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환원 레벨업, 조영철 실적성장으로 기업가치 높인다

▲ HD현대인프라코어가 56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골자로 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5일부터 가동했다.<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및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이 대대적 주주환원 정책을 실적 성장을 이어가 주주환원을 통한 기업가치 높이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실적발표와 동시에 대대적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일각에서 매출 정체와 이익률 하락에 우려가 나오고 있어 조 사장이 이를 극복하고 실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HD현대인프라코어에 따르면 이날부터 8월5일까지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6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환원 레벨업, 조영철 실적성장으로 기업가치 높인다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및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 기간에 매입한 자기주식을 8월6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자기주식 매입·소각은 자본구조 최적화, 경영진의 주식 저평가 신호, 발행 주식수 감소 등의 효과로 주당가치 상승이 일어난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총 발행주식 수는 1억9953만8618주로 소각할 주식 수 724만4501주를 계산하면 주당순이익(EPS)는 3.8% 오르게 된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110원으로 전년 240원보다 줄었지만 자사주 매입·소각을 고려하면 오히려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자사주 매입·소각 효과를 고려한 주당 배당금은 사실상 391원이다”며 “직전 거래일 종가인 8400원과 비교한 배당수익률은 4.6%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2022년부터 준비한 주주환원정책 수준이 한 차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앞서 2022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감액 승인의 건을 처리했다. 자본준비금 5984억 원 가운데 주식발행초과금 3천억 원을 감액하고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재원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HD현대그룹은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정도를 배당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HD현대인프라코어의 자사주 매입 560억 원과 보통주 배당 220억 원을 더하면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3년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이익의 30%를 주주환원으로 사용한다"며 "780억 원 재원 가운데 220억 원의 배당, 560억 원의 자사주 취득 후 소각하는 형태로 배당정책은 유지되고 중장기 이익 증가로 주주환원 재원이 늘어날 것이다"고 바라봤다.

다만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으로 시장에서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적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당장 HD현대인프라코어가 2023년 4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데다 올해 글로벌 건설기계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6596억 원, 영업이익 4183억 원, 순이익 2307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2.0% 줄고 영업이익은 25.8%, 순이익은 0.5% 늘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이 부진했으나 자원국 중심 견조한 신흥시장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판매가격 인상과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두 자릿수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2023년 4분기만 따로 놓고 보면 HD현대인프라코어는 매출 9820억 원, 영업이익 140억 원, 순적자 44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22년 4분기보다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84.4% 감소하고 손손익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브랜드 교체비용과, 연구개발비 증가 등 각종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각종 비용을 한꺼번에 반영한 만큼 올해 비용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글로벌 건설기계 업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4년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이 판매대수 기준으로 2023년 55만1천대 가량에서 51만7천 대 수준으로 전년보다 6.6% 감소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미국과 일부 자원국을 제외하면 대다수 지역의 건설기계 판매량이 부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조 사장은 어려운 업황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해 경영실적 목표로 매출 5조 원, 영업이익 4450억 원을 제시했다. 2023년 실적보다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6.5% 증가한 것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환원 레벨업, 조영철 실적성장으로 기업가치 높인다

▲ HD현대인프라코어가 2023년 3월 출시한 신규 브랜드 디벨론. < HD현대인프라코어 >


더욱이 꾸준히 성장해 2028년에 매출 8조1천억 원, 영업이익 1조13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정했다.

조 사장은 중국과 한국 등 건설기계 시장이 부진한 곳에서 교차판매와 판매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고 미국과 자원국 중심으로는 판매채널을 강화해 실적성장을 도모하려 한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지게차를 비롯한 건설기계부문에서 완전 무인화 기기를 개발하고 HD현대건설기계와 함꼐 무인화, 자동화 건설기계 통합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HD현대인프라코어는 주주환원정책 강화는 HD현대그룹의 투자 회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그룹은 HD현대사이트솔루션(옛 현대제뉴인)을 통해 HD현대인프라코어 지분 32.98%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HD현대그룹은 2021년 8월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로부터 HD현대인프라코어 지분 29.94%를 8500억 원에 인수했다.

다만 주식매매에 따른 정산대금 등 677억 원과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자회사(DICC) 지분 인수 관련 비용 915억 원을 두산에너빌리티가 부담해 실제 지불한 금액은 6908억 원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3년 3월 HD현대두산인프라코어에서 HD현대인프라코어로 사명을 바꾸는 정관을 의결했다. 간판에서 두산을 떼낸 지 1년이 다 돼간다.

조영철 사장은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 금성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현대오일뱅크로 자리를 옮겨 재무부문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낸 그룹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2021년 1월 HD현대사이트솔루션 출범과 함께 초대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고 같은해 10월 HD현대그룹이 HD현대인프라코어를 인수 뒤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신제품 개발과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딜려 역량과 영업처 넓히기 등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매출 증가를 도모하겠다”며 “매출 증가와 판매가격 인상 등을 통해 영업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