식정보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연구역량 강화로 교외연구비 1000억 원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가천대는 2006년 가천의대와 가천 길대학의 통합, 2007년 경원대와 경원전문대학의 통합, 2012년 3월 가천의대와 경원대의 통합 등 사실상 4개 대학을 통폐합해 출범했다. 대학통합의 성공모델로 자체평가하고 있다.

성남에 글로벌캠퍼스, 인천에 메디컬캠퍼스 등 두 캠퍼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통합 10년 만에 의대와 한의대, 약대, 간호대를 비롯 14개 단과대학 66개 학과에 대학원생 포함 재학생 규모 2만1928명의 대학으로 성장했다.

미국 하와이에 글로벌센터를 개설하는 등 캠퍼스 교육환경을 대폭 개선해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다.

△연구소를 통해 의료발전 견인
이길여는 2000년대 초반 여러 연구소를 설립했다. 2006년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2007년 가천바이오나노연구원, 2008년 이길여암·당뇨연구원이 문을 열었다.

이들 연구소에 이길여는 18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대 연구소는 각각의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으며 특히 뇌영상과 진단분야 등은 세계 유일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길여는 “뇌를 손금 보듯 들여다보는 시대가 곧 열린다”며 인공지능(AI)분야와 의료분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뇌과학연구원에 세계적 물리학자인 조장희 박사를 초빙하고 가천 바이오나노연구원에 노벨물리학수상자인 스티븐 추 박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문화예술사업에 박차
이길여는 가천문화재단을 통해 인천지역의 학술연구와 전통문화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가천문화재단는 2011년 설립 20주년을 맞아 본격적으로 기부와 지원을 시작했다.

이 가운데 널리 알려진 것이 심청효행대상이다. 이 상은 효녀를 선정해 장학금 1천만 원을 지급한다. 다문화가정효부상은 한국남자와 결혼한 다문화가정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인천 유일의 국보 문화재가 있는 가천박물관을 건립해 국문학, 미술사, 언론사 연구가들에게 자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삼국시대부터 의학관련 자료와 근·현대 의료기까지 전시해 의학발달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매해 연말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도 개최하고 있다. 콘서트, 오케스트라, 뮤지컬, 연극 등 문화공연을 무료로 지역민들에게 제공한다.

2011년 세시봉 콘서트, 2013년 장사익 콘서트, 2014년 이마에스트리 콘서트, 2015년 뮤지컬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2016년 윤도현밴드 콘서트, 2017년 연극 ‘사랑해요 당신’, 2018년 바람개비 콘서트 등을 이어오다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다.

△통합 가천대학교 출범
이길여는 1994년 경기전문대학(신명학원)을 인수해 가천 길대학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대학설립의 첫 발걸음을 뗐다.

1998년 후진 양성을 위해 가천의과대학을 설립하고 2005년 가천의대와 가천 길대학을, 2006년 경원대와 경원전문대를 통합했다. 2011년 두 대학을 합쳐 결국 4개 대학을 모두 통합한 가천대학교가 출범했다.

가천대는 입학 정원 4500명이 넘는 사립 종합대학이다. 의대, 한의대, 약대, 간호대를 모두 갖췄다.

이길여는 가천의과대학 설립 당시 입학생 전원에게 등록금 면제, 기숙사 제공 등의 당시로선 파격적 혜택을 제공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우수 인재를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길여는 2016년 11월 신동아 인터뷰에서 "2015년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의과대학으로 전환한 뒤에도 의과대학 신입생에게 똑같은 혜택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2012년 3월6일 글로벌캠퍼스 예음관에서 개최된 가천대 통합 출범식에서 교기를 흔들고 있다. <가천대>

△의료경영인
이길여는 1978년 인천길병원(동인천길병원)을 세웠다. 당시 개인이 종합병원을 세울 수 없어 사재를 출연해 법인을 만들었다. 한국 최초로 의료법인을 만든 여성 의사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길여의 경영스타일은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을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뒤를 재지 않고 불도저와 같이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병원 경영도 그랬다. 병원을 확장할 때 5년을 ‘승부기간’으로 삼는다. 5년 동안 적자를 감수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투자한다.

경기 양평과 강원 철원 등 의료기관 부재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민들을 위해 도산해 방치된 병원을 인수해 양평 길병원을 세웠다. 북한과 가까운 접경지대 외에도 지역적 소외 요인들로 가득한 철원군에 철원 길병원을 열어 의료취약지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서해 최북단 백령적십자병원을 인수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오랜 동안 이런 지역병원은 적자운영을 계속했다. 누적적자가 감당하기 어려워지며 결국 양평 길병원은 1995년, 백령 길병원은 2001년, 철원 길병원은 2017년 재단에서 분리돼 개인병원이 되거나 시에 운영권이 넘어갔다.

하지만 백령 길병원은 5년간, 양평 길병원은 13년간, 청원 길병원은 30년간 나름대로 지역의료기관으로서 제 몫을 해냈다는 평을 듣는다.

△언론사 사주
이길여는 1999년 8월 경인일보를 인수했다. 경인일보의 본래 대주주는 성백응 삼보종합건설 회장이었는데 경영난에 빠지자 이길여가 지분 53%를 76억을 주고 사들였다. 언론사의 사주가 된 것이다.

경인일보 인수와 함께 언론인들을 재단에 중용하기 시작했다. 이길여는 2012년 한 인터뷰에서 “기자 출신 인사는 사안의 핵심을 짚는 데 탁월하고 판단이 정확하고 빠르다”며 “앞으로 가천대 출신의 언론인이 더욱 늘어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가난한 환자들 도와
이길여는 1960년대 의료혜택의 한계 때문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보증금 없는 병원’을 실현했다. 당시 병원에서 치료비를 떼일 것을 염려해 선불을 받는 일들이 많았다.

1958년 산부인과 의원 시절부터 매년 지역 여성들을 위한 자궁함 무료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2020년까지 13만 명이 검사를 받았다.

가천대 길병원은 1996년부터 16개국 400여 명의 해외 심장병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길여는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부부가 우리나라 어린이 2명을 초청해 심장병 수술을 해주는 걸 보고 감명 받아 ‘새생명찾아주기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2022년 5월3일 글로벌캠퍼스 비전타워 스타덤광장에서 열린 통합 10주년 기념식에서 ‘5년 내 국내 10대 대학, 10년 내 글로벌 100대 대학 도약’(2027 TOP 10, Global TOP 100)이라는 가천대의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가천대>

이길여는 가천대의 글로벌 100대 명문대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10년 내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2022년 통합 가천대 출범 10주년을 맞아 내놓은 미래 10년의 비전이다.

글로벌 감각과 어학 능력 배양을 중요하다고 판단해 글로벌 교육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다.

가천대는 하와이가천글로벌센터를 글로벌교육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앞으로 10대 사학을 넘어 5대 사학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 특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디컬캠퍼스는 전략학문들을 세계 1위로 만들겠다는 G2 GL특성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G2(Global Top2)는 대학의 강점분야인 뇌과학과 암·당뇨 2개 분야에서 글로벌 정상 수준에 오르겠다는 포부이다. GL(Global Leader)은 소프트웨어와 바이오나노 등 미래전략 분야, 고령화시대에 대비한 보건인력 양성 등 미래 성장동력분야의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야심을 담고 있다.

글로벌캠퍼스는 반도체, IT, ICT, loT를 핵심분야로 두고 관련 인재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길여는 캠퍼스 배후산업단지와 연계 협력을 강화해 산학특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재단의 뇌과학연구원, 암당뇨연구원 및 길병원과 연계한 연구특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메디바이오 분야는 송도의료산업단지, 하이테크 분야는 성남과 경기산업단지, 판교 테크노밸리 등과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90대에 들어선 총장에게 버거운 짐일수 있다.

