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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중국 반도체 산업 '전기차 성공 전략' 재현 가능성, EUV 대체할 신기술 확보가 관건
중국 반도체 산업 '전기차 성공 전략' 재현 가능성, EUV 대체할 신기술 확보가 관건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다른 기술 방식을 채택하며 전기차 산업의 성공 전략을 재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는 전기차보다 기술 장벽이 높아 중국이 한국과 미국 등 상위 국가를 추월하기 쉽지 않지만 산업 전반의 경쟁 판도를 바꿔낼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1일(현지시각) 스위스 비영리기관 세계경제포럼은 “중국이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기술에서 약점을 극복하려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는 토니 판 바로잉애로우즈 창업자의 기고문을 전했다. 세계경제포럼은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경제포럼 ‘다보스포럼’을 주최하는 기관이다. 바로잉애로우즈는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조사기관이다. 토니 판 창업자는 중국이 미국 정부의 기술 규제로 극자외선(EUV) 반도체 장비를 수입하기 어려워지자 3차원 반도체와 광통신 분야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노광장비는 반도체에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는 데 쓰인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모두 활용된다. 중국은 미국과 네덜란드의 수출 통제로 EUV 장비를 수입할 수 없게 되자 잠재적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하려 시도하고 있다. 토니 판 창업자는 중국이 이미 전기차 분야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성과를 냈다고 전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내연기관 기술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판단해 전기차에 정부 지원을 집중한 정책이 큰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 2025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가운데 약 60%를 중국 기업들이 차지했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통계가 근거로 제시됐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전략을 추진한다. 미세공정으로 성능을 높이는 대신 반도체를 3차원으로 쌓거나 광통신 기술을 발전시켜 비슷한 효과를 추구하는 방식이다. 화웨이가 2026년 들어 공개한 ‘타우 스케일링’ 과 ‘로직폴딩’ 기술이 예시로 꼽혔다. 이들은 모두 EUV와 다른 방식으로 반도체의 성능 및 전력 효율을 개선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UV가 반도체 회로를 미세하게 만들어 성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과 달리 타우 스케일링은 회로 사이에 신호가 전달되는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또 로직폴딩을 회로를 3차원으로 쌓아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9월 판매를 시작한 화웨이의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메이트 XT2’에 로직폴딩 방식으로 제조된 첫 반도체가 탑재되며 상용화 사례도 확보했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YMTC가 낸드플래시에 3차원 적층 구조인 ‘엑스태킹’을 적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을 추격하고 있는 점도 예시로 제시됐다.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광통신도 중국이 집중하는 분야다. 이는 기존의 전기적 방식과 비교해 인공지능 시스템의 전력효율 등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토니 판 창업자는 화웨이가 광통신 분야에서도 브로드컴을 비롯한 해외 경쟁사에 앞서나가고 있다며 중국의 기술 발전 성과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전했다. 중국이 미국의 기술 규제로 EUV 장비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데 따라 이러한 신기술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더 나아가 중국에서 개발된 기술이 전 세계로 확산되며 업계에 표준처럼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기술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토니 판 창업자는 화웨이의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량과 연산 능력이 최상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비교하면 크게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가 현재 목표대로 신기술 발전 및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꾸준히 앞서나가고 있는 상위 경쟁사들과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한계점도 제시됐다. 따라서 토니 판 창업자는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전기차보다 훨씬 높은 기술적 장벽을 넘어야만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국 기술 규제를 계기로 전 세계의 반도체 기술 개발 흐름이 두 갈래로 나뉘면서 업계 전반에 큰 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중국 기업들이 개발하는 3차원 반도체와 광통신 기술이 EUV와 함께 활용될 수도 있어 결과적으로 기술 발전을 더 가속화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토니 판 창업자는 “중국은 기존의 기술을 추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아 경쟁의 기준 자체를 바꾸려 하고 있다”며 “미국과 맞대결에서 승리해야만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

기후에너지

남극 빙하 붕괴에 지구 '운명의 날' 걸렸다, 이상기후 영향에 학계 이목 집중
남극 빙하 붕괴에 지구 '운명의 날' 걸렸다, 이상기후 영향에 학계 이목 집중
