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더 뉴 팰리세이드, 고급 감성에 숨겨진 거친 야성

▲ 더 뉴 팰리세이드.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라인업의 꼭짓점에 위치한 플래그십(기함) 모델의 대담한 변신.’

지난달 '더 뉴 팰리세이드'를 내놓으며 현대차는 이렇게 강조했다.

더 뉴 팰리세이드는 2018년 11월 출시된 대형SUV 팰리세이드의 첫 번째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의 SUV 기함모델인 동시에 대표적 볼륨모델로 현대차의 내연기관차 경쟁력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올해 1~4월 국내에서 1만7164대가 팔렸다. 현대차 RV(레저용 차량)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됐다. 5월에도 4110대가 판매되며 국내 대형SUV 시장에서 점유율 55.6%를 차지했다.

지난달 국내에서 출시된 신형 팰리세이드는 올 여름에는 북미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한국대표 대형SUV 신형 팰리세이드가 좋은 반응을 얻어 '대형SUV 천국' 미국에서도 위용을 떨칠 수 있을까? 더 뉴 팰리세이드를 직접 타봤다.

◆ 더 강렬해진 외관과 고급 감성 더한 인테리어
[시승기] 현대차 더 뉴 팰리세이드, 고급 감성에 숨겨진 거친 야성

▲ 더 뉴 팰리세이드 앞면. <비즈니스포스트>

시승차량으로는 전륜구동(2WD) 신형 팰리세이드 가솔린 3.8모델의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에 빌트인 캠과 듀얼 와이드 선루프가 추가된 5226만 원(개별소비세 3.5% 적용 기준)짜리 차량이 제공됐다.

부분변경 모델의 달라진 디자인은 팰리세이드의 앞 모습에서 도드라졌다.

팰리세이드 특유의 수직으로 연결된 주간주행등은 기존보다 두툼해지고 바깥쪽으로 이동해 더 크고 강인한 인상을 풍겼다.

기존 모델보다 넓어진 케스케이드 그릴을 감싸고 있는 크롬 색상의 테두리는 주간주행등의 윗부분으로 이어지는데 이 테두리 안쪽은 방향지시등이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으면 램프가 아닌 그릴처럼 보여 전체적으로 철 가면을 쓴 모습처럼으로도 보였다.

차문을 열고 들어서니 넓은 실내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승기] 현대차 더 뉴 팰리세이드, 고급 감성에 숨겨진 거친 야성

▲ 더 뉴 팰리세이드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운전석과 조수석은 물론 2열 좌석도 성인 남성이 편하게 앉을 수 있을만큼 넓었다. 시승 차량인 7인승 모델에는 2열 좌석 사이에 3열로 들어가는 통로가 있어 3열 좌석 활용도도 높을듯 했다.

2열과 3열 좌석은 각각 분할해서 완전히 접을 수 있다. 2, 3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성인 남성 2명이 눕기에 충분한 공간이 나와 차박을 하기에 좋아 보였다.

디지털 센터미러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그 아래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공조시스템 제어장치는 미래적 이미지를 보였다. 디지털 센터미러는 후방 시야가 가려질 때 후방카메라로 촬영한 화면을 미러에 띄워준다.

기존에 중앙과 좌우 3개로 나뉘어 있던 송풍구는 하나로 연결해 수평으로 가늘고 길게 이어졌는데 그 아래 적용된 은은한 무드램프와 함께 프리미엄 감성을 자아냈다.

전체적으로 실내에 적용된 나무모양 장식(가니시)과  가죽, 송풍구 금속 소재들이 조화를 이뤄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시승기] 현대차 더 뉴 팰리세이드, 고급 감성에 숨겨진 거친 야성

▲ 더 뉴 팰리세이드 실내공간. <비즈니스포스트>

◆ 기함모델 다운 안정적 주행성능과 정숙성에 거친 반전 매력도 갖춰

이번 시승은 이달 4~7일 신형 팰리세이드를 대여해 자율시승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승은 서울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에서 출발해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들렀다 돌아오는 왕복 약 110km의 구간에서 진행했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RPM이 높아지며 묵직하게 움직였다. 정지 상태에서 처음 가속을 할 때는 최고 출력에 도달할 때까지 가속과 변속에 다소 시간차가 느껴졌다.

다만 충분히 속도가 붙은 뒤로는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엔진의 힘이 차에 전달되는 것이 느껴졌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2.2디젤, 3.8 가솔린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2가지 엔진으로 출시됐다. 

시승차량인 3.8 가솔린 V6 엔진은 최고출력 295마력(PS), 최대토크 36.2kgf·m의 성능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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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뉴 팰리세이드 주행.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위한 컴포트, 가속 성능을 위한 스포츠, 연비 위주의 에코, 운전자 운전습관에 맞춘 드라이브모드를 제공하는 스마트 등 4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컴포트 모드로 운전하다 스포츠 모드를 발동하자 시속 100km 이상 충분히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도 몸이 뒤로 밀릴 정도로 강력한 추진력을 보였다.

스포츠모드를 발동하면 운전석 시트의 공기주머니가 부풀어오르며 허리를 단단히 잡아주는 동시에 속도계가 붉은 형광색으로 변하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 운전의 즐거움을 더했다.

고속주행하는 구간에서 안정감과 정숙성은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한껏 속도를 높인 상태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이나 차량 바깥의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계기판을 확인하지 않으면 규정속도를 지키기 어려울 정도였다.

현대차는 "승차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쇽업소버(차량 스프링의 진동을 억제하여 안전성과 승차감을 향상시키는 현가장치)를 개선해 능숙한 잔진동 제어로 고속 주행 안정성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또 2중접합 차음유리를 1열과 2열에 기본 적용하고  휠 가드와 스피커, 범퍼 등에 적용되는 흡음재의 두께를 늘렸다고 전했다.
[시승기] 현대차 더 뉴 팰리세이드, 고급 감성에 숨겨진 거친 야성

▲ 더 뉴 팰리세이드 주행. <현대차>

도심에서의 일반적 주행에서는 부드러움보다는 SUV 특유의 주행감성을 느낄수 있었다. 다소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급커브나 제동 상황에서도 차체를 출렁이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거친 오프로드 주행에서도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할듯 했다.

고급 세단과 비교해 노면 상태에 따른 떨림은 실내에서 더 잘 느껴졌다.

고속도로주행보조(HDA2) 기능도 잘 작동했다. 고속주행뿐 아니라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에서도 앞차와의 간격과 차선을 스스로 유지해주며 운전의 피로를 덜어 줬다. 다만 완전히 정차한 뒤에는 계기판의 안내에 따라 가속페달을 밟아야 기능이 다시 활성화된다.

아쉬운 점도 일부 있었다.

내비게이션을 터치하면 인식하고 다음 화면으로 이동하는 데 다소 지연되는 경향이 있어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

뚫린 도로에서는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도 연비가 양호했으나 막히는 구간에서는 차이가 커 아쉬웠다.

2시간가량 이어진 110여 km의 시승 코스에서 신형 팰리세이드의 연비는 갈때 리터당 9.3km, 올때 리터당 11.2km를 보였다. 시승차량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9.3km다.

신형 팰리세이드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가솔린 3.8모델 △익스클루시브 3867만 원 △프레스티지 4431만 원 △캘리그래피 5069만 원이다. 디젤 2.2모델은 △익스클루시브 4014만 원 △프레스티지 4578만 원 △캘리그래피 5216만 원이다. 허원석 기자
[시승기] 현대차 더 뉴 팰리세이드, 고급 감성에 숨겨진 거친 야성

▲ 더 뉴 팰리세이드 주행. <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