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주주친화적 배당정책을 지속한다.

다만 금융당국의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규제와 잉여현금흐름의 감소 등에 따른 자기자본 관리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고배당정책 지속, 부동산 규제에 자본관리 부담

▲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27일 메리츠종급증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에도 고배당을 통한 주주친화적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은 매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고 이번에도 좋은 실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주주정책과 관련해서도 기존의 배당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주식은 배당을 실시하는 주식 가운데 대표적 고배당주로 꼽힌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사업년도 결산배당에서 모두 1393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시가배당률은 4.6% 수준으로 현금배당을 진행한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인 2.15%의 2배가 넘었다.

다만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어 주주친화적 배당정책 추진이 자본 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현금배당은 자본을 감소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제방안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100%까지 부동산과 관련된 채무보증을 할 수 있다.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의 부동산과 관련된 채무보증 비율은 자기자본의 18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금배당을 실시해 자본이 줄어들면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더 늘어나게 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9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금리가 높지만 발행절차가 간편하고 일정 기준의 자본 안전성 요건을 충족하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금융당국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이 모두 자본으로 인정받더라도 메리츠종금증권의 채무보증 비율은 규제기준인 100%를 훨씬 넘어서기 때문에 자본관리가 여전히 필요하다.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한 것도 주주친화적 정책기조를 유지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사업으로 벌어들인 영업현금흐름에서 비용과 세금, 설비투자 등을 뺀 것으로 기업에 순유입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양호하면 배당을 비롯해 신규사업이나 인수 합병, 자사주 매입 등을 위한 여력이 있다고 평가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2019년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2조7423억 원 수준의 적자를 보여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조2770억 원 정도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종금증권이 고배당정책을 유지하면 자금이 더욱 부족해져 기존 사업의 확장이나 새로운 사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메리즈종금증권이 배당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잉여현금흐름이 5조 원을 넘는 적자를 보인 SK하이닉스도 올해 사업년도 배당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기로 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말 배당에 기대감이 과도하다”며 “상장사들의 순이익 추정치가 전체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좀 더 보수적 배당 추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