남극의 기온과 주변 해역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고 해빙이 줄어드는 등 비우호적인 기후변화 징후가 포착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남극의 빙하는 붕괴될 경우 지구 전체 생태계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과 영국, 호주의 조사팀과 학계 전문가들은 '운명의 날 빙하'로 불리는 남극 빙하의 붕괴 상황을 점검하고 대비하기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 남극에서 이상기후 현상 뚜렷, 한겨울 기온 영상 15도 넘고 해빙 소멸 4일 영국 가디언과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남극의 기온 상승으로 해빙이 녹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9월30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미국 콜로라도대 국립 눈 및 얼음 데이터센터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2026년 남극 겨울 해빙 면적이 관측 역사상 세번째로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023~2026년 평균 남극 해빙 면적은 정밀 관측이 시작된 이래로 최소치를 보였다. 1991년부터 2020년까지 기록된 평균치와 비교하면 프랑스 국토만한 크기의 해빙이 사라진 셈이다. 학계에서는 이를 두고 남극 해양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호주 멜버른대의 남극해 전문가 아리안 푸리치는 가디언에 "지난 4년 동안 겨울철 남극 해빙 면적은 기록상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며 "이는 더 이상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지구온난화로 해빙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남극 주변 해양뿐 아니라 지상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2026년 6월 남극 최북단 트리니티 반도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국적의 에스페란사 기지에서는 최고 기온이 15.4도로 기록됐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극 특성상 6월 트리니티 반도 일대 기온은 통상적으로 영하권을 유지하는데 기온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에스페란사 기지뿐 아니라 남극 반도에 위치한 다른 기지들에서도 비슷한 기온이 관측됐고 눈이 아닌 비가 내리는 사례도 보고됐다. ◆ 한국 포함 세계 조사팀 남극 탐사 확대, 빙하 붕괴 정밀조사 전 세계 각국 조사팀과 학계 전문가들은 남극의 기후변화 현상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9월26일(현지시각) 가디언은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무인 남극탐사선 '세일드론'이 남극해 정밀 탐사를 위해 출항했다고 보도했다. 세일드론은 약 2만2천 km에 이르는 해역을 항해해 남극 대기, 해양, 수온, 염분, 용존산소 등 주요 요소를 측정한다. CSIRO는 이번 탐사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정례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세일드론 4대를 순환 배치해 지속적으로 남극의 변화를 감시하기로 했다. 앞서 1월에는 영국 남극조사국(BAS)과 한국 극지연구소(KOPRI)가 합작해 기존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스웨이츠 빙하'까지 탐사대를 파견했다. 스웨이츠 빙하는 남극 서남부에 위치한 거대 빙하로 두께만 최대 2천 미터에 이른다. 기존에 다른 탐사대가 스웨이츠 빙하를 탐사하지 않았던 이유는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웨이츠 빙하가 위치한 지역은 빙하가 끊임없이 갈라지고 분리되고 있어 안전구역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탐사대원이 틈새에 빠져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위험에도 영국과 한국 탐사팀이 스웨이츠 빙하를 방문한 것은 해당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심상치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스웨이츠 빙하는 운명의 날 빙하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스웨이츠 빙하가 모두 녹으면 전 세계 해수면이 평균 65c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또한 남극 내륙의 다른 빙하가 녹아서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방지하는 마개 역할도 한다. ◆ 학계에서도 경고 목소리 이어져, 남극 빙하 붕괴에 경종 학계에서는 스웨이츠 빙하가 녹고 내륙 빙하까지 바다로 쏟아지게 된다면 전 세계 해수면이 최대 3미터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남극조사국과 해수부 발표 자료를 종합하면 영국과 한국팀의 공동 실측 결과 스웨이츠 빙하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관측 이전에 공동 탐사대는 스웨이츠 빙하 아래 남극해의 수온을 영하 2~3도로 추정했다. 해수의 어는점인 영하 1.9도보다 낮은 수온을 유지해야 스웨이츠 빙하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천 미터가량의 얼음을 뚫고 온도를 확인한 결과 스웨이츠 빙하 아래 수온은 영상 1도로 파악됐다. 빙하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수온보다 높다. 호주에서 남극 탐사선을 지속적으로 파견하기로 한 점도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9월2일(현지시각) 남극조사국은 성명을 내고 남극 해안 일대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탐지할 수 있는 정밀 관측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남극 연구를 이어가는 각국의 역량만으로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전 세계 국가들의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피에르 디트리외 남극조사국 박사는 "남극 연안의 해저와 빙하 지형의 관측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그래야만 남극 빙하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견고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극조사국과 미국 물리학회 등의 학설을 종합하면 남극해의 변화는 해수면 상승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남극 주변의 차갑고 밀도가 높은 물은 지구 전체의 해류 순환 체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적도 일대에서 뜨거워진 해수가 남극까지 내려가 식은 뒤에 다시 올라오는 과정에서 해류 순환이 발생하는데 남극 수온이 오르면 해수를 식힐 수단이 없어지게 된다. 이는 해양 생태계 악화는 물론 지구 온난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소속 남극 해빙 전문가 윌리엄 홉스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다음 여름에도 기온이 크게 높아진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구의 기후 체계는 우리가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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