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동주의 투자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자동차 지분율이 높은 것으로 추정돼 현대자동차 주식에 투자할 기회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고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3개 계열사 보유자산과 이익잉여금을 고려하면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보유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식 가운데) 현대차 비중이 높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 주식 가장 많이 보유할 가능성 높아"

▲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사옥.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이후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식 1조 원어치를 보유한 사실과 현대차그룹에 추가적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의 해외 기업설명회에서 주주 권익을 높이기 위한 개편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배당여력 등을 고려해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차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대차 주주에게 이득이 되는 방식으로 현대차그룹에 추가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추정된 것이다.

윤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배구조 개편 관련) 주주총회를 열지 않는다는 것은 지엽적 문제”라며 “주주환원 차원에서 현대차 주식을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그룹 전체적으로 배당 확대가 이뤄지면 기아차도 좋은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에 제시한 개편안에는)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무수익 자산 활용,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 등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그는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 보유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현대모비스 지분율이 미미하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수익 극대화 측면에서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을 반대해서 얻는 실익이 적어 보인다“고 바라봤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현대차그룹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윤 연구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과거 처음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적극적 공격으로 선회한다는 점을 현대차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 부분 수용한 뒤 타협을 시도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