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2023년도 실적발표에서 내놓을 주주환원 정책에 주주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상생금융 비용을 반영한 지난해 4분기 실적부터 금융당국의 배당 압박까지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도 증권업계는 4대 금융지주가 주주환원 정책 확대 흐름을 이번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4대금융지주 ‘배당 확대’ 나설까, 실적 후퇴와 당국 압박에도 주주 기대 높아

▲ 4대 금융지주의 배당금 규모에 주주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31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2023년도 실적을 발표한다.

신한금융은 2월8일을 실적발표일로 공시했고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월 둘째 주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4대 금융지주는 연간 실적과 함께 배당금,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등을 포함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장은 특히 배당금 규모를 주목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상생금융 비용 반영에 따라 2023년 4분기 순이익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배당금 지급 여력이 예상보다 감소할 수 있다.

배당을 콕 짚은 금융당국의 경고도 금융지주들이 배당금을 결정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임원회의에서 “단기 성과에 치중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을 제외하면 배당 축소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 순이익 감소로 배당이 축소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2023년 순이익이 전년대비 크게 줄어드는 우리금융을 제외하고는 주당배당금(DPS) 감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대부분 은행은 배당정책 일관성 등을 위해 순이익이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경우에는 전년대비 주당배당금을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경고도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한 뒤 배당금을 지급하면 된다고 해석될 수 있어 4대 금융지주가 배당을 반드시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2023년 배당금(분기배당 포함)은 각각 3150원, 2100원, 3350원, 1020원으로 전망된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예상 배당금으로 KB금융 3030원, 신한금융 2100원, 하나금융 3300원, 우리금융 1천 원을 제시했다.

2022년에는 KB금융은 2950원, 신한금융은 2065원, 하나금융은 2550원, 우리금융은 1130원을 주당배당금으로 지급했다.
 
4대금융지주 ‘배당 확대’ 나설까, 실적 후퇴와 당국 압박에도 주주 기대 높아

▲ 우리금융을 제외한 KB·신한·하나금융은 2023년 결산 배당금을 전년보다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4대 금융지주 모두 배당선진화 제도를 도입했다는 점 역시 배당 확대 전망을 뒷받침한다.

4대 금융지주는 2023년 결산배당부터 이사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한 뒤 배당기준일을 맞이한다. 

이에 따라 배당금이 주주들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않으면 주주 이탈에 따른 주가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배당 확대가 기대되는 KB·신한·하나금융은 자사주매입·소각 계획을 내놓아 주주환원율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외 주주환원 여력이 있는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은 2월경 자사주 매입·소각 공시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가운데 KB금융은 자사주 3천억 원을 매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는 각각 1천억~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2022년 실적발표에서 각각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