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확정할 현대모비스의 임시주주총회가 5월29일 열린다.

미국의 행동주의 투자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앞으로 어떤 ‘행동’에 나설지 시선이 몰린다.
 
현대차에게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얼마나 위협적일까

▲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30일 재계에 따르면 엘리엇매니지먼트는 5월29일 현대모비스의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주식 1조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현대모비스의 장기 사업전략을 놓고 의견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현대모비스가 그룹 개편안의 핵심 계열사인데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주주 환원정책 확대 등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은 점도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개편안을 발표한 뒤부터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가 27일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고 밝힌 뒤 엘리엇매니지먼트 대변인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긍정적 발전이기는 하지만 주주들이 경영진에 기대하는 바에는 크게 미치지 못 한다”고 평가절하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6일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현대차그룹 지주회사 전환 요구는 현행법 위반”이라고 한 말을 놓고도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그래서 23일 보도자료에서 2년의 유예기간에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명확하게 밝혔다”고 맞받아쳤다. 

현대차그룹은 개편안 발표 이후 엘리엇매니지먼트를 포함해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성의를 갖고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 임원들은 이달 중순 유럽에서 엘리엇매니지먼트 경영진과 만나 배당 확대 등 주주 가치 높이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엘리엇매니지먼트는 23일 현대차그룹에 공식적으로 서한을 보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 및 지주회사 설립 등을 요구했다. 

현대모비스의 일부 사업과 현대글로비스를 분할합병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과 한참 동떨어진 내용이었다.

게다가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이사회 문제점 등을 지적하며 현대차그룹에 글로벌 수준에 걸맞게 기업경영 구조를 개선하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계획대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데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그렇게  위협적 존재는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주식 1조 원어치를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계열사별 지분율은 높지 않은 점, 단순히 주가 부양을 위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물론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들의 지지를 모아 지배구조 개편안 부결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그럴 확률은 낮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속내는 현대모비스 주총이 다가올 수록 조금씩 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