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직원들 사이에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7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금호산업이 이번주 중으로 HDC현대산업개발에 인수합병 계약 해지를 통보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 구조조정 걱정에 긴 한숨, 현대산업개발 성토도

▲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모인 익명게시판의 한 게시자는 “현재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정보공유를 목말라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아직까지 구조조정이 결정된 것도 아닌데 먼저 구조조정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직원은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 지원을 받으면 의무적으로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벌써부터 구조조정과 관련한 정보를 모아 공포감을 조장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육아휴직 중인데 구조조정이 실시된다면 대상자에서 제외되는지와 관련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정비 파트를 맡고 있다는 한 직원은 육아휴직과 관련한 질문을 한 게시자에게 “육아휴직이든 병가중이든 모든 상황에 부당한 손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자녀를 돌보는데 전념해도 부족한데 안타깝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인수 거부의사를 서둘러 밝히지 않은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직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지 않을 것이면 좀 더 일찍 의사표현을 했어야 하는데 무책임하게 계산만 하면서 귀중한 시간을 흘려보냈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올해 4월부터 6개월가량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장기간의 무급휴직에 따른 피로도와 함께 매각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직원들 사이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에 따른 재무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약 2조원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 투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채권단이 보유한 8천억 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 약 37%를 보유하게 돼 지분 30.79%를 보유한 금호산업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전문가들은 채권단 관리가 시작되면 인력 구조조정과 경영진 교체, 사업포트폴리오 조정 등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채권단 관리체제로 가면 정부가 떠안는 셈이 되는데 구조조정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사태가 길어지면서 경영회복을 위한 시간이 많이 걸리면 국가로서도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