이와 같은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대학이 교육, 연구, 산학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물질적 기반도 중요하지만 공동의 목표를 위한 구성원들의 힘과 노력을 끌어모으기 위해 구성원들간 신뢰가 특히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해결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가천대 길병원의 잇따른 의료사고와 병원 경영에 관여하는 이길여 총장의 친인척, 측근의 리베이트와 횡령 등으로 대학과 이길여 모두 구설에 올랐다.

길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됐지만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 간부에게 뇌물을 공여한 사실이 드러나 대학과 병원의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가천대 한의대의 열악한 교육 환경으로 한의학 교육평가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 유예판정을 받으며 폐과 위기에도 몰렸다.

생일 동영상 제작 강요, 병원 시설직원의 자택 수리 동원, 노조간부 사찰 등의 갑질 의혹이 불거지며 의사로서, 경영자로서, 교육자로서 이길여가 그간 쌓고 지켜온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흠집을 남겼다.

통합 대학의 안착을 위해 달려온 지난 10년, 거칠게 부딪혀온 문제들을 하나하나 되돌아보며 통합 10주년 기념사에서 강조했던 '학생성공시대'를 여는 열쇠를 찾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이다.

◆ 평가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2018년 9월18일 ‘2018 가천제’에 참석해 학생들을 독려하고 있다. <가천대>

‘건국 이래 가장 크게 자수성가한 여성 CEO’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길여는 대학가뿐 아니라 의료계를 포함해 사회 전반의 여성 리더로서 영향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가천대학교, 가천대 부속 길병원, 가천대 부속 길한방병원, 뇌과학연구원,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경인일보, 가천문화재단, 가천박물관, 신명여고 등을 이끌면서 공익법인 가천길재단을 통해 교육, 의료, 연구, 언론, 사회문화, 봉사 등 각 분야에서 적극적이고 활발한 사업을 펼쳐왔다.

2013년 박인숙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이길여를 인생의 스승으로 여긴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박 의원은 “이길여 총장은 통도 크고 용감해 원하는 일은 다 성취한다. 인재영입의 귀재이신 데다 대학도 성공적으로 키우셨고 정말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 이길여는 의사와 경영자로서 모두 성공사례로 꼽는다. 서울의대 동창회장을 5연임할 정도로 신망이 두텁다.

영화배우 정준호씨는 하와이 호텔사업을 가천대에 매각할 당시 이길여를 만난 뒤 인재를 발굴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도 했다.

이길여 스스로는 자신을 ‘멈추기를 거부하는 바람개비’라고 표현한다. 어릴 적 바람개비를 유난히 좋아했는데 바람이 불지 않으면 스스로 달려 바람개비를 힘차게 돌렸다. 거센 바람이 불어와도 바람개비처럼 당당하게 맞서는 정신을 강조한다. 길병원 로비엔 큰 바람개비가 설치돼 있다.

모교 대야초등학교에선 ‘탁구할머니’로 불린다. 초등학교 탁구부 전용 실내체육관을 짓고 선수단 전용버스도 마련해줬다. 해마다 훈련비도 댄다.

‘여자 정주영’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열정과 도전의 일생이 현대를 일군 정주영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경영방식도 비슷했다.

다만 이길여는 정주영처럼 어려서 가난하지도 않았고 그룹계열사를 나눠줄 자녀도 없다. 대신 조카와 조카딸 내외가 대학을 비롯 의료원 등의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길여는 90대에 들어서고도 나이보다 30년쯤 젊어보이는 얼굴과 40~50대로 진단받았다는 신체나이로도 유명하다.

목소리도 젊은날처럼 여전히 카랑카랑하고 자세도 꼿꼿하다. 하루도 빠짐없이 한 시간 이상 걸으면서 자기관리를 한다. 2023년 5월 가천대 축제 당시 무대에 올라가 가수 싸이의 말춤을 춘 동영상이 게시 일주일도 안돼 백만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건사고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2023년 6월15일 마약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노 엑시트’(NO EXIT) 캠페인에 참여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천대>

△위례 의료복합용지 사업자 선정 관련 검찰 수사 받아
이길여와 길의료재단이 위례신도시 의료복합용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사업자 지분을 명의신탁 명목으로 갈취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검찰 수사를 받았다. 위례 땅은 서울의 마지막 의료복합용지로 대학병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 곳이다.

2022년 5월29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길의료재단 컨소시엄은 2021년 3월 사업자로 선정됐다.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함께 참여키로 했던 재활병원 운영사업자 김모씨가 검찰에 이길여와 미래에셋 임원 등을 사기 및 배임혐의로 고소했다.

김씨 측은 2016년 SH공사가 사업자 공모 때 자신이 MOU를 체결하는 등 5년간 종합병원, 금융사, 개발업체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협상을 주도했음에도 길의료재단과 미래에셋이 이중계약서를 작성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자신을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위례신도시 의료복합용지 사업부지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 272번지 일대 4만4천제곱미터 규모로 60%가 의료용으로 40%는 오피스텔 등 상업용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땅값만 3천억 원을 상회한다.

김씨는 2020년 11월 이길여와 MOU를 체결하면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길의료재단이 컨소시엄 참여로 우선협상자가 될 경우 재활병원 운영을 염두에 둔 김씨에게 병원 상표를 쓰도록 제안했다고 김씨 측은 주장했다.

문제는 우선협상자 공모 과정에서 균열이 생기면서 불거졌다.

김씨 측에 따르면 김씨는 SH공사 민간사업자 모집 기간인 2021년 2월2일 지분 50%를 차지한다는 내용으로 위례 의료복합용지 개발사업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공모 마감날인 3월10일 컨소시엄이 김씨에게 지분 50%를 26%로 줄여 길의료재단과 개발업체에 각각 16.9%와 9.1% 명의신탁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컨소시엄 측은 개인인 김씨 보단 길의료재단의 지분이 표면상 많아야 우선협상자 선정에 유리할 것이란 이유를 제시했다.

2021년 3월19일 김씨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길의료재단이 김씨가 맡긴 명의신탁 지분이 자신들의 지분이라고 주장하면서 틀어지기 시작했다. 길의료재단은 김씨가 제반 의무를 다하지 못해 명의신탁이 무효가 됐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명의신탁을 받은 이들은 검찰에서 “김씨가 입찰보증금과 사업이행보증금 등을 지급하지 못해 김씨 지분이 소멸됐다”고 진술했다.

반면 김씨는 “길의료재단이 명의신탁 확약서를 써주지 않았기 때문에 애초에 이행보증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다”며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재원조달계획과 각종 내용증명서를 컨소시엄 측에 보내는 등 제반 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가천대는 MOU에 이길여 총장의 자필서명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컨소시엄 구성 등 우선협상자 공모 과정에서 이 총장이 실질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천대 관계자는 “길병원의 의지를 보여주면 투자회사 등 컨소시엄 관계사들을 쉽게 모을 수 있다는 김씨 제안에 따라 총장님 서명이 들어간 것”이라며 “총장님이 연로해 의료복합용지에 길병원을 짓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실질적 사업추진 과정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2023년 7월 현재 검찰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가천대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과 학위 반납
가천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 “표절이 아니다”고 결론을 냈다.

2022년 4월18일 가천대는 2005년 당시 이재명 상임고문(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행정대학원에서 받은 ‘지방정치 부정부패의 극복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에 대해 1월7일부터 4월7일까지 대학 본부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가천대에 따르면 표절 분석 프로그램으로 1차 검증 결과 표절률이 카피킬러 24%, 턴잇인 4%로 나타났다. 표절률이 높은 카피킬러를 기준으로 표절의심문장 229개를 정성평가한 결과 표절률은 2.09~7.12%로 평균 4.02%였다.

