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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접은 꿈 중국 화웨이가 이룬다, 자체 OS 앞세워 스마트카로 영역 확장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3-12 13: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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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접은 꿈 중국 화웨이가 이룬다, 자체 OS 앞세워 스마트카로 영역 확장
▲ 아이토 M7 차량 내부 홍보용 이미지. 화웨이의 운영체제 하모니OS가 탑재된 차량용 모니터가 스티어링휠 옆과 좌석 뒤편에 부착돼 있다. < Huawei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웨이가 다수의 완성차 제조사와 협력해 개발한 전기차 신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며 자동차 시장에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화웨이는 모바일 사업을 통해 쌓은 자체 운영체제 및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활용해 차량과 스마트폰 사이 연계에 집중하며 차세대 스마트카 시장에서 차별화를 노린다.

12일 중국 제일재경(Yicai)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국영기업인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계열사와 협력해 개발한 세단형 전기차 ‘샹지에’를 6월에 출시한다. 

화웨이는 샹지에 가격을 30만~50만 위안(약 5477만~9123만 원)으로 책정할 예정이며 연간 30만 대 생산, 출시 첫 달 1만 대 판매를 목표로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BAIC 이외에 체리자동차와 장화이자동차(JAC), 세레스그룹 등 여러 중국 완성차 기업들과 협력해 스마트카를 출시할 계획을 두고 있다.

이미 출시된 화웨이 전기차의 판매 성과도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화웨이가 세레스그룹과 협업해 출시한 SUV 전기차 아이토(Aito)는 2월 중국에서 2만1142대가 판매됐다.

테슬라의 2월 판매량은 3만141대를 기록했는데 화웨이 브랜드 전기차가 이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셈이다.

화웨이가 이처럼 다수의 완성차 기업과 협력해 전기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 비결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에서 장기간 축적해 온 기술력 덕분으로 꼽힌다.

글로벌 전기차 업계는 일명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차세대 스마트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콘텐츠 플랫폼과 디지털 기반 제어장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이 핵심 경쟁요소로 자리잡았다.

기존 완성차 기업이 이러한 기술을 직접 확보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한 반면 화웨이와 같은 IT기업과 힘을 합치면 단기간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애플이 접은 꿈 중국 화웨이가 이룬다, 자체 OS 앞세워 스마트카로 영역 확장
▲ 2023년 8월10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화웨이의 전기차 전시장에 한 방문객이 아이토 M5 차량을 구경하고 있다. 뒤편으로 화웨이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전시된 모습도 보인다. <연합뉴스>
중국 자동차기업들은 이에 따라 자동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 확대를 추진하는 화웨이와 손잡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차별화되는 신차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과 자동차에 적용된 스마트카 시스템을 자체 개발한 ‘하모니’ 운영체제로 연동해 차량을 편리하게 제어하거나 콘텐츠 및 앱을 연계해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한다.

대부분의 기능을 자동차에 탑재된 기본 운영체제로 동작해야만 하는 일반 차량과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요소에 해당한다.

화웨이가 전자기기 판매를 목적으로 전 세계에 운영하는 유통점이 자동차 영업에 쓰일 수 있다는 장점도 주목받고 있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글로벌 판매 채널이 매우 제한적인 반면 화웨이는 중국은 물론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에 판매망을 구축한 상태다. 

화웨이와 BAIC는 아시아 및 유럽 시장에 유통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샹지에를 해외 시장에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블루파크의 이사 자오 이는 제일재경을 통해 “완성차 업체들은 화웨이가 가진 판매 역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이처럼 모바일 사업에서 얻은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 경쟁력을 활용해 스마트카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것은 애플이 '애플카' 프로젝트를 통해 추진하던 목표와 일치한다.

애플은 자동차 운전자와 탑승자의 사용 경험을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중심으로 바꿔내겠다는 목표를 두고 자체 운영체제와 생태계를 스마트카 시장까지 확대하기 위해 힘썼다.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가 기대치를 밑돌고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며 결국 진출 계획을 완전히 백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포기한 애플카의 꿈을 화웨이는 점차 현실로 옮기고 있는 셈이다.

화웨이는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앞으로 더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며 자동차 시장 진출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샤오미와 소니 등 다른 전자제품 전문기업도 비슷한 전략으로 스마트카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만큼 화웨이가 이른 시일에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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