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금융계열사 시너지를 발판으로 실적 부진 탈출을 노린다.

장석훈 사장은 리테일(개인금융) 분야를 확대해 왔는데 지난해 출범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통합브랜드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 턴어라운드 갈림길, 장석훈 계열사 시너지로 해답 찾는다

▲ 삼성증권이 부진에 빠진 가운데 장석훈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리테일 사업이 삼성금융네트웍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5780억, 당기순이익 4224억 원을 냈다. 전년 대비 각각 55.83%, 56.24% 감소했다.

지난해 증권업계 업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에서 삼성증권이 차지하는 규모와 비중을 고려하면 실망스럽다는 시선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이에 이달 주주총회에서 2022년도 배당금을 전년 대비 55.26% 감소한 1700원으로 책정했다. 전통적 배당주인 증권주로서 삼성증권 주식의 매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삼성증권 주가도 최근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27일 3만5750원이던 주가는 3월23일 3만1천 원으로 떨어져 13.29% 하락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는 가운데 2022년 10월 기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의 PF 규모가 2조6435억을 기록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계 은행들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 위기가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증권업계 업황은 올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장 대표는 위기 극복을 위해 기존 주력 분야인 리테일 사업을 적극 활용한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해 출범한 삼성금융 통합브랜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4월 삼성증권,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5개 계열사가 ‘삼성금융네트웍스’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이들 금융사 사이의 시너지와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증권은 삼성금융네트웍스를 활용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대형 금융사 고객들을 상대로 상대적으로 손쉽게 마케팅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는 리테일 분야에 강점을 지닌 만큼 기회를 잘 활용하면 돌파구를 찾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 대표는 2021년 6월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메뉴를 1/6 정도로 줄인 간소화 버전 MTS ‘오투’를 출시했다. 삼성증권은 이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개인별 맞춤 디지털자산관리 서비스인 '굴링'도 출시했다. 굴링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 투자자의 목표에 맞는 상품을 분석해서 추천한다.

이 밖에 연금자산관리 서비스 '연금S톡', 부유층 투자자 대상 투자정보 공개 서비스 ‘에스.라운지’ 등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화 리테일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리테일 확대를 위해 유튜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증권 구독자 수는 24일 기준 113만 명으로 키움증권(122만)과 미래에셋증권(120만)에 이어 3위이며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에 관한 시리즈물 8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장 대표가 취임 이후 추진한 리테일 분야에서의 기초 실력을 바탕으로 삼성금융네트웍스의 넓은 고객망을 활용하면 기업금융에서의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삼성증권은 최근 SK엔무브 대표주관사로 지정됐는데 이를 통해 기업금융 분야에서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