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가 인적분할을 통해 기업공개(IPO)에 힘을 싣는다.

비트코인의 4번째 반감기를 맞아 가상화폐시장이 다시 호황기를 맞고 있고 최대주주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도 해소돼 기업공개를 위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빗썸 기업공개 앞두고 인적분할 추진, 이재원 가상화폐시장 활황에 승부수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사진)가 인적분할을 단행해 기업공개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 한다.


다만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 문제는 기업공개 과정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세심한 기업공개 추진이 필요해 보인다.

25일 빗썸에 따르면 6월13일 가상화폐거래소와 기타 사업부문을 각각 분리하는 단순 인적분할을 시행한다.

이번 인적분할 결정은 주력사업인 가상화폐거래소를 중심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해 2020년부터 도전해왔던 기업공개를 원활하게 추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빗썸은 22일 인적분할 추진 소식을 전하면서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에 도전한다”며 “존속법인 빗썸코리아는 거래소 사업을 중심으로 평가받아 기업공개 실현 가능성을 한층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기업공개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잡은 것은 최근 비트코인 급상승으로 한층 뜨거워지고 있는 가상화폐시장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비트코인 반감기를 맞아 가상화폐시장이 활황 분위기라 기업공개를 위해 필요했던 실적개선 문제도 손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빗썸은 가상화폐시장이 투자 열풍에 휩싸였던 2021년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이후 가상화폐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특히 2025년 상반기는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맞아 다시 한번 최고가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지나고 나서 대략 6개월 이후 최고가를 새로 쓰는 흐름을 보였다.

미국 증권사 번스타인 분석가들은 11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 위한 랠리를 펼친 이후 2025년 중반 15만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가상화폐시장이 활성화한다면 가상화폐 거래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빗썸은 실적을 개선하는 기회를 맞을 수도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과감한 수수료 무료 정책을 통해 실적을 늘릴 준비도 마쳤다. 빗썸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한동안 제로 수수료 정책을 쓰다가 5일부터 다시 거래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빗썸 기업공개 앞두고 인적분할 추진, 이재원 가상화폐시장 활황에 승부수

▲ 가상화폐시장이 다시 호황기를 맞고 있고 최대주주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도 해소돼 빗썸의 기업공개를 위한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다만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여전히 복잡한 빗썸의 지배구조가 기업공개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불명확한 지배구조는 기업공개를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약 73.5% 지분을 확보한 빗썸홀딩스다. 

빗썸홀딩스는 이정훈 전 빗썸 이사회 의장과 그 우호세력이 약 65%를, 방송용 디스플레이업체 비텐트가 약 34%를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핏 보면 간단해보이지만 이 전 의장과 우호세력, 비덴트 지분을 보유한 회사들의 지분이 얽혀 있어 기업공개를 위해서는 투명성 강화가 필요하다.

빗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기업공개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시점으로 본 것이 2025년 하반기다”며 “올해는 2021년만큼은 아니지만 추세적으로 시장 환경이 작년보다는 낫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