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3년 만에 경제 재개방에 나서자 국내 주식투자자들이 중화권 증시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위드코로나(일상회복)’ 전환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춘절 연휴가 끝난 2월에도 기대감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화권 증시에 다시 유입되는 유동성, 리오프닝 타고 돌아온 '중학개미'

▲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홍콩·중국 증시에서 전부 7750만 달러어치(955억 원)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홍콩·중국 증시에서 전부 7750만 달러어치(955억 원)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은 춘절 연휴(21~27일)을 앞두고 연초 14거래일 동안 각각 홍콩증시에 4733만 달러(583억 원), 중국증시에서 3017만 달러어치(372억 원)를 순매수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 강화로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중국에서 탈출했던 자금들이 다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투자자는 지난해 동안 전부 2억3739만 달러어치(2923억 원) 순매도한 바 있는데 올해 들어서는 순매수 전환했다. 

외국인투자자 자금이 유입되면서 중화권 증시 회복세도 가파르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1월 들어 5.68% 상승해 20일 기준 3264.81을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전부 11.44% 상승해 2만2044.65를 기록하며 증시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이 중화권 증시로 돌아가고 있는 것은 중국이 경제 빗장을 열면서 중국 기업들의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도 더해졌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해외투자자들은 춘절 연휴를 앞두고 공격적인 중국 배팅을 유지했다”며 “중국 대도시 집단감염이 1월 정점을 통과하면서 리오프닝과 경제활동 회복 기대가 애초 춘절 이후 예상보다 크게 앞당겨졌고 1월 인민은행의 공격적인 단기 유동성 공급과, 장기금리 안정, 부동산 지원책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실적회복이 기대되는 음식료, 제약주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의 중국증시 순매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주류기업 귀주모태주가 1580만 달러어치(195억 원)로 1위를 차지했다. 귀주모태주는 중국 최대 바이주(누룩가루를 이용해 만든 중국의 술) 제조업체로 중국증시 대장주 중 하나로 꼽힌다. 

뒤를 이어 바이오기업 항서제약이 2위를, 2차배터리 기업 CATL이 3위를 차지했다.

홍콩증시에서는 글로벌X차이나 바이오테크 상장지수펀드(ETF)가 882만 달러어치(109억 원)로 순매수 상위종목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바이오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밖에도 쇼핑 플랫폼 알리바바, 음식배달 앱 메이퇀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중화권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춘절이 지난 2월에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춘절-전국인민대표회의(3월5일) 구간에 중국증시 대형지수 상승 확률이 평균 80%에 이를 정도로 뚜렷한 계절효과가 나타나는 점과 리오프닝을 향한 지속되는 기대감이 그 이유로 꼽혔다.

김경환 연구원은 “2023년 2월에도 리오프닝 관련 강한 기대감과 ‘춘절-전인대’ 효과가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중국증시의 1분기가 경제지표, 실적 등 펀더멘탈과 연관성이 가장 낮고 정책과 유동성에 의해 기대감이 극대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이날 “중국의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가 급반등하고 있으며 정책과 회복 방향성이 명확해 중국증시 상승 요인이 강하다”며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가 지속 확인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해소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중국증시는 29일까지 춘절 연휴로 휴장한다. 연휴를 마치고 이날 거래를 재개한 홍콩증시는 연휴기간 나타난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현지시각으로 오후 3시 기준 2%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