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이 통신 외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AI 사업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사들은 SK텔레콤의 AI 사업 투자 확대가 수익성 개선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SK텔레콤이 '탈통신' 신사업으로 AI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지만, 일각에선 투자 대비 수익성이 여전히 낮아, 오히려 회사 수익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회사는 올해부터 기업간(B2B) 서비스와 기업 대 소비자(B2C) 영역에서 각각 AI 사업의 수익화를 본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지만, 시장 경쟁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어 투자 대비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해외 투자사들이 SK텔레콤의 AI 사업 우려를 반영해 투자의견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 종합금융사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일 SK텔레콤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내리고, 목표주가도 기존 6만9천 원에서 5만7천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스톡뉴스닷컴 역시 3월5일 SK텔레콤 투자의견을 ‘강력 매수(Strong-Buy)’에서 ‘매수(BUY)’로 하향 조정했다.
이러한 투자의견 조정 배경에는 SK텔레콤의 AI 사업 투자 확대가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하기보다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통신 업계의 전반적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SK텔레콤이 회사 수익을 AI에 재투자하는 것은 주주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회사 역량을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3월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5년 SK텔레콤은 AI 사업 고도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며 “AI로 구체적 성과를 보이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AI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그동안 비핵심 및 저수익 사업을 정리해 AI 투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12월 SK커뮤니케이션즈와 F&U신용정보, SK엠앤서비스 등 자회사와 손자회사 3곳을 삼수이앤씨에 매각했다. 지난달 31일에는 4년 넘게 운영해온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서비스를 최종 중단했다.
2025년 2월 기준으로 회사의 AI 사업 관련 누적 투자액은 6천억 원에 이른다. 회사는 앞서 2028년까지 AI 관련 매출을 25조 원까지 확대하기 위해 AI 투자 비중을 기존 대비 3배까지 확대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 SK텔레콤 AI 사업에서 실질적 수익을 내고 있는 부문은 B2B 분야의 데이터센터 사업이 유일하다.
지난해 회사가 거둔 AI 관련 매출은 모두 5905억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약 67% 이상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했다. B2B AI 서비스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회사는 올해 B2B 매출 증가율을 두 자릿수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전체 매출 대비 AI 사업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5년 B2B AI 매출을 전년 대비 약 24%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이지만, 이를 달성한다고 해도 전체 매출 대비 AI 관련 매출 비중은 약 4%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은 B2C AI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며, AI 에이전트 ‘에이닷’의 부분 유료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힘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AI 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를 가시화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현재 회사는 에이닷 가입자 890만 명을 확보하고 있지만, 유료화할 경우 대체 서비스를 찾아 이용자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출시 예정인 AI 에이전트 ‘에스터’의 기능이 오픈AI, 구글, 아마존 등 내로라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에이전트 서비스에 비해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수익화를 힘들게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사업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초기 매출이 크지 않다”며 “아직은 통신사 본업은 통신서비스가 될 수밖에 없고, AI가 메인이 되려먼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 산업이 더 이상이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AI 신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고, 조만간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