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민주 1호 포스코(POSCO)홀딩스와 국민주 2호 한국전력공사 주가가 올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주에서 2차전지소재주로 탈바꿈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반면 한국전력 주가는 전기요금 인상에 발목 잡혀 1990년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민주 상장 35년, 1호 포스코와 2호 한국전력 주가 완전히 엇갈렸다

▲ 1988년 6월 포스코홀딩스(당시 포항종합제철) 상장과 국민주 시대를 알리는 신문 기사. <포스코 50년사 화보집> 


25일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전날보다 4.77%(1만9천 원) 내린 37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2차전지소재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으며 주가가 4% 이상 내렸지만 여전히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올해에만 37.25% 올랐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들어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을 제치고 시가총액 10위권(우선주 포함)에 진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시총 12위로 올해를 시작했다.

반면 한국전력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4.86%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1.30%)을 크게 밑돌면서 시총 순위도 지난해 말 22위에서 25위로 또 다시 밀렸다.

포스코홀딩스와 한국전력은 1980년대 말 정부의 민영화정책에 따라 나란히 국민주 1호와 2호로 증시에 상장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항종합제철이라는 이름으로 1988년 6월, 한국전력은 지금과 같은 한국전력공사라는 이름으로 1989년 8월 증시에 상장했다.

정부는 자본시장 육성과 주식투자 저변확대를 위해 정부의 포스코홀딩스 지분 34.1%와 한국전력 지분 21.0%를 공모를 통해 국민들에게 넘겼는데 당시 공모는 큰 인기를 끌었다.

포스코홀딩스에는 300만 명 이상, 한국전력에는 6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주주로 이름을 올리며 국민주 1,2호에 걸맞은 면모를 보였다.

이후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전까지 한국전력은 국내 주식시장 부동의 시총 1위를 지켰고 포스코홀딩스 역시 삼성전자와 꾸준히 2위, 3위를 다투며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순위가 밀리긴 했지만 포스코홀딩스와 한국전력은 코스피 시총 10위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2010년대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IT주의 약진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같은 바이오주에 밀려 10위권 밖에서 움직일 때도 종종 있었지만 여전히 코스피 대표주로 평가됐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전후, 한국전력 주가는 2018년 적자 이후 좀처럼 주가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고 2020년대 들어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조금씩 멀어져 갔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들어 2차전지주 바람을 타고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급등하며 한국전력과 완전히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30여 년 전 포스코홀딩스와 한국전력은 1주당 각각 1만5천 원과 1만3천 원에 공모를 진행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와 한국전력은 각각 37만9500원과 1만8560원에 장을 마쳤다. 일반 공모가격 기준 수익률을 따져보면 35년 동안 포스코홀딩스는 25배가 넘게 오른 반면 한국전력은 2배도 채 오르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당시 전 국민 공모방식으로 포스코홀딩스와 한국전력 주식을 민간에 넘긴 만큼 저소득층에게는 30% 할인된 가격으로 공모주를 팔았는데 그 가격(9100원)을 적용해야 수익률이 2배를 넘는다.

그조차 1988년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각각 140원과 200원, 택시 기본요금이 60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상승률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 기대감이 포스코홀딩스와 한국전력의 주가 움직임을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들어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2차전지소재주로 각광받고 있는 반면 한국전력은 여전히 적자 탈출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주가 흐름이 한동안 지금처럼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는 글로벌 철강업황 개선 등으로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며 “리튬사업 기대감까지 더해져 과거 10년 동안의 주가 저평가가 해소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1분기 8조 원대 영업적자를 내며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은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기요금 인상이 없을 경우 순손실로 자본이 줄어들고 차입금에 의존하는 영업환경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