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케미칼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3사 모두와 사업 접점을 찾으면서 양극재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준형 포스코케미칼 사장(대표이사 내정자)으로서는 양극재사업을 확장하는 데 포스코그룹 차원의 배터리 원료 내재화 전략이 든든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40조 잭팟’ 포스코케미칼 배터리3사가 다 찾아, 김준형 원료 내재화 든든

▲ 김준형 포스코케미칼 사장(대표이사 내정자)이 포스코그룹의 배터리소재 원료사업 경쟁력을 엎고 양극재사업 확장에 나선다.


1일 배터리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포스코케미칼이 최근 삼성SDI와 맺은 10년간 총 40조 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통해 확실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7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얼티엄셀즈)에 2025년까지 총 13조7천억 원의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대형 양극재 공급처를 추가로 확보했다는 것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삼성SDI와 계약분을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에 주로 양극재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계약 규모는 양극재 물량 기준으로 최소 60만 톤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2026년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할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은 2026년부터 연간 5만 톤 이상의 의미 있는 공급을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에 본격화하며 매출 기여도가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올해부터 포스코케미칼을 이끌게 된 김 사장으로서는 이번 삼성SDI와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이어 국내 배터리 3사와 모두 양극재 사업에서 접점을 갖게 됐다는 의미가 크다. 

포스코케미칼이 국내 배터리3사에서 양극재사업 경쟁력을 인정받게 된 데는 포스코그룹 차원의 배터리소재 원료 경쟁력이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배터리 시장 급성장으로 리튬, 니켈을 포함해 대부분의 배터리소재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배터리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소재를 조달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이 발효되면서 중국 이외의 배터리 원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도 배터리기업들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자회사들의 양극재 주요 원료사업을 포스코케미칼 양극재사업과 연계해 글로벌 소재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양극재 원료를 그룹 내에서 직접 공급받을 수 있어 김 사장 중장기적으로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을 수 있는 셈이다.

포스코그룹은 양극재 주요 원료인 리튬과 니켈을 아르헨티나 및 호주 등에서 직접 채굴해 생산까지 하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아르헨티나와 포스코리튬솔루션,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통해 리튬을, SNNC를 중심으로 니켈을 생산한다. 또 PLSC, 포스코HY클린메탈을 통한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을 통해 리튬과 니켈을 추가로 확보한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연간 리튬 30만 톤, 니켈 22만 톤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 포스코케미칼은 자체적으로도 양극재에 쓰이는 핵심 중간소재인 전구체도 내재화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연간 전구체 생산능력을 2022년 1만5천 톤에서 2030년 44만 톤까지 확대한다. 현재 광양공장에 연산 4만5천 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라인 구축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배터리3사가 포스코그룹의 배터리소재 원료 경쟁력을 보고 포스코케미칼과 양극재사업에서 협력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풍부한 일감을 지속해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년 넘게 포스코케미칼 양극재를 사용하면서 포스코케미칼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 포스코홀딩스과 ‘배터리소재 전략적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고 원료 공급을 포함한 배터리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동맹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SK온은 아직 포스코케미칼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지 않다. 그러나 공격적으로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장하면서 포스코그룹과 협력을 공식화한 만큼 향후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공급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도 포스코홀딩스와 지난해 6월 ‘배터리사업의 포괄적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협력을 위해 각각의 배터리·배터리소재 생산 계획 등을 공유하며 관계를 다져가고 있다. 

삼성SDI도 40조 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안정적인 양극재 양산능력과 그룹 차원의 원료 경쟁력을 지닌 포스코케미칼과 장기적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그룹 차원의 배터리소재 원료 역량과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사업의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과거 SNNC에서 니켈사업을 배터리소재용으로 고도화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SNNC는 2006년 포스코와 뉴칼레도니아 최대 니켈 광석 수출기업 SMSP가 설립한 페로니켈(철·니켈 합금) 제련합작사다.

포스코그룹은 SNNC는 탈철 공정을 통해 페로니켈을 니켈 순도가 높은 니켈매트로 전환하고 포스코가 정제 공정을 거쳐 니켈매트를 순도 99% 이상의 배터리용 고순도 니켈로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준형 사장은 지난해 12월 포스코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김 사장은 1962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금속공학과를 나왔다. 과거 포스코, 포스코ESM 등을 거치며 포스코그룹의 초기 양극재 사업 안정화와 확장에 기여한 그룹 내 대표적 배터리소재 전문가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된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그룹의 배터리소재 원료사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배터리3사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완성차 및 배터리기업들 대다수와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