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스트리밍(실시간 개인방송) 기업 트위치가 한국 사업 철수를 선언하면서 국내 스트리밍 산업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트위치 시청자층 흡수 경쟁에서 기존의 강자인 아프리카TV와 새로 도전장을 내민 포털 1위업체 네이버와의 한판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어느 쪽이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지 증권업계 의견이 엇갈린다.
 
트위치 철수에 아프리카TV와 네이버 경쟁 치열해져, 증권가 전망은 '팽팽'

▲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국내 스트리밍 산업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사진은 트위치 로고. < Sports Business Journal >


10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트위치가 적자 누적에 따라 2024년 2월27일부로 국내 사업을 종료하면서 트위치 시청자층을 흡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데이터 통계 업체 모바일인덱스를 보면 11월 기준 국내 스트리밍 시장에서 트위치는 사용자수 기준 점유율 52.05%로 1위를 차지했다. 아프리카TV가 점유율 45.25%로 그 뒤를 바짝 뒤쫓았다. 

증권업계에서는 트위치가 한국 시장의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던 만큼 국내 주요 업체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지만 트위치를 바짝 뒤쫓던 아프리카TV가 트위치의 빈 자리를 자연스레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프리카TV가 그동안 트위치에 맞서 국내 시장에서 다져놓은 인지도와 점유율을 고려할 때 트위치 시청자층이 아프리카TV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증시에서도 아프리카TV의 주가가 트위치 철수 소식에 6일 상한가까지 오르기도 했다. 

아프리카TV는 기존 플랫폼 개선을 통해 트위치 시청자층을 흡수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찬용 아프리카TV CEO(최고경영자)는 6일 애널리스트데이에서 “플랫폼 개선을 통한 스트리머(개인 방송인) 및 시청자 유입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아프리카TV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0% 상향조정한 11만 원으로 제시했다.

오 연구원은 “트위치 국내 사업 종료로 아프리카TV를 비롯한 경쟁 플랫폼으로 스트리머가 유입될 것이다”며 “거대 포털 네이버의 시장 진출에도 불구하고 트위치 서비스 종료로 아프리카TV의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새롭게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예고한 네이버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 아프리카TV를 위협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네이버는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오는 19일부터 시범 운영한 뒤 2024년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트위치 철수에 아프리카TV와 네이버 경쟁 치열해져, 증권가 전망은 '팽팽'

▲ 네이버 분당 본사 사옥의 모습. 


네이버는 국내 1위 인터넷 플랫폼으로서 구축해 놓은 탄탄한 기반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대다수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이 네이버 카페, 블로그 등 커뮤니티에 친숙하다는 점에서 자연스런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트위치의 스트리머들이 네이버 카페 등을 주요 창구로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치지직은 네이버페이 및 기존 네이버 멤버십과 연계돼 확장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플랫폼 개선을 주요 전략으로 세운 아프리카TV와 달리 치지직은 기존 트위치 스트리머들의 적극적인 영입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충성도가 높은 스트리밍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네이버가 인기 스트리머들의 영입에 성공하면 시청자를 빠르게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다수의 유력 트위치 스트리머들이 개인 방송에서 치지직으로의 이적 의사를 내비쳤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스트리머들이 현재 치지직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어 네이버가 트위치가 차지했던 공간을 집어삼킬 수 있을 것”이라며 “플랫폼 확장성과 자본력의 차이가 네이버의 경쟁력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