조사위는 표절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주로 인용부실로 인한 것으로 논문 자체의 오리지널리티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연구 결과 핵심 부분이 아닌 도입부나 배경설명에 있어서 인용 부실이 대부분이었다.

또 논문이 나왔던 2005년 당시는 교육부, 학계의 연구윤리지침 제정 전으로 연구윤리 부정행위 진위를 가릴 기준이 모호했다. 당시 학문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나 상황 등을 고려하면 표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가천대의 최종 판정이었다.

가천대는 조사위의 이와 같은 판정결과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재명 대표의 논문 표절 의혹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가천대는 연구윤리위원회를 열고 논문이 유효하다고 결론지었다. 2005년 논문으로 검증 시효가 지났다는 것이다. 가천대는 “학칙상 검증기간이 지나 실체적 심사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표절 여부 검증에 앞서 조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는 한 라디오방송에서 “인용표시를 안해서 엄밀히 말하면 표절이 맞다”, “담당 교수 이름으로 문서가 왔는데 이 정도로는 야간대학원 학위로 충분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납했기 때문에 해당 논란이 정리됐다는 취지로 설명했고 대학이 학위를 취소하지 않은 상태란 것을 확인한 후엔 “취소해 달라. 표절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천대는 “학교 규정상 논문 반납제도는 없다. 논문을 쓴 사람이 취소를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학위 취소는 대학이 직접 결정하도록 돼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에 대해 학교는 대학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위 수여를 취소할 수 있다. 대학원위원회는 대학원장과 교무처장 등이 참여한다.

2021년 10월 이재명 대표의 가천대 석사논문 표절 문제에 대해 교육부가 다시 검토에 들어갔다.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국민대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가천대 논문 표절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2022년 가천대는 이재명 대표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길병원 원장 등의 노조 탄압 논란
가천대 길병원이 노조 탄압으로 보건의료노조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이전에도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부당행위로 정의당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자 구속을 촉구한 바 있다. 병원 의료서비스의 질과 환자의 안정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021년 6월16일 보건의료노조가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는 가천대 길병원 간부 13명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가천대 길병원 노조는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된 김양우 길병원장 등 병원 간부 13명의 기소를 요구했다.

길병원 노조는 2018년 노조 설립 당시부터 병원이 노조 간부에게 부서 이동과 임금 재설계를 들먹이며 불이익을 암시하고 CCTV로 동선을 감시하는 등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2020년 6월 김양우 병원장과 간호본부장 등 14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했고 2021년 6월4일 이들 중 13명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에 대해 길병원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병원이 부당행위를 했다지만 증거는 없다”며 “코로나19로 모든 교육 인원이 제한되고 있다. 노조교육만 제한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파업 끝에 극적인 노사합의를 이루고도 곧이어 파업 참여자에 대한 병원의 부당행위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8년 7월 길병원 노조가 설립되고 같은 해 12월 의료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병원설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14일 만에 파업을 풀고 노사가 합의해 사태가 진정되나 싶었지만 파업 종료 후 노조원들에 대한 부당행위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노사합의 한 달도 안된 시점에 병동 3곳이 갑자기 폐쇄되며 순차적으로 병동을 연다는 명목으로 파업참여 간호사들에게 자택대기하라는 병원의 지시가 떨어졌다.

간호팀을 중심으로 조합원 탈퇴압박도 있었다고 했다. 상시근무인 부서에서 조합원 6명 중 탈퇴하지 않은 2명만 3교대 로케이션 근무를 통보받았단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 등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천대 길병원의 부당노동행위를 폭로하며 책임자 구속과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길병원 측은 “병동폐쇄와 간호사 배치가 늦어진 건 파업 당시 간호팀이 인력난을 겪는다고 해 더 나은 노동환경으로 간호인력을 재편하려던 것”이라며 “파업 참여에 대한 불이익을 주려던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길병원 사상 첫 파업은 열악한 근로조건과 노조탈퇴 종용 등으로 불이 붙었다.

노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주요 사립대병원 평균 인건비는 연간 의료수익의 45.68%지만 길병원은 35.2%에 불과했다. 인력부족으로 업무는 과중한데 다른 병원에 비해 임금도 적었다.

이들은 “병원을 위해서 뇌물과 향응 제공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직원들의 대우 등 근로조건에 대해선 너무 인색하다”고 비판했다. 실제 2012년 연구중심병원 선정과정에서 보건복지부 간부가 길병원으로부터 뇌물과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8년이 선고됐다.

△길병원 잇따른 의료사고로 위상 추락
가천대 길병원이 잇따른 의료사고로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었다. 뿐만 아니라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미온적 대처에 병원 의무기록 조작 등 병원의 조직적 은폐사실이 언론과 재판 등을 통해 드러나자 비난이 쏟아졌다.

대학은 물론 길병원 이사장과 대학 총장을 겸하고 있는 이길여에게까지 비판여론이 번졌다.

가천대 길병원이 진료에서 늑장대응으로 환자의 뇌손상을 불러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1년 2월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19년 길병원에서 수족구병으로 진료를 받은 자녀가 늑장대응으로 뇌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길병원 측은 이와 관련 “의료과실은 없었다”는 입장을 냈다.

늑장 대응에 관해선 “의료대처가 늦었다고 주장하지만 보호자 입장에서 대처가 미흡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병원에서는 최선을 다해 대처했다”고 했다. 또 “보호자들은 기관 삽관이 늦어 뇌손상이 됐다고 주장하지만 애초에 아이가 응급실로 들어왔을 때부터 문제가 있었다”며 “당시 진료 의사가 현재 없어 사실 확인이 어렵다. 현재 소송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말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엔 가천대 길병원이 의료사고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주장의 글도 올라왔다.

한 시민은 2020년 8월24일 ‘대학병원에 병 고치러간 장모님이 시신으로 돌아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서 “가천대 길병원에서 지난 8월7일 장모님이 고관절 골절로 수술을 받았는데 11일 새벽 3시쯤 CT 촬영 동의를 구하는 급박한 간호사의 전화를 받았다”며 “15시간이 지난 11일 오후 5시쯤 급하게 수술 동의서에 싸인하라는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 장모님은 심정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험을 감지하고도 15시간 동안 의료적으로 장모님을 방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의 장모는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사망했다. 그는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는데 장기가 손상됐고 복부 안에는 오물과 피가 가득 차 있었다”며 “장모님은 수술 직후 내내 복통을 호소하셨다”고 했다.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는 언론에 “통상적으로 입원환자 CT는 야간에 이뤄진다”며 “의료진이 CT 결과와 환자 컨디션에 대한 판단에 따라 수술 준비 중 심정지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멀쩡한 신장을 종양으로 오인해 떼내는 황당한 의료사고도 발생했다.

2018년 5월21일 가천대 길병원에서 의료진 과실로 환자의 이소 신장이 제거됐다. 이소 신장은 일반적인 위치에 있지 않은 신장이다. 난소 악성 종양 제거 수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의사는 악성 종양이라고 떼낸 것이 환자 신장인 것을 확인했다.

환자 가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료사고 보상법 기준 변경 요청이라는 글을 올리고 “병원이 신장을 제거해 평생 투석을 받아야할 처지가 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병원 측에 의료사고가 아니냐고 항의하자 “수술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 왜 이소 신장이라는 이야기를 의사에게 하지 않은 것이냐”며 오히려 환자 책임으로 돌렸다고 주장했다. 병원은 “신장은 둘이므로 하나가 없어도 잘 관리하면 된다”고 했고, 법무팀장은 “의료분쟁 소송으로 가면 병원은 더 수월하다”는 식으로 협박성 대화가 이어졌다고도 했다.

병원 측은 국민 청원 글이 올라가고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신장을 잘못 제거한 사실을 인정하며 보상절차에 들어갔다.

