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화학이 시중의 자금시장 경색 상황속에서도 투자금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모습이다. 

LG화학은 배터리소재, 친환경소재, 글로벌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을 향한 지속적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데 자금조달 측면에서 별다른 애로를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시중 자금시장 경색은 남의 일, 신성장동력 투자금 조달 '이상무'

▲ LG화학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회사채 흥행과 단단한 이익체력을 통해 자금조달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신학철 부회장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 


19일 신용평가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LG화학이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10배에 가까운 기관수요가 몰린 것은 다각화한 사업 구조와 높은 성장성을 모두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최근 4천억 원의 무보증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10배 가까운 총 3조8천억 원에 이르는 주문을 확보했다.

LG화학은 2년물 750억 원, 3년물 2천억 원, 5년물 1250억 원 등 모두 4천억 원의 회사채를 기존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화학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회사채 발행금액 합계를 8천억 원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는데 기관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최대치인 8천억 원까지 발행금액을 늘릴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회사채 발행과 관련해 LG화학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며 “LG화학은 다각화한 포트폴리오와 우수한 사업경쟁력을 갖췄다”며 “2차전지(배터리) 및 소재사업의 높은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은 향후 LG화학이 설비투자(자본적지출, CAPEX)에 대규모 자금지출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자금조달에 별다른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 자금시장 경색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LG화학이 발행하는 무보증 회사채가 우량채권로 꼽히며 대규모 주문이 몰린 것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시장에서 꾸준히 원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설비투자에 많은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도 설비투자에 2021년 3조1530억 원을,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2조330억 원을 지출했다.

또 LG화학은 배터리소재, 친환경소재, 글로벌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향후 수년 동안 매년 설비투자에 4조 원가량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요 투자계획을 보면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는 배터리소재 부문에 많은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2025년 말 양산을 목표로 4조 원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에 미국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올해 1분기 안에 착공이 예정돼 있다.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의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늘려 이 공장에서만 2027년까지 연간 12만 톤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고성능 순수전기차 12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다.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의 전체 양극재 생산능력이 2022년 8만 톤에서 2027년 34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 배터리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는 점을 고려해 북미에 분리막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일도 검토하고 있다.

친환경소재 분야에서는 재활용 소재, 생분해성 및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소재 육성에 집중하고 글로벌신약 분야에서는 7천억 원을 들여 인수할 아베오를 거점 삼아 미국 항암시장 공략에 나선다.

LG화학은 4분기 일시적으로 실적 감소를 겪었지만 올해에도 여전히 좋은 실적을 내며 투자를 위한 이익체력도 꾸준히 기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천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분기인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9천억 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 아래로 급감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석유화학부문이 업황 악화에 수백억 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본 가운데 첨단소재부문에서도 양극재 판매량과 판매가격이 각각 고객사 수요 둔화와 환율 하락에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전기차 및 배터리시장 성장에 힘입은 배터리소재사업을 중심으로 올해 우수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예측치를 종합하면 LG화학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 63조8266억 원, 영업이익 4조55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실적 추정치보다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18% 증가하는 것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LG화학은 양극재 등 배터리소재사업의 외형확장은 변함없을 것”이라며 “배터리소재사업 등 첨단소재부문 영업이익률도 4분기(6% 추정)를 바닥으로 회복해 올해 10%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