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형님 제친 기아, 쏙 빼닮은 '쏘렌토' '카니발'로 '국민차' 타이틀도?

▲ 신형 카니발(왼쪽)과 신형 쏘렌토가 국민차 타이틀도 차지하게 될까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판매 1위 브랜드 기아가 '국민차' 타이틀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아는 2021년부터 현재까지 연간 누적 기준 국내 최다 판매 브랜드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베스트셀링카 자리는 대부분 '형님' 현대자동차가 독식해왔다.

최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친 쏘렌토와 곧 출시를 앞둔 카니발 부분변경 모델이 현대차 그랜저의 국내 판매 왕좌를 빼앗아 올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국내 역대 완성차업계 통계를 종합하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0여 년 동안 현대차는 국내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독식해왔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는 2004년 현대차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싼타페를 제외하곤 현대차 중형 세단 쏘나타가 10개년의 국내 판매 왕좌에 올랐다. 

그 뒤 2013년까진 현대차 준중형 아반떼가 내리 3년 국내 판매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2015년엔 쏘나타가 베스트셀링카 자릴 되찾았지만 2016년에 또 다시 아반떼가 왕좌를 가져갔다.

2017년부터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국내 판매 1위 자리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가 현대차로부터 독립 출범하면서 그랜저는 플래그십(기함) 모델로 올라섰고 2016년 11월 6세대 모델(그랜저IG)이 나오면서 그랜저는 5년 연속 국내 자동차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기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중형 SUV 쏘렌토 6만8902대를 판매해 그랜저(6만7030대)를 박빙의 차이로 제치며 사상 처음으로 국내 연간 베스트셀링카를 배출했다. 

다만 지난해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자동차 부품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을 빚었던 데다 그랜저가 11월 세대변경(7세대)을 앞두고 판매량이 떨어졌던 해라 쏘렌토가 완전한 '국민차'로 올라섰다고 보기엔 부족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생산차질이 대부분 해소된 올해 1~10월 그랜저는 국내에서 9만6672대의 압도적 판매량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판매 1위 자리를 예약했다. 

국내 판매 2위를 달리고 있는 쏘렌토 역시 같은 기간 6만8379대가 팔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섰다. 하지만 월 평균 6800대가량인 판매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남은 2달 동안 그랜저와의 약 3만 대 격차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기아는 2021년부터 올해(1~10월)까지 국내 브랜드 연간 누적판매량에선 현대차를 누르고 3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쏙 빼닮은 모습으로 부분변경을 거친 카니발과 쏘렌토가 강력한 '국민차'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카니발과 쏘렌토는 이미 올해 국내 전체 승용차 가운데 각각 연간 누적 판매 3위, 2위를 달리고 있는 볼륨 모델이다.

그중 11월 정식 출시를 앞둔 신형 카니발은 국내 대형 RV 최초의 베스트셀링카 등극을 노릴 만한 후보로 꼽힌다.

신형 카니발은 기존의 가로형 헤드램프를 수직형으로 바꿔 달고 그릴 상단 중앙에서부터 양 헤드램프 끝까지 수평으로 이어지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얇은 주간주행등(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을 적용해 앞서 출시된 신형 쏘렌토, EV9 등과 패밀리룩을 이뤘다. 

또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다이아몬드를 연상시키는 장식을 추가했고 리어 램프는 기존의 일자형 양 끝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형태로 바꿔 헤드램프와 통일감을 줬다. 

기아의 패밀리룩은 최근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 형님 제친 기아, 쏙 빼닮은 '쏘렌토' '카니발'로 '국민차' 타이틀도?

▲ 연도별 국내 베스트셀링카.(상용 모델 제외) <비즈니스포스트>

신형 카니발이 기존보다 판매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점쳐지는 중요한 요인은 하나 더 있다.

카니발은 이번 부분변경을 거치며 기존에 없던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로 추가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출시 여부는 수년 전부터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서 뜨거운 관심사로 자리잡아 왔다.

올해 1~10월 누적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동기보다 43.5%나 증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가 6.4% 뒷걸음친 것과 대조적이다.

앞서 8월 출시된 현대차 신형 싼타페는 10월 하이브리드 모델이 친환경차 인증을 마치고 판매에 투입되면서 판매량이 7946대로 9월보다 83.5%나 늘었다.

신형 카니발보다 한발 앞서 9월 패밀리룩을 입고 본격 판매를 시작한 신형 쏘렌토는 무서운 기세로 그랜저를 추격하고 있다.

신형 쏘렌토는 9월 1만190대, 10월 8777대가 국내에서 판매돼 같은달 각각 8159대, 8192대가 팔린 그랜저를 제치고 2달 연속 월간 판매 1위에 올랐다. 기존 쏘렌토는 올해 월간 판매에서 그랜저를 단 한차례도 앞서지 못했었다.

신형 쏘렌토가 7세대 그랜저보다 1년가량 늦게 출시된 만큼 앞으로도 쏘렌토는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그랜저를 넘어서는 판매량을 기록할 공산이 커 보인다.

다만 곧 출시될 카니발의 가격은 판매실적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카니발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 좋은 패밀리카'로 높은 인기를 누려왔기 때문이다.

신형 카니발은 9인승 3.5 가솔린 모델 기준 트림별로 가격이 235~290만 원 높아졌다. 비슷한 시기 같은 부분변경 모델인 쏘렌토 가격이 2.5 가솔린 터보 기준 175만~199만 원 오른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상 폭이 크다.

신형 카니발에는 UV-C 살균 암레스트와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디지털 센터미러(DCM), 지문 인증 시스템 등 첨단 편의사양이 새로 탑재됐다. 이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가 신형 카니발 판매실적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 관계자는 "신형 카니발은 고객이 선호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고 웅장한 디자인과 신규 첨단 및 편의사양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