2015년 3월엔 손가락 접합 수술을 받은 군인에게 간호사가 처방전과는 다른 주사약을 투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술 후 친구들과 휴대폰으로 대화를 주고 받던 환자는 주사를 맞은 후 의식불명상태에 빠졌고 한 달 만에 사망했다.

사고 발생 후 간호기록에서 문제가 된 사고 약품을 지우고 대신 허위작성하는 등 병원 측이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하려 한 사실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자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잇따른 의료사고 발생으로 불안감이 커지자 시민연대가 서명운동에 나섰다. 길병원이 의료부주의 등으로 의료사고가 이어지지만 사고발생 후 원만한 해결에 대한 의지마저 없어 직접 나섰다고 밝혔다.

2018년 5월 인천발전시민연대는 가천대 길병원 앞에 의료사고 은폐를 주장하며 현수막을 걸고 시위를 벌였다. 길병원의 보건복지부 안전인증 취소를 위한 서명운동을 펼쳤고 의료사고 피해 접수도 받았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시민연대가 이미 병원과 환자간 보상 논의가 종결된 의료사고를 내세워 합의금 개념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경찰에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뇌물 주고 연구중심병원 지정
가천대 길병원으로부터 수억원 상당의 뇌물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건복지부 전직 간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길병원은 뇌물을 주고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대법원은 2019년 8월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성 뇌물 혐의로 기소된 허모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허씨는 2013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인천 길병원의 법인카드 8개를 건네받아 골프장, 유흥주점, 마사지업소, 스포츠클럽, 국내외 호텔, 백화점 명품관 등에서 쓰고 길병원에게 3억5657만원을 결제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2년 연구중심병원을 선정하는 주무과장이었던 그는 당시 길병원에 해당 사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5회에 걸쳐 149만원 상당 골프 접대 등을 받았다.

길병원은 2013년 4월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됐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재산상 받은 이익과 연구중심병원 지정 등에 관한 직무 사이 관련성과 대가관계가 인정된다”며 징역 8년에 벌금 4억원, 추징금 3억58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판단이 적절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뇌물을 주고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돼 세금을 받아챙긴 병원으로 낙인찍히면서 가천대 길병원의 위상은 곤두박질쳤다.

△길병원 전공의 ‘과로사’로 보건당국 현지조사
가천의대 인천 길병원에서 전공의가 당직 근무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건복지부가 길병원의 전공의법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지조사에 착수했다.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 판정위원회는 사망원인을 급성 심장사로 추정했다.

2019년 2월1일 인천 길병원에서 당직 근무 중 숨진 소아과 전공의 신형록씨는 사망 전 4주동안 주당 평균 100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보건당국 조사결과 확인됐다.

근로복지공단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망 전 1주일 동안 업무시간은 113시간에 달했다. 또 사망 전 3개월간 주당 평균 98시간 일했고 직전 1개월간은 주당 평균 100시간을 근무했다. 신씨는 월 정규 근무시간 220시간 외 당직근무를 선 시간도 224시간에 달했다. 쉬지 않고 연속 60시간을 일하기도 했다. 실제로 신씨는 숨진 당일에도 35시간째 일하다 쓰러졌다.

유족의 산업재해 신청에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받아들였다. 길병원은 부검결과 사인 불명이라는 이유로 과로사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단 판정위는 사망원인을 급성 심장사로 추정하고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다.

길병원은 초과 근무를 할 경우 전공의들이 처방 시스템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해명했으나 실제 전공의들은 다른 아이디로 접속하는 방식으로 초과근무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길병원은 과로사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당시 언론이 입수한 당직표에는 주 100시간이 넘는 초과근무가 확인됐다.

신씨의 유족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법 테두리 안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병원 과태료가 고작 500만원이었다는 점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했다.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왼쪽)이 2016년 1월13일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을 돕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가천대 캠퍼스 현판식에서 임덕래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간호등급 올리기로 보험급여 부당 청구
가천대 길병원이 건강보험급여를 더 받기 위해 보건당국에 간호인력을 부당하게 신고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2019년 1월21일 윤소아 정의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천대 길병원 이길여 이사장 등 불법 부당 행위 관련자에 대한 구속수사와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윤소아 의원은 “가천대 길병원은 간호등급을 올려 건강보험료를 더 받기 위해 최근 4년 간 7차례에 걸쳐 총 51명의 간호인력을 부당하게 신고했다. 부당하게 청구된 금액이 26억 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복지부의 현지조사가 실시되고 있으며 추가로 드러나는 부당청구 금액을 포함해 환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가천대 길병원은 간호등급 조작뿐 아니라 연구중심병원 지정 뇌물제공, 사건무마 불법청탁, 쪼개기 불법 정치자금 공여 등의 불법행위 의혹이 제기됐고 일부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며 “노조파괴를 위한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가천대 길병원의 이와 같은 불법행위는 1000여 명이 참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을 불러왔다. 다행히 노사합의가 이뤄졌고 병원은 가천대길병원이 노동존중을 통한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해나가겠다고 했지만 파업 종료 후 일부 병동을 폐쇄하고 간호사를 새 업무에 일방적으로 배치했으며 모든 병동에서 부당노동행위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병원 갑질 의혹
이길여가 가천대 의대 부속길병원의 갑질 의혹으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길여의 생일을 축하하는 동영상 제작 참여를 강요받았고 정직원 계약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이를 찍었다는 직원들의 폭로가 나왔다.

2018년 7월26일 jtbc보도에 따르면 간호부와 시설팀 등 길병원 직원들은 이길여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영상 메시지를 업무시간에 만들었으며 해당 영상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제작됐다고 주장했다.

일부 직원들은 인터뷰를 통해 “싫어도 안할 수 없다”, “영상에 나온 직원들은 영상 찍고 정직원을 단 것 같다”, “영상 안 찍은 직원은 정직원 해달라 해달라 해도 끝까지 안해줬다”고 폭로했다.

당시 설립된 지 얼마 안된 가천 길병원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재단이사장인 이길여의 갑질 때문에 노조를 설립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이길여가 병원 시설과 인력을 개인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가 내놓은 2018년 2월7일자 이길여의 특실 입원 내역서를 보면 총 진료비 210만원 중 본인 부담금은 138만원 가량인데 거의 모든 금액이 감액돼 실질적으로 내야할 돈은 단 18원이었다.

병원 측은 연말에 전체 금액을 계산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일부 시설 관리 직원들을 자택 수리에 동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직원은 인터뷰에서 “이길여 이사장 집 보일러부터 정원이나 수도도 수리하고 방 난방코일, 물탱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노조는 병원 측이 노조활동을 방해했다고도 주장했다. 노조 간부가 퇴근시 병원 측 사람이 미행과 감시를 했다며 관련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안병훈 가천길병원 노조 수석부지부장은 jtbc 인터뷰에서 “오너 일가와 재단의 갑질 횡포가 도를 넘어섰고 직원들의 근무여건이 나날이 열악해져 새 노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노조에 대한 부당한 제재는 없었으며 노조의 불법행동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생일 축하 영상에 대해선 “현재 제작하고 있지 않다”면서 “집수리도 최근 용역직원에 맡기고 있다”고 해명해 노조 측 주장을 적극 부인하지 않았다.

△친인척, 측근 횡령에 연루설
가천길재단에 근무하는 이길여의 친인척이 리베이트, 횡령으로 구속되고 이와 관련해 이길여 연루설이 나오면서 이길여는 검찰조사를 받았다.

이길여는 늘 돈에 욕심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재단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며 자신의 모든 재산은 재단의 것이고 전부 환원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심지어 앞으로 생길 재산도 모두 재단의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측근과 친인척이 병원에서 횡령과 리베이트 수수 등에 개입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일부 횡령금이 이길여에게로 들어갔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한서약업은 2009년 당시 기준 길병원 4곳의 의약품 91.7% 이상을 공급하는 의약품유통업체였다.

