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만년 저평가주로 꼽혀왔던 자동차주 주가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호실적에 더해 주가 저평가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기아는 역대 최대 실적에 이어 강력한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면서 자동차 대장주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주 호실적과 주주환원에 시동 걸려, 기아 '형보다 나은 아우' 주목

▲ 30일 기아 주가는 장 초반 2021년 2월 기록한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30일 기아 주가는 전날보다 1.50%(1500원) 하락한 9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10만3600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와 함께 2021년 2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10만2천 원) 기록을 3년 만에 새로 썼다.

25일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으로 각각 15조1269억 원과 11조6079억 원을 냈다. 2022년보다 각각 54%와 60.5%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지난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자동차주는 호실적에도 저평가를 받아왔다.

실적 피크아웃(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면서 실적 호조가 주가 상승탄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에는 안팎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들이 함께 발표되면서 나오면서 주가 저평가에서 벗어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

특히 기아가 대규모 주주환원을 예고하면서 현대차보다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실적발표 이후로 이날까지 기아(11.49%)가 현대차(2.7%)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현대차가 40조1910억 원, 기아가 39조4003억 원으로 차이가 불과 1조 원도 나지 않는다.

기아의 브랜드 슬로건은 '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Movement that Inspires)'인데 시장에서는 최근 기아 주가가 슬로건과 같은 '영감을 주는 움직임'을 통해 형님회사인 현대차를 제치고 자동차 대장주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아와 현대차 주가 움직임이 주주환원 정책에서 갈렸다고 보고 있다.

기아는 25일 보통주 1주당 5600원, 시가배당률 6.4%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또한 5천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3분기까지 경영목표를 달성할 경우 100%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와 현대차 전날 주가흐름의 차이를 만든 가장 큰 요인은 보수적 실적 전망보다는 자사주 매입 차이로 판단된다"며 "공격적 실적 전망, 자사주 매입으로 적극적 주가 부양의지를 나타낸 기아와 상반된 모습으로 비춰진 것이다"고 분석했다. 
 
자동차주 호실적과 주주환원에 시동 걸려, 기아 '형보다 나은 아우' 주목

▲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2월부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정부가 기업가치 확대를 위해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을 대상으로 주가부양책을 예고한 점도 자동차업종을 향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국내기업 주가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를 2월부터 도입한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에 대해 기업이 스스로 분석하고 대응전략을 공시를 통해 밝힌다는 내용이다. 

특히 기업 PBR 1배 달성 여부에 시선이 몰리고 있는데 자동차주는 지난 5년 동안 PBR 1배를 웃돈 적이 없는 종목인 만큼 저평가 해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 주도주이자 기업이 배당을 결정하면 투자자가 이를 확인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고 있는 자동차와 금융주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저PBR주 접근에서 이익 흐름이 양호한 자동차, 은행 등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