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건설 기획부문 대표 부사장이 신사업을 찾으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김 부사장은 스마트팜, 스마트홈 출입보안 플래폼, 스마트시티 등 분야 스타트업 투자를 통한 건설분야 신사업 관련 기술 확보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을 찾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 부사장은 호반건설 대주주에 오르는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승계라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데 이를 물리치기 위해서도 경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2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호반건설은 과거 공공택지에 아파트를 지어 사세를 키웠으나 국내 주택시장이 축소되는 추세에 놓여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 절실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9년 전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주택 건설물량이 48만7975세대로 최근 5년(2014~2018년) 평균값보다 24% 줄었다. 2016년부터 4년 연속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호반건설은 재계 순위 44위인 호반그룹의 주력회사로 대형건설사 반열로 꼽히는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까지 올랐지만 주택분양매출 비중이 70%가 넘을만큼 편중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부동산대책을 내놓을 의지를 보이고 있어 주택시장 축소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호반건설은 토목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주택사업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해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미래사업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맨 앞에 김대헌 부사장이 서있다.
김 부사장은 6월23일 스마트시티 기술 보유기업 '플럭시티'와 투자약정 협약을 체결하며 "자회사 플랜에이치벤처스를 통해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투자하겠다”며 앞으로 공격적으로 스타트업 관련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호반건설은 2019년 2월 스타트업 투자와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엑셀러레이터 회사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했다.
김 부사장은 호반건설이 자체 기술연구소를 운영하는 것보다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이 효율면에서 낫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호반건설은 플랜에이치벤처스를 통해 도심형 스마트팜 기업 ‘쎄슬프라이머스’, 안면인식 기반 보안솔루션업체 ‘CVT’, 프롭테크 기업 ‘텐일레븐’과 ‘지인플러스’, 스마트시티 기술 보유기업 '플럭시티' 등에 투자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해 플렌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기 이전부터 관심을 보여왔다"며 "건설 관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유망사업과 관련한 스타트업에 두루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스타트업 투자는 김 부사장에게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이나 마찬가지다.
호반그룹에선 최승남 호반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안정적으로 기존 주택사업을 관리하고 다른 주요계열사 호반산업의 김진원 대표이사 사장이 토목사업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1988년 출생인데 새 먹거리를 찾는 일에서 성과를 낸다면 후계자로서 입지를 더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김 부사장은 자본금 5억 원의 분양대행업체를 설립해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키운 뒤 호반그룹 계열사를 잇달아 합병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지분 승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대주주로 있던 계열사 호반과 호반건설의 합병을 통해 호반건설 54.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