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7나노 반도체' 상용화 비결 있었다, 중국 R&D 지출 유럽 제치고 2위

▲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연구개발 지출을 크게 늘리며 기술 발전에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화웨이 고사양 프로세서 참고용 이미지. <화웨이>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기업들이 사용한 연구개발(R&D) 비용 총합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국가들의 지출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화웨이가 선두를 기록한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에 주력하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전기차 및 배터리 전문기업 BYD 등이 뒤를 이었다.

5일 닛케이아시아가 입수한 유럽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상위 2500개 기업이 사용한 연구개발 비용은 모두 1조2500억 유로(약 1795조 원)로 집계됐다.

미국 기업들은 이 가운데 약 42.1%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기업들이 사용한 연구개발 비용은 전체의 17.8%로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17.5%를 기록한 유럽 국가 소속 기업들의 총합을 넘어선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2012년만 해도 중국 기업들의 연구개발 지출 비중은 4.3%에 그쳤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이 가운데 209억 유로(약 30조 원)를 연구개발 비용으로 들이며 중국 기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전 세계 기업을 기준으로 해도 5위에 해당한다.

닛케이아시아는 화웨이가 연간 매출의 10~20%를 통신기술과 인공지능, 반도체 등 연구개발에 활용하는 기조를 꾸준히 이어가며 지출 규모를 늘려 왔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지난해 8월 미국 정부의 반도체 규제를 극복하고 7나노 미세공정 기반 프로세서 상용화에 성공한 것도 꾸준한 연구개발 덕분이라는 닛케이아시아의 해석이 이어졌다.

중국 대형 IT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자국 내 연구개발 지출 2위와 3위를 각각 기록했다. 인공지능 관련한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 전기차 및 배터리 전문기업 BYD, 중국 국영 자동차회사 SAIC 등이 이름을 올렸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정부가 2050년까지 기술 강국을 구축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두고 자국 기업들의 연구개발을 꾸준히 지원해 온 점도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와 전기차를 비롯한 주요 업종 기업을 전략적 지원 대상으로 지정하고 관련 기업들의 기술 개발 및 시설 투자에 막대한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