그런데 한서약업은 이길여가 실질적 오너라는 의혹을 받았다. 이길여의 조카사위인 이승복씨가 한서약업의 지분 47.6%를 보유했다. 조카인 최승헌 가천대 교수도 11.9%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이들을 포함해 친인척 4명의 지분은 76%를 넘어 사실상 오너일가의 회사였다.

업계에선 이와 같은 기업을 직영도매라고 칭했다. 병원이 직접 운영하는 도매상이란 의미다. 이는 감사원의 국민건강보험 약제비 관리실태 보고서에서도 문제로 지적됐다.

직영도매상을 통한 병원소유 법인 이사장 등의 신종 리베이트 수수 방식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한서약업이 길의료재단의 직영도매상으로 평가되면서 한서약업의 수익은 사실상 이길여의 몫이라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2012년 약사법 개정으로 의료기관과 병원의 2촌 내 친족이 소유한 제약사나 도매상 간 거래가 금지됐다. 한서약업은 후에 제넥스팜으로 이름을 바꿨다.

학교법인 병원의 직영도매상은 영업이익 대부분을 계열병원에 기부금으로 내면서 당기순손실로 기록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직영도매상이 약품 가격을 높여도 병원은 환자에게 부담시키면 되기 때문에 의약품 공급단가를 낮추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대신 건보료 지출에 그만큼 구멍이 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결과 직영도매상에 병원들은 연간 7% 더 비싼 가격에 약품을 공급받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2020년 7월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의료기관 개설자가 의약품도매상의 주식을 한 주라도 소유하고 있으면 당해 도매상은 그 의료기관에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고, 12월엔 같은 당 서영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도 의약품도매상이 자사 주식 지분을 ‘30% 초과 소유한 의료기관에게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가천길재단이 송도에 조성키로 했던 바이오리서치단지를 놓고도 여러 문제가 불거지며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가천길재단이 바이오리서치단지 공사과정에서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2013년 8월 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이길여의 7촌 조카로 알려진 가천대 길병원 경리팀장 이모씨가 횡령혐의로 구속됐다.

이씨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길병원이 설립한 청소회사를 관리하면서 16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이씨는 검찰에서 “횡령한 16억 원 중 일부는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길병원 이길여 이사장 비서실에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길여는 이같은 진술을 확보한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검찰은 2014년 4월14일 이길여를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은 “이길여 회장은 10년 동안 개인자산 관리를 비서실에 맡겼다”며 “경리팀장 이씨가 뇌물로 받은 16억 원 중 약 10억 원이 비서실 계좌로 들어왔으나 이를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검찰은 또 “비서실 직원들도 비서실로 보낸 돈이 횡령한 것인지 알지 못해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무혐의 종결 이유를 설명했다.

△한의대, 병원·병상·교수 미비로 폐과 위기
가천대 한의대가 학생들의 임상실습 병원, 병상, 진료과목별 전문의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등 교육여건에서 크게 미흡해 폐과 위기에 몰렸다.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해 폐과는 피했지만 한의계 등 일각에선 “이럴 바엔 폐과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미흡한 교육과정과 불충분한 임상실습 등으로 한의 의료서비스의 질 하락과 한의학에 대한 신뢰 훼손 등 한의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부속병원 문제는 가천대 한의대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돼 왔다. 한의대 학생들이 부속병원도 없어 임상실습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교육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집단 수업거부와 시위, 농성 등에 나선 것만 세 차례에 이른다. 길게는 64일 동안 수업거부가 이어졌다.

2013년 12월10일 한의대생 150명이 부속병원 건립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전공수업과 시험을 거부하고 시위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부속한방병원을 통해 기초 이론교육과 임상실습교육을 병행해야 하지만 당시 인천 구월동 부속병원은 진료과목 전임교수, 병상 부족 등 문제가 적지 않아 부속병원 신설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가천대 부속한방병원은 한방소아과, 한방신경정신과, 사상체질의학과엔 전문교수가 없고 한방내과도 심계내과 교수만 있었다. 간, 비, 폐, 신계내과 교수는 한 명도 없다는 게 비대위 설명이었다.

부총장, 기획처장, 한의과 교수 등으로 구성된 한의대 발전위원회는 이전에 학생들과 약속했던 학교 부지 내 국제어학원에 부속한방병원 개원은 2012년 3월 학교 통폐합 승인 조건에 적정규모 교사 유지 항목이 있는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속병원 설립을 차일피일 미루는 대학에 항의하며 일어난 가천대 한의대 학생들의 수업거부 사태는 앞서 2004년 최장 64일을 기록했고 이 때문에 한의대생들은 집단 유급 위기에 몰렸다. 수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전원 유급에 처할 상황에 놓였지만 학생들은 농성을 풀지 않았다. 그만큼 학생들에겐 교육의 질 보장이란 차원에서 병원설립이 중요한 문제였다.

가천대 한의대는 경원대 시절인 1990년 교육부의 인가를 통해 설립됐다. 그 해 첫 신입생을 선발했다. 당시도 임상실습을 위한 병원이 없던 상태였다. 사실 임상실습병원도 없는 학교에 설립인가를 내준 교육당국의 실책이 가장 컸다는 지적도 있다.

입시부정, 교비횡령 등 계속된 학내 문제로 분규가 끊이지 않으며 부속병원은 설립되지 못했다. 1992년부터 서울 송파 오피스텔을 임대해 만든 임시 한방병원에서 임상실습 등의 수업이 이뤄졌지만 임시 마련된 한방병원의 병상 수는 72개에 불과하고 강의실은 지하에 있는 데다 실험 공간과 장비 부족으로 임상실습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학생들의 불만은 날로 커져갔다. 한의대 내 정규학과가 12개인데 6개 임상학과에만 교수가 배정됐다.

결국은 재정이 문제였다. 경원대는 당시 재무상태에서 부속 한방병원 설립은 어렵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견지했다. 당시 경원대 학생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국 11개 한의대 중 부속병원이 없는 곳은 경원대뿐”이라며 “가장 비싼 수업료를 내고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한의사 수업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4년 수업거부에 나선 한의대 학생들은 학교가 부속병원의 설립에 대한 명확한 약속을 할 때까지 단식에 들어가겠다고 밝히면서 학내 갈등과 주변의 우려는 점차 심화됐다.

단식농성을 시작하기로 한 날인 7월21일 수업거부 64일 만에 학교 측과 부속병원 건립에 대해 합의하고 학생들은 농성을 풀었다.

합의 내용엔 2013년까지 부속 한방병원 완공, 100병상 임시 부속병원 건물 임차, 2007년 2학기 까지 한의학관 마련 등이 포함됐다. 학생들은 여름방학 이용한 보강수업으로 법정 수업일수를 채웠다.

하지만 2009년 학교 측은 그나마 있던 서울 송파 오피스텔에 만들어놓은 임시 부속한방병원을 적자라는 이유로 폐원을 결정하면서 학생들은 다시 임상수업이 곤란한 상황에 내몰렸다.

