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우체국 앞 거리에서 김민석 영등포을 후보와 맞잡은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을 이틀 앞두고 서울의 주요 격전지를 돌며 ‘윤석열 정권 심판’을 목 놓아 외쳤다.
이 대표는 8일 오후 12시30분경 서울 여의도우체국 앞 거리에서 “이 나라 경제에 희망이 없는 이유는 지금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앞으로 좋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번 4월10일 정부의 역주행을 여러분 손으로 멈춰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여의도가 포함된 영등포을 후보이자 현역 의원인 김민석 후보와 당원, 지지자들이 함께 했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러서인지 이 대표의 목소리는 반쯤 잠겨 있었다. 그럼에도 연설 내내 결연한 어조를 유지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 장소가 여의도란 점을 언급하며 경제 얘기로 말을 꺼냈다.
이 대표는 “자본시장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지만 실제 주식시장을 보면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보면 ‘공정한 규칙이 작동하고 있나’라는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이 주가조작으로 돈을 수십억 원을 벌었는데 이걸 단속해야 하는 증권당국이나 사법당국이 특정인에 대해 수사조차 하지 않는다고 하면 외국인들이 규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시장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주식시장만 좀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합리적으로 운영되면 똑같은 상황에서도 저는 주가가 상당히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안보가 완전히 폭망하고 있다”며 “외교 실패 때문에 러시아와 북한이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결국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기술을 지원하는 그런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안보가 위태로워졌고, 미국에서조차 ‘우크라이나 이렇게 공식적으로 경고 중동 다음으로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건 한반도’라고 공식적으로 경고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당연히 주가가 떨어지고 국내 경제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분단체제란 점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용하는데 평화에 대한 신뢰를 높이면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과거 민주정부들이 평화정책을 시행해 한반도 정세가 안정되고 평화체제가 공고해질 때 대한민국 경제도 발전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안보가 완전히 폭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실리를 등한시한 ‘가치외교’로 국익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실리가 아닌 이상한 가치외교에 지나치게 편중하다 보니까 계속 경제 영토를 잃어가고 있다”며 “기업들의 대외 활동 여건이 점점 나빠지고 있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는 유세차에 함께 탄 김민석 후보의 손을 잡아 들어 올리며 시민들에게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여러분의 더 나은 남은 인생을 위해, 우리 자녀들의 더 행복한 희망 있는 미래를 위해, 김민석을 도구로 삼아달라. 4월10일 반드시 승리하기 바란다. 김민석을 부탁한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김민석 후보는 정말 실력이 있다”며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을 맡고 있는데 본인 선거구가 어려운 상황인데도 중앙당 상황실을 체크하고 메시지를 정리해 방향을 정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이날 이 대표는 선거 막바지 서울 격전지 유세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동작을에서 시작해 영등포을, 동대문갑 종로, 중성동을, 서대문갑, 양천갑 등 민주당 후보가 접전을 펼치는 지역을 위주로 지원유세를 하며 ‘정권 심판론’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9일 재판 출석이 예정돼 있는 만큼 8일 최대한 많은 일정을 소화하며 승리에 힘을 보태려 한 것으로 보인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 쪽에서 두번째)가 류삼영 동작을 후보(오른쪽 첫번째)와 함께 8일 동작을 관내의 숭실대학교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이재명 대표 유튜브채널 갈무리>
다만 이 대표는 재판 참석 대신 지원 유세를 진행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날 여의도 일정에 앞서 이 대표는 오전 11시20분경 동작을 선거구에 속한 남성사계시장 부근에서 류삼영 동작을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 도중에 “서부 경남은 시간이 없어 가보지 못하고 있는데 내일(9일)은 재판을 참석하지 않고 서부 경남에 한번 가볼까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작 유세에서는 전국 각지에 있는 경합지역, 열세지역 후보들을 거명하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행사장에 나온 지지자들을 향해 해당 지역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국회가 국정을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하게 되면 이 나라는 정말 큰일 난다”며 “동작을에서 류삼영 후보를 꼭 당선시키고 여러분 핸드폰에 저장돼 있는 모든 분들에게 전화를 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유세 연설 뒤 이 대표는 류삼영 후보와 동작을 내 숭실대학교 근처를 걸으며 학생·시민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이 대표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싸인을 요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격전지를 두루 누빈 뒤 오후 늦게는 인천에서 일정을 진행한다.
오후 6시40분 경 인천 동미추홀을 지역에서 남영희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뒤 자신의 지역구인 계양을로 넘어와 일정을 마무리한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