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속임수)도 강도 높은 체력훈련도 소용이 없었다.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이 벼랑 끝에 몰렸다. 다음 상대인 멕시코를 이기지 못하면 ‘신태용호’의 러시아월드컵 16강 여정은 사실상 끝난다. 
 
신태용, 멕시코 '전술 천재' 오소리오 깰 '묘책' 보여줄까

▲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24일 자정 우리 대표팀은 멕시코와 러시아월드컵 두 번째 경기를 한다. 18일 열린 스웨덴과 경기에서는 유효슈팅 하나 만들어 보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0:1로 졌다. 

멕시코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지만 상황은 스웨덴 경기보다 나쁘다. 

세계 랭킹 15위 멕시코는 여러모로 스웨덴보다 한 수 위인 팀이다.

스웨덴과 달리 선수 대부분이 유럽 주요 리그에서 뛰고 있거나 뛰었던 경험이 있다.

대표팀 경기를 100경기 이상 소화한 ‘센추리클럽’ 멤버도 4명이나 된다. 

'전술의 천재'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도 부담스럽다. 

콜롬비아 출신인 오소리오 감독은 2015년부터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아왔다.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 칠레에 0:7로 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경질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 첫 경기에서 독일에 1:0으로 승리하면서 멕시코 국민들에게 열광적 지지를 얻고 있다.

오소리오 감독은 21일 미국 ESPN 인터뷰에서 “한국을 잘 분석했다. 좋은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며 우리 대표팀 전술과 기성용 등 주요 선수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드러냈다. 우리 대표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거스 히딩크 감독도 직접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 SBS축구해설위원도 22일 “오소리오 감독은 우리가 어떤 전술을 들고 나와도 그에 맞춰 즉시 전술을 변경할 수 있다”며 바라봤다.

경험이 풍부한데다 전술적으로도 한 수 위인 멕시코를 상대로 우리 대표팀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표팀이 스웨덴과 경기처럼 수비진영 깊숙이 내려 앉아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스웨덴보다 강한 멕시코의 공격력에 90분 내내 휘둘리다 경기가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폭스스포츠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히딩크 감독은 18일 “최고 수준 공격수인 손흥민을 측면 수비수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대표팀이 더욱 공격적 전술을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뛰었던 데미안 더프 전 선수 역시 같은날 아일랜드 방송 RTE에 출연해 “손흥민이 소속팀인 토트넘에서는 30미터만 달리면 됐지만 한국 대표팀에서는 70미터를 달려야 한다”며 대표팀 전술의 문제를 지적했다. 

멕시코와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16강 진출이 불가능하므로 공격적 전술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는 국가대표 사이의 A매치는 아니지만 멕시코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기도 했다.

특히 신태용 감독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손흥민, 황희찬 등 현재 대표팀 주축 선수를 이끌고 멕시코 올림픽 대표팀을 1:0으로 이긴 경험이 있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은 수비진영에 내려앉지도, ‘트릭’을 준비하지도 않았다.  

현재 멕시코 국가대표팀도 2016년 올림픽 대표가 다수 포함돼 있다. 2016년 브라질에서 일어났던 일이 2018년 러시아에서 재현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