이에 또 다시 한의대엔 비대위가 꾸려졌다. 비대위는 “2015학년도까지 교육부 지침인 한의대 교육인증평가 통과를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학교는 기다리라고만 한다”며 “부속병원에 관한 학교 측의 계획서와 대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지속적인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대 발전위원회는 학생 비대위와 만나 합의안을 제출했다. 2015년까지 100병상 규모의 한방부속병원을 개원할 수 있도록 2014년까지 계획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한의대 학생들은 서울 송파구 오피스텔을 개조한 임시 부속병원에서 임상실습을 하다 2009년엔 동인천길병원으로 다시 2011년 인천 구월동 한방병원으로 갔고 2015년 동인천길병원으로 돌아왔다. 임상병원을 네 차례나 옮겨다니는 등 부실한 교육환경으로 여전히 비난을 사고 있다. 결국 독립적인 한방부속병원 건립은 실패했다고 봐야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2018한의연감 등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가천대 한의대 전임 교원수는 21명으로 한의대와 한의학전문대학원 12곳 중 가장 적다. 기초·임상을 포함 전임 교원 수는 경희대가 75명, 원광대 58명, 대구대 51명 등으로 가천대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2017년 가천대는 상지대와 함께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의 ‘한의학교육 평가인증’에서 한시적 인증을 받았다. 한시적 인증이란 1년 이내 평가인증 기준을 개선하지 못한 학교에 신입생 모집을 금하는 일종의 인증 유예다. 인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은 면했지만 사실상 폐과 위기에 몰렸다.

가천대와 상지대는 한의대 교육과정 인증평가 항목 중 교원 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가천대는 전임 교수를 부랴부랴 채용했고 가까스로 기준을 맞춰 2018년 1월 평가원의 5년 인증을 받고 폐과 위기에서 겨우 벗어났다.

학생들은 여전히 “실습환경이 열악하다. 학교 지원이 지나치게 의대에만 쏠려있다”, “한의대를 발전시킬 의지가 없는 것 같다”, “지역주민도 한병병원 존재를 모를 정도다”, “입지가 좋지 않아 환자가 찾아오기도 힘들다”는 등의 불만을 드러냈다.

또 “폐과할 게 아니라면 한방병원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을 보장해달라”, “학교는 기업이 아니니 수익성 보단 의료인 양성에 힘을 써달라”라고 학교에 호소했다.

△이전 재단 측과 경영권 다툼, 법정으로
가천대가 소유권 분쟁에 휘말렸다.

가천대 전신인 경원대 설립자의 부인이 경원학원 이사장이었던 최원영씨를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설립자 부인인 김용진씨는 가천길재단이 최원영 당시 이사장의 횡령금 218억원을 갚아주고 경영권을 헐값에 사들였다며 경영권 반환 소송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김씨는 2013년 8월19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남편이 사고로 사망 후 신병치료를 위해 1991년 10월 경원학원 이사장직을 당시 예음그룹 회장이었던 최원영씨에게 잠시 맡기고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최씨가 학교 공금 218억원을 횡령하고 이를 갚아주는 조건으로 1998년 9월 가천길재단에 학원 경영권을 헐값에 양도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본격적인 학원반환 소송제기에 앞서 7월11일 수감 중인 최씨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최씨는 가천길재단에 경영권을 넘기고 해외로 도주했다가 2012년 11월 말 도피 14년 만에 자진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체포됐다. 교비 3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최씨는 구속 기소됐고 2013년 6월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최원영씨는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김씨는 고소장에서 “가천길재단 이길여 이사장에게 학원경영권을 양도하기 위해 1998년 9월14일과 25일 개최한 이사회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사회 소집은 7일 전까지 등기우편으로 알려야 한다는 정관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 1991년 최원영씨에게 경원학원을 위탁한 것일 뿐인데 최씨가 마음대로 이길여에게 학원을 넘긴 것은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미 유사한 법정다툼이 있었다.

앞서 가천길재단에 경영권이 넘겨진 지 1년만인 1999년 9월 이금홍 전 경원학원 이사가 이길여 경원학원 이사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최원영씨는 이길여씨에게 학교 양도를 결정할 자격이 없다”면서 이길여 이사장과 이사 8명의 직무를 정지하고 대신 김용진 씨 등을 이사 직무대행으로 지명했다. 그러나 2000년 본안 소송에선 판이 바뀌었다. 법원은 “경영권 양도 절차에 하자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과 가처분 취소결정을 내렸다.

주간동아 등에 따르면 가천대가 이와 같은 소유권 분쟁을 겪게 된 데에는 교육당국의 책임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교수들은 최원영씨의 교비 횡령 사실이 밝혀졌을 당시에 공개적이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재단경영권 인수대상자를 찾아야 한다고 교육당국에 의사를 전달했으나 교육부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용진씨는 “학원 경영권이 이길여씨에게 넘어갈 때 이씨 측 새 이사에 전·현직 유력 정치인과 교육부 차관 출신, 현직 언론인 등이 다수 영입된 것은 물론 각계의 압력으로 이금홍 이사가 중도에 재판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가천대 측은 “이미 오래전 법원에서 문제없는 것으로 결론난 것”이라며 김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교명 변경 반대 운동에 이재명 시장까지 합세
가천의과학대와 경원대의 통합 후 대학명을 두고 총동문회와 재학생 등을 중심으로 교명 변경 반대 서명운동이 전개되며 교명 변경이 학내를 넘어 경기 성남시 문제로 확산됐다.

지역사회 문제로 커지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입장을 내고 경원대 교명변경에 반대하며 동문회와 학생들의 편에 섰다.

성남시는 2011년 5월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경원대학교 명칭 변경을 반대한다”며 이재명 시장 명의 성명을 냈다.

이 시장은 성명에서 “경원대는 30년 동안 성남의 성장과 발전을 함께 해온 대표적인 종합대학”이라며 “14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가천대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누가 봐도 부당한 일”이라고 했다.

경원대 측은 성남시의 입장 표명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원대 관계자는 “사립대에 시장이 어떤 의도로 그렇게 강경한 설명서를 발표했는지 의도를 파악 중”이라고 했다.

역시 교명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경원대 총동문회 김동훈 사무처장은 “경원대가 비민주적으로 통합과정을 진행하는 것을 성남시가 알고 공식 성명을 낸 것”이라며 “앞으로 더 강하게 교명변경 반대 운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방적인 교명 변경과 학생들에 대한 배려없는 통합과정이라며 반기를 든 학생들은 개교 이래 첫 학생총회를 개최했다. 여기서 가천대학교 명칭에 대해 96%가 넘는 반대표가 나와 가천대 대학명 거부 안건이 가결됐다.

학생총회가 열린 후 교수회도 가세했다. 일방적 통합안에 대해 교수회 자체의 반대의견을 내놓으며 반발했다.

하지만 논란은 예상 밖에 너무 쉽게 일단락됐다. 경원대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가 처장단과 협상회의에서 요구조건을 내놓고 교명변경을 승인했다.

총학 등이 교명 변경 대신 받은 수락조건은 계열별 학점인정 인턴십 교과목 개설, 전임교수 강의율 및 충원율 확대, 계절학기 수업료 인하, 기숙사 의무식권제도 개선, 1인 1사물함, 강의실 냉난방 개선 등이었다. 통상 학생들이 어느 때고 요구할 수 있는 기본 사안들이라 교명 반대 입장을 냈던 구성원들은 허탈감과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2016년 7월2일 개최한 2017학년도 전국진학지도교사 초청연수에서 참석한 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천대>

1958년 산부인과 의원을 개원했다.

1978년 길의료재단을 설립했다.

1982년부터 1984년까지 사단법인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을 역임했다.

1985년 케나에서 열린 UN여성대회 정부대표로 참가했다.

1991년 가천문화재단을 설립했다. 현재 명예이사장으로 있다.

1992년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를 설립했다.

1993년 사단법인 가천미추홀청소년봉사단을 창설했다.

1993년 한센국제협력후원회 회장을 맡았다.

1994년 학교법인 가천학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대 의대 동창회장을 지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학교법인 경인학원 이사장직을 수행했다.

1999년부터 경인일보 회장으로 있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경원대학교 총장으로 활동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부의장을 맡았다.

2002년부터 가천길재단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자문회의 의장으로 일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대한의사협회 한국의학100주년기념사업위원장을 맡았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 길의료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2011년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명예회원이 됐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이사를 지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헌법재판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2012년부터 가천대학교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경인지역 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 학력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2016년 5월4일 대학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개교 77주년 기념 한마음 페스티벌에 참석해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가천대>

1957년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했다.

