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실적 선방에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게 됐다.

주주환원과 비은행금융사 인수합병(M&A) 등 여유 자본이 많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사실상 하락했다는 평가가 나와서다. 
 
우리금융 빡빡해진 자본에도 기업대출 확대, 임종룡 주주환원·M&A 어쩌나

▲ 우리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보비율이 사실상 하락했다는 평가가 나와 임종룡 회장이 추진하는 주주환원과 인수합병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이 내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주주환원과 비은행금융사 인수합병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우리금융 9월 말 CET1은 12.1%로 6월 말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CET1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가운데 하나로 금융사 총자본 가운데 보통주 조달자본 비율을 의미한다. 금융사가 위기를 맞았을 때 손실을 얼마나 잘 흡수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금융사가 지닌 여유자본도 많다는 것이어서 주주환원과 인수합병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CET1은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9월 말에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3분기 CET1은 2분기보다 약 10bp(1bp=0.01%포인트) 개선됐지만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완전자회사화를 위한 신주발행 영향이 20bp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던 만큼 경상 CET1은 하락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바라봤다.

CET1 상승에는 우리금융이 8월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신주를 발행했던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목표로 기업대출을 늘리고 있어 해당 비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대출은 위험가중자산(RWA)를 늘려 CET1의 분모를 늘리는 역할을 하는데 경기침체로 기업대출과 관련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3분기 기업대출 성장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대기업대출 위주였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우리은행 3분기 말 대기업 대출잔액은 44조5920억 원으로 2분기 말보다 8.5% 증가했다. 지난해 말보다는 21% 늘었다.

다만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강화를 목표로 중소·중견기업으로도 시야를 넓히고 있다. 24일에는 창원과 인천에 중소기업 특화채널 ‘BIZ프라임센터’ 2호점과 3호점을 개설했다.

BIZ프라임센터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행장에 취임한 뒤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구축한 기업금융 특화채널이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특화채널의 지속 확충과 지원으로 기업이 거래하고 싶은 은행이 되도록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결국 CET1 문제는 자본여력으로 이어진다. 낮은 자본비율이 비은행금융사 인수합병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96%에 불과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자본비율로 실질적 인수합병 여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며 “매물화된 증권사는 많지 않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중소형사는 시너지 발생이 어렵고 중대형사는 매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모든 금융지주가 관심을 보일 수 있어 우리금융의 인수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의 CET1은 9월말 기준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가장 낮다.

KB(13.70%)가 가장 높고 신한(12.90%)과 하나(12.74%) 순이다. CET1 악화는 주주환원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컨퍼런스콜에서도 이같은 우려를 담은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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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금융지주 보통주 자본비율 추이. 각 사 실적 자료 취합 뒤 갈무리.

우리금융은 일단 올해 초 CET1 12%로 목표치로 제시했고 전날 컨퍼런스콜에서도 자본비율을 관리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증권가에서도 이를 주요과제로 꼽는 의견이 나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양적 성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마진 훼손 및 자본비율 부담에 대한 방어와 비은행 자회사의 디레버리징(자산 축소)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그룹 실적 내 은행 의존도 완화 방안 등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3분기에 시장예상보다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8994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보다는 0.04% 줄었지만 2분기보다는 43.86% 늘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