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대표이사 사장이 일부 지분을 팔아 상속세를 마련하고 SK그룹과 인연도 더욱 쌓았다.

OCI는 26일 이 사장이 시간외매매로 OCI 보통주 25만7466주를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의 지분율은 6.12%에서 5.04%로 낮아졌다.
 
이우현 OCI 지분 일부 팔아 상속세 마련, SK실트론이 '백기사'로 지원

이우현 OCI 대표이사 사장.


이 사장의 어머니인 김경자 송암문화재단 이사장과 여동생인 이지현 OCI미술관 관장도 각각 OCI 주식을 29만655주, 33만392주 팔았다. 김 이사장과 이 관장의 지분율은 각각 0.83%, 1.89%로 줄었다.

이 사장 등이 OCI 지분을 일부 처분한 것은 고 이수영 전 OCI그룹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 상속에 따른 세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사장 등이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 규모는 모두 2천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상속 지분 가운데 절반 정도를 상속받은 이 사장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만도 1천억 원 수준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6조에 따르면 상속재산이 30억 원을 넘으면 30억 원 부분까지 상속세 10억4천만 원이 부과되고 초과분에는 50%의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사장 가족이 상속받은 이 전 회장의 지분은 OCI 보통주 260만여 주. 26일 종가 16만500원을 적용하면 4000억 원 규모다. 

이 사장 등은 이번에 지분을 처분해 모두 1300억 원가량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속세의 구체적 납부 방법으로 연부연납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부연납은 상속·증여세의 납부세액이 2000만 원을 넘으면 세무서장의 허가를 받아 담보를 제공한 뒤 일정 기간에 걸쳐 상속·증여세를 분할 납부하는 제도다.

이 사장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지분 매각 과정에서 SK그룹의 도움을 받았다. SK실트론은 이 사장 등이 내놓은 OCI 지분 매물 가운데 절반 수준인 47만6987주를 25일 종가인 15만8천 원에 샀다.

SK실트론의 OCI 주식 취득을 놓고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시간외매매로 주식거래를 하면 당일 종가에 할인된 가격으로 매매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 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이의 사업적 인연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은 OCI가 사업재편 과정에서 매각한 OCI머티리얼즈의 지분 49.1%를 47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OCI머티리얼즈는 현재 SK머티리얼즈의 전신이다.

SK실트론은 실리콘 웨이퍼 제조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회사다. OCI의 주력제품인 폴리실리콘은 실리콘 웨이퍼의 원재료다. OCI와 우호적 관계를 맺어 주력제품의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