1964년부터 1965년까지 미국 메리 이머큘리트에서 병원 인턴 과정을 수료했다.

1965년부터 1968년까지 미국 퀸즈의료센터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밟았다.

1977년 일본 니혼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단국대학교에서 교육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카이스트에서 이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2022년 10월20일 대학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냅스포럼에 참석해 교무위원 및 신진 교수 100여명과 ‘2032 Global TOP 100 달성 방안’을 주제로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시냅스포럼은 교수 워크숍으로 대학발전을 위한 혁신방안을 공유하기 위해 2019년부터 열렸다. <가천대>

이길여는 독신으로 자녀가 없다.

손위 자매가 인간문화재로 한국차문화연합회 이사장을 지낸 고 이귀례씨다. 이귀례씨의 자녀들이 대학운영과 병원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캠퍼스와 메디컬캠퍼스의 부총장을 지낸 최승헌 교수가 조카다. 최 교수의 여동생이자 이길여의 셋째 조카딸인 최미리 가천대 석좌교수는 기획부총장에 이어 수석부총장으로 있다.

조카사위인 이태훈씨는 길병원 의료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이창규씨는 2017년 개인병원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가천의대 철원 길병원장을 맡았다.

◆ 상훈

1985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

1993년 제29회 용신봉사상을 받았다.

1997년 제2회 자랑스런 전북인대상을 수상했다.

2003년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으로 선정됐다.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제5회 관악대상을 받았다.

2003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2006년 서울대총동창회 유공동문상을 수상했다. 한국경영인협회 대한민국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에 선정됐다.

2007년 제8회 함춘대상 사회공헌부문 대상, 한국언론인연합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받았다.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몽골 최고훈장인 ‘훙테트 템데그 의료훈장‘을 수훈했다. 제3회 성산효행대상을 수상했다.

2010년 제1회 인천사랑 대상을 받았다.

2011년 여성신문 올해의 인물상과 한국과학기자협회 우남 과학진흥상을 수상했다.

2012년 미국 ‘뉴스위크’의 ‘2012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50’에 선정됐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가 수여하는 ‘인촌
상’(공공봉사부문)을 수상했다.

2013년 하와이한인회 공로패를 받았다. 포브스(Forbes) 선정 아시아 기부 영웅 48인에 올랐다.

2015년 키르기스스탄 아틀리치니크 즈드리바 아흐라네니야 보건의료훈장을 수훈했다.

2016년 한국여자의사회 공로상, 특별기여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사회공헌 명예의전당 선정 노블레스 오블리주 명예의전당에 올랐다. 여성 권익과 지위 향상을 위해 헌신해온 공로로 YWCA 선정 제14회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을 받았다.

2017년 대한민국을 빛낸 호남인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인천인 대상을 받았다.

2019년 제16회 서재필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20년 국제라이온스 인도주의상을 받았다. 한국경영학회 대한민국 기업가 명예의 전당에 비영리공익법인 설립자 최초로 헌액됐다.

◆ 기타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2016년 2월29일 제5차 경인지역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가천대>

가천대 총장의 보수는 2021년 기준 2억4000만원이다.

이길여의 재산은 아직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다. 재산은 모두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대학명과 재단명에 들어간 ‘가천’은 이길여의 호다. ‘嘉(가)’는 ‘길(吉)이 스무 번(十十)이나 더(加)해진다’는 의미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전신인 정신문화연구원장을 지낸 류승국 박사가 지어준 것이다.

새참광주리에 밥은 없고 놋수저만 가득한 꿈이 태몽이었다.

어릴 적부터 아픈 동물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어려선 장티푸스로 막역한 친구를 잃고 35세 젊은 나이의 부친을 급성폐렴으로 먼저 보내야 했던 이길여는 자연스럽게 의사의 길로 이끌렸다.

1951년 한국전쟁 중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 대학을 마치고 전북 군산으로 내려가 세계평화봉사단에서 의료봉사로 의사생활을 시작했다.

이길여는 졸업식 때마다 새내기 의사가 된 제자들 목에 청진기를 걸어준다. 환자를 배려해 체온으로 데운 청진기를 걸어주며 의사로 환자를 대할 땐 늘 ‘환자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저서로는 연설문집 ‘꿈은 멈추지 않는다’(2002), 연재글 모음집 ‘바람을 부르는 바람개비’(2006), 보건의료인 입문서 ‘의학과 의료’(2008), ‘간절히 꿈꾸고 뜨겁게 도전해라’(2008), ‘아름다운 바람개비’(2012), 회고록 ‘길을 묻다’(2013) 등이 있다.

‘간절히 꿈꾸고 뜨겁게 도전해라’는 일본어판 ‘꿈과 도전’(2010), 영문판 ‘나의 꿈, 나의 도전’(2012), 중국어판 ‘뜻이 있는 자는 반드시 이루어낸다’(2012)로도 출간됐고 ‘아름다운 바람개비’는 같은 제목으로 영문판(2012), 중국판(2013), 아랍어판(2022)이 발간됐다.

어록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2016년 3월2일 2016학년도 신입생 환영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가천대>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진정한 바람개비 정신을 발휘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경계를 늦출 수 없는, 경기 침체와 태품의 예보 속에서 큰 파도를 능동적으로 타고 넘으며 역경을 극복하자. 2023년의 경기 침체와 태풍이 가천길재단의 또다른 경쟁력을 만천하에 과시한, 대약진의 계기였다고 역사가 기록하게 하자.” (2023/01/01, 2023년 신년사 중에서)

“길병원의 역사는 사랑과 혁신의 65년으로, 청진기를 가슴에 품고 의료법인화를 단행하며 의과대학을 신설하는 등 단 한 순간도 안이하게 머문 적이 없음을 자부한다. 끝없는 열정으로 병원 발전에 헌신해 온 우리 임직원 여러분의 노력에 감사하며 광속으로 변하는 세상에서 '일일신 우일신(日日新 又日新)' 정신으로 앞으로의 역사를 꽃피우기를 기대한다.” (2023/03/23, 가천대 길병원 개원 65주년 기념식사 가운데)

“10년 동안 우리 사회와 교육 환경이 빠르게 변했다. 가천대는 2020년 국내 처음으로 학부과정에 입학정원 150명의 AI학과를 만들었다. 지난해에도 △차세대반도체과 △스마트팩토리과 △스마트보안과 △스마트시티융합학과를 신설하는 등 미래산업 중심으로 학제를 재편했다. 올해는 50명 입학정원의 배터리공학과를 만들었다. AI공학관을 짓고 카페형 휴게공간 등을 만들어 교육 환경도 혁신했다. 가천대를 바라보는 수험생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지난해 수시 입시에서 지원자 수 기준으로 전국 대학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입학성적도 해마다 올라가고 있다. 재학생도 2만2000여 명으로 최근 10년 동안 10% 이상 늘었다.” (2022/05/02,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통합 가천대 10주년의 성과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경원대와 경원전문대 간 통합은 전문대 정원을 60%가량 줄이는 과정에서 학내 반발이 컸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해 추진했다. 비전을 가지고 학내 구성원을 설득하며 반발을 물리친 지난한 과정은 이후 우리 대학이 학과 간 정원을 조정해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전공을 키울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다. (중략) 우리 대학처럼 강한 리더십과 비전을 발휘한 대학도 힘들었는데 선출직 대학총장이 있는 다른 대학은 인위적인 인력 조정까지 수반되면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처음에는 교직원 인원 조정은 절대 없다고 설득하면서 정년을 보장하고 그 후 정년퇴직과 같은 자연스러운 인원감소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2022/02/24, 매일경제와의 인터뷰 가운데 통합 10년을 맞는 가천대의 통합과정을 설명하며)

