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손해보험회사들이 유튜브를 통해 고객접점을 확대하고 디지털역량을 강화하는 등 오픈뱅킹시대에 대비한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픈뱅킹 도입 이후 개방형 생태계 전환이 이뤄지면 플랫폼기업에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 유튜브 고객접점 넓혀, 오픈뱅킹시대 빅테크 진격에 대비

▲ 주요 손해보험사 로고.


24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6월1일부터 신규 콘텐츠 '홍익인간'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화재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활 안전정보와 건강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고구마랜드', 안내견과 관련된 정보와 에티켓을 알려주는 '안내견 학교'와 같이 업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 콘텐츠들은 이날 기준 삼성화재 공식 유튜브 채널의 누적 조회수 6천만 회를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화재뿐 아니라 경쟁 보험회사들도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고 고객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은 각각 '전격 DB다이렉트작전 시리즈'와 '세상을 바꾸는 보험' 캠페인을 통해 최근 조회 수 1천만 회를 넘겼다.

이 밖에 한화손해보험은 3일부터 시작한 '한손마케팅'의 하나로 별도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모바일 집중도가 높은 3분 내외의 세로화면 영상을 정기적으로 제작해 게시하고 있으며 고객접점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소속 설계사의 개인 카카오톡으로도 발송하고 있다.

한손마케팅은 비대면 영업활동을 지원하는 콘텐츠 공급 서비스로 '고객이 필요한 보험정보를 핸드폰을 통해 한 손에 쉽게 받아볼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보험회사는 증권이나 은행 등 다름 금융회사와 달리 보험회사는 고객 노출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 유튜브를 활용한 접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오픈뱅킹 공동업무시스템이 도입되면 플랫폼기업과 경쟁도 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브랜드 알리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개방형 생태계 전환은 디지털경제 특성상 '포털 네이버', '메신저 카카오톡'처럼 금융서비스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수렴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므로 보험업권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특히 빅테크와 핀테크 등 플랫폼 기업이 보험판매·중개서비스 진출이 본격화하면 보험업계는 다른 금융업권보다 빠르게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픈뱅킹은 고객 동의를 전제로 다른 기관이 보유한 고객데이터에 접근·활용할 수 있도록 각 기관이 표준화된 프로그램 규격, 즉 '개방형 응용프로그램환경(오픈 API)'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게 하는 것이다.

개방형 금융 생태계에서는 빅테크·핀테크사업자가 금융기관과 개별 계약 없이도 낮은 비용으로 지급서비스 기능을 구현할 수 있고 마이데이터·마이페이먼트사업에 진출하면 종합적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현재 금융업권 중 보험업계만 오픈뱅킹 공동업무시스템에서 빠져 있다. 이르면 6월 안으로 보험업권에도 오픈뱅킹이 도입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앞서 2020년 12월 증권사 및 상호금융사가 오픈뱅킹에 참여했으며 상반기에는 저축은행과 카드업계도 합류했다. 

개방형 생태계 전환이 다가옴에 따라 손해보험사들은 유튜브를 활용한 접점 넓히기 이외에 자체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B손해보험은 통합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일 디지털헬스 기술 플랫폼 '라이프레코드'를 운영하고 있는 라이프시맨틱스와 손잡고 진료기록과 유전자데이터 등 개인건강기록을 클라우드에서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헬스 기술 플랫폼을 지원받기로 했다.

이밖에 삼성화재는 21일 업계 최초로 고객의 지문을 촬영해 계약이 가능한 전자서명 방식을 도입해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경우에도 피보험자의 지문 촬영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게 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디지털시대에 맞춰 고객과 영업현장 모두에게 편리하도록 새로운 인증방식을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더 나은 고객경험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