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자 미국 행동주의 투자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 대변인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차의 주주로서 경영진이 발표한 자사주 일부 소각 및 추가 주식 매입 후 소각 계획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 발전이기는 하지만 주주들이 경영진에 기대하는 바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엘리엇매니지먼트 “현대차 자사주 소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쳐”

▲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대변인은 “현대차그룹이 더욱 효율적 지주사체제를 도입하는 것과 함께 자본 관리 최적화, 주주 환원 개선 등에 나서고, 그룹 전반에 걸쳐 기업경영구조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구체적 실행방안을 채택할 것을 재차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보통주 661만 주, 우선주 193만 주 등 모두 854만 주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27일 밝혔다.

현대차가 소각 결정을 내린 주식 가치는 모두 1조 원어치로 시가총액의 3% 수준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최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6일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를 따르면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말한 것을 놓고도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 반박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금융자회사를 지주회사 밑에 두면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며 “그래서 23일 보도자료에서 2년의 유예기간에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명확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23일에는 현대차그룹에 공식적으로 서한을 보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 및 지주회사 설립을 주장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과다 잉여현금 각각 6조 원의 특별배당 및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최소 40~50%로 상향, 국제적 경험을 갖춘 이사진 3명 추가 선임 등도 요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