“세상이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매일 수많은 아이디어와 이를 구현하는 신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국가와 사회,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고, 나아가 선도하기 위해서는 신지식으로 무장한 교수들이 많아야 한다.” (2021/12/08,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수를 100명이나 뽑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명예의 전당에 오른 분들은 한강의 기적을 통해 한국을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이끈 기라성 같은 경제인이다. 전례를 깨고 비영리 경영인을 파격적으로 선정해줘 감사하다. 경영의 본질은 영리·비영리 모두 혁신을 기반으로 한다. 앞으로도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먼 미래를 내다보며 경영 항로를 새롭게 설정하고 공익을 위해 헌신하겠다. (중략) 의료인으로, 교육자로 평생을 살며 환자의 상태를 몸으로 느껴왔다. 신뢰와 사랑과 열정과 정성, 이 모든 것이 환자에게 전달될 때 환자의 쾌유는 빨라진다. 길병원 의료진, 가천대 의대·간호대 졸업생들에게 ‘가슴으로 치료해라. 1분만이라도 환자의 아픔을 같이 느끼라’고 한다.” (2020/08/18, 한국경영학회 ‘대한민국 기업가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소감을 밝히며)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가운데)이 2016년 5월26일 자택으로 학생대표들을 초청해 진행한 ‘총장님과 함께하는 열린 대토론회’에서 토론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가천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나라 없는 설움을 겪고, 가난한 사람들이 제대로 된 치료 한번 못 받고 죽어가는 것을 보며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조국에 빚이 있다고 생각하며 평생 소외된 환자를 돌보고 좋은 인재를 키우며 기초의학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듯이 앞으로도 나눔과 봉사에 헌신하겠다.” (2020/06/29, 라이온스 인도주의상 수상자로 선정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의료진은 우리 사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전하고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에 참여했다. 가천대와 길병원 구성원 모두가 코로나19 극복에 적극 동참하겠다.” (2020/05/29, ‘코로나19 극복 희망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하며)

“국내 대학에서 학부 과정의 AI학과를 만드는 건 가천대가 처음이다. 다들 AI가 중요하다, 4차산업이 중요하다 이야기하지만 이걸 학과 차원에서 가르치는 건 우리가 처음이다. 앞으로 모든 학문과 산업에서 AI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분야를 선점하겠다.” (2019/10/10,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I학과 신설배경을 묻는 질문에)

“지금 우리는 기계와 인간이 경쟁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학 교육도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기계로 대체 불가능한 인간 고유 역량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간 고유 역량이란 협업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창의력, 의사결정 능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현재의 전통적인 교육방법에서 탈피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배우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9/08/29,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묻는 질문에)

“대학 총장들이 종종 ‘리더십의 비결이 뭐냐’고 묻는데 항상 이렇게 말한다. ‘제자들의 장래만 봐라. 자식처럼 제자도 눈에 넣어 아
프지 않아야 한다’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들이 잘살아갈 수 있을지, 그 아이들을 위한 일은 무엇인지만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2019/07/24, 조선일보 [대학총장, 미래를 말한다] 중에서)

“오늘의 가천대와 길병원의 압도적인 성취와 비약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자만하고 만족한다면 미래는 없다. 일단 목표를 정하면 장애와 난관에 굴하지 않고 성취해내는 정신으로 선구적 대학, 선도 병원이 돼야 한다. (중략) 멀리 내다보고, 확고한 비전을 품고, 그 꿈을 향해 우리 모두가 줄기차게 질주해온 덕분에 재단은 '멀리 내다보고, 끊임없이 혁신하는 정신'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2019/01/07, 가천길재단 신년하례회 인사말 가운데)

“중증장애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으로 자립이었다. 이들의 바람을 지원해주기 위해 교육·의료 지원 프로그램, 양질의 일자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힘쓰겠다.” (2018/11/12, 경기성남시장 표창패 수상소감을 밝히며)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생활패턴이나 사고방식이 달라 유학생활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나도 미국과 일본 유학시절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다른 것을 인정하고 호기심으로 바라본다면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익히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라며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라. 몽상진성(夢想眞成)이라는 말처럼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열정을 갖고 뜨겁게 도전하라.” (2018/10/15, 가천대 대학원 석박사과정 중국유학생 45명을 자택으로 만찬에 초대한 자리에서)

“오늘 이 자리의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지난 4년간 그랬듯이, 아니 그 이상으로, 뜻을 높이 세우고 전진하기 바란다.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라’는 말처럼, ‘높이 날아가는 새가 멀리본다’는 격언처럼, 가천인은 언제나 세계와 미래를 시야에 넣고 살아가주기 바란다.“ (2018/02/22, 2017학년도 학위수여식 축사 가운데)
[Who Is ?]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겸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가운데)이 2016년 4월5일 한의대 앞 무궁화동산에서 열린 식목행사에서 학생들과 함께 무궁화 35주를 심고 있다. <가천대>

“대학을 둘러싼 교육환경이 출산감소, 인구절벽 등으로 인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대학이 위기라는 말은 사치스러운 비관론이 아니다. 위기와 시련을 극복하고 도약해온 우리 대학의 역사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 글로벌 명문으로 날아오르자.” (2017/05/08, 개교기념식에서)

“연구력이 뛰어난 교수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도를 신설했다. 교수들의 연구역량 촉진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다.” (2017/05/03, 연구우수제도의 운영을 시작하며)

“지난해 인턴십에 참가한 학생들은 실리콘밸리에서 배운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창업, 해외MBA 진학, 현지취업에 나서고 있다. 이번 파견생들도 많은 경험과 도전정신을 배워오길 바란다.” (2017/01/10, 실리콘밸리 인턴십 프로그램에 재학생 9명을 파견하며)

“현대의학은 하루 사이에 새로운 의료기술이 개발될 정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좋은 의료기술이 있다면 빨리 받아들여야 경쟁력도 생긴다. 왓슨은 1200만 쪽 이상의 전문자료와 290종의 의학저널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적합한 해결책을 빠르게 도출해낸다.” (2016/12/21, 왓슨 도입 후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을 의료에 접목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흐름을 빨리 읽고 선봉에 선다면 처음 길을 가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노하우를 습득하게 된다.” (2016/11/24, YWCA 선정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 수상 후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내 모토는 박애 봉사 애국이다. 나누고 베풀면 행복하다. 그건 나를 위한 것이다. 6·25전쟁 때 나보다 몇 배나 훌륭한 학우들이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난 그들 몫까지 나라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부채의식이 있다. (중략) 난 많은 돈이 필요 없다. 자식이나 남편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병원은 이길여의 것이 아니라 환자들의 것이다. 유서를 통해 모든 것을 재단에 귀속시킬 것이다. 내 꿈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직 한참 멀었다.” (2014/07/05,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우리 대학은 통합 이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교육전문가들도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학으로 꼽고 있으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학교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외 유명 대학이나 기관과의 교류도 크게 늘었다.” (2012/08/06, 내일신문과 인터뷰 중에서)

“젊은이들에게 점을 찍고 가라, 아무렇게나 살지 마라, 성공하려면 4시간 이상 잠자지 마라, 그렇게 말하고 싶다. 시대가 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그건 여전히 유효하다. 열정을 갖고 도전하는 인생은 언제나 멋지다는 것 말이다.” (2011/05/30, 경향신문과 인터뷰 가운데)

“경인일보가 경인지역 문화창달에 기여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큰 몫을 담당할 것을 기대한다.” (1999/11/02, 경인일보 회장 취임식에서)

“다시 태어나도 여자로, 의사로 태어나고, 결혼하지 않겠다.” (‘간절히 꿈꾸고 뜨겁게 도전해라’ 자서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