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석우 두나무 대표이사가 올해 3분기 큰 폭의 실적 위축에도 재연임으로 안정적 경영 바탕을 마련했다. 

30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2024년 가상화폐 긍정적인 시장모멘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성급한 변화를 주기보다 안정성을 선택한 것으로 전망된다. 
 
두나무 실적 위축에도 변화보다 안정, 이석우 '가상화폐 봄' 효과적 대응 준비

이석우 두나무 대표이사가 연임하면서 가상화폐 봄을 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두나무 이사회로부터 재연임을 받았다. 12월5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되면 3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이 대표는 2017년 취임한 뒤 2020년 재선임에 성공했었다. 10년 동안 두나무를 이끈 가상화폐업계 장수 대표이사가 된다. 

가상화폐업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올해 실적 부진으로 경질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기도 했지만 두나무 이사회의 선택은 달랐다. 

두나무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930억 원, 영업이익 1018억 원, 순이익 295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39.6%, 순이익 81.6% 급감했다.

두나무는 이번 실적 위축이 지속적 금리 인상과 투자 시장 부진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순이익 감소는 가상화폐 시세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크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두나무는 올해 상반기까진 나름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영업이 잘돼서는 아니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이 50%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순이익은 148% 증가했다. 

올해 초 2천만 원 초반을 기록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약 5천만 원까지 상승하는 등 평가이익이 크게 자리했기 때문이다. 

다만 3분기 들어 순이익마저 위축된 것을 고려하면 더 이상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막을 수 없는 규모의 위축이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나무 이사회는 이 대표의 재연임을 결정했다. 

2024년 다가올 가상화폐 투자 봄을 맞아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망된다. 
 
두나무 실적 위축에도 변화보다 안정, 이석우 '가상화폐 봄' 효과적 대응 준비

▲ 두나무는 이 대표의 재연임을 결정했다. 2024년 도래할 가상화폐 투자 봄을 대비하기 위해 변화보다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앞.


가상화폐업계에서는 2024년이 가상화폐 투자 활황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2024년 3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미국에 출시되고 4월에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위해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과 논의를 시작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블랙록은 약 9조4천억 달러(약 1경2136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는 거대 자산운용사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가 상품을 출시하는 만큼 신뢰성이 확보돼 전 세계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여겨진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최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되면 자금이 유입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1억2900만 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4월에는 4년을 주기로 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도래한다. 

비트코인은 현재 모두 4번의 반감기를 거쳐 왔다. 각각 2010년, 2012년, 2016년, 2020년에 시작됐는데 반감기가 끝날 무렵 비트코인 가격은 시작 시기와 비교해 각각 6만3720%, 9420%, 2930%, 680%가량 올랐다.

2024년 상반기에 도래할 2가지 이벤트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 가상화폐업계 전체 투자 활력이 커질 것으로 여겨진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 약 80%를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는 투자자들의 거래 수수료를 주요 매출로 삼고 있어 투자 활력이 커질수록 큰 실적을 낼 수 있다.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코빗 등이 한시적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세워 시장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비트코인 장기 투자자가 많은 데다 투자자들이 거래 플랫폼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여 업비트의 시장점유율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는 업비트가 확보한 80%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2024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