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가 국내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시장에서 대격돌을 예고했다.

기아자동차와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기업뿐 아니라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BMW까지 여러 대형 SUV 신차를 출시하기로 해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가 키운 대형 SUV시장에서 완성차업계의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키운 대형 SUV시장에 신차가 쏟아진다

▲ 한국GM 쉐보레 '트래버스'.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에서 국내외 완성차기업이 하반기 국내에 출시할 여러 신차를 공개했다.

국내외 완성차기업들은 최근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세단에서 SUV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새로운 SUV를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대형 SUV 출시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국내 대형 SUV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아차의 모하비와 쌍용차의 G4렉스턴 이외에 전체 판매량을 견인하는 볼륨모델이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2월 국내에 출시한 팰리세이드가 인기를 끌면서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현대차가 팰리세이드 출시 이후 현재까지 접수한 계약 대수만 해도 5만5천 대가 넘는데 이는 2017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대형 SUV 대수를 훌쩍 넘는 수치다.

국내외 완성차기업들은 하반기 대형 SUV 출시일정을 대략적으로 밝히며 대형 SUV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가장 공격적으로 대형 SUV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곳은 한국GM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에 등장해 국내에 출시할 대형 SUV로 ‘트래버스’를 확정하고 출시 시기도 올해로 못 박았다.

시저 톨레도 한국GM 영업서비스부문 부사장이 트래버스의 출시시점을 가을로 더욱 좁혀 얘기한 만큼 반 년 뒤면 트래버스를 국내시장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래버스는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브랜드를 대표하는 대형 SUV다. 한국GM은 트래버스가 미국식 정통 SUV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차량이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는데 적절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흥행의 관건으로 꼽힌다.

한국GM은 트래버스보다 차체 규모가 한 급 높은 초대형 SUV인 ‘타호’도 서울모터쇼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아직 국내 출시계획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카허 카젬 사장이 “한국 고객을 고려해 공개하는 차량”이라고 소개한 만큼 트래버스의 흥행 여부에 따라 2020년에 타호가 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GM은 2018~2022년에 국내에 모두 15종의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그동안 판매에서 명맥만 이어왔던 대형 SUV 모하비의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기아차는 서울모터쇼에서 하반기 출시할 모하비의 콘셉트카 ‘모하비 마스터피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키운 대형 SUV시장에 신차가 쏟아진다

▲ 기아자동차 '모하비 마스터피스'.


기아차가 새 모바히를 내놓는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인데 두 번째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인 만큼 신차급 디자인 변경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개된 모하비 마스터피스는 실제로 기아차가 양산해 판매할 새 모하비와는 다른 모델이다. 하지만 새 모하비에 적용될 디자인 콘셉트 등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모하비가 정통 SUV 차량들이 주로 활용하는 프레임바디에 기반해 개발된 차량인 만큼 모노코크바디 타입의 팰리세이드에 만족하지 못하는 대형 SUV 수요층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아차는 기대하고 있다.

프레임바디는 충격 흡수를 차량의 바디가 아닌 하부 프레임이 담당하기 때문에 프레임과 보디가 일체형인 모노코크바디보다 노면 충격 내구성이 뛰어나다. 대형SUV의 강인함을 우선시하는 고객은 모노코크바디보다 프레임바디를 대체적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BMW도 대형 SUV시장 경쟁에 가세한다.

BMW는 서울모터쇼에서 국내 최초로 ‘X7’을 공개했다. X7은 BMW의 SUV 라인업 가운데 가장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한 프리미엄 대형 SUV로 국내에 하반기 출시된다.

판매가격이 1억2천만 원대라는 점에서 팰리세이드, 모하비, G4렉스턴, 트래버스 등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남들과 차별화한 대형 SUV를 선호하는 고객의 잠재적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모터쇼에서 행사 진행을 위해 참석한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은 BMW 부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X7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훌륭한 차”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