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평균가격 1년 전보다 90% 하락, 공급 과잉에 구조조정과 투자 지연 흐름

▲ 미국 네바다주 실버피크에 위치한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앨버말'의 리튬 증발 연못(evaporation pond).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리튬 가격이 1년 전보다 크게 하락해 채굴 업체가 투자를 늦추고 구조조정까지 실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해 2월 리튬 가격은 1년 전인 2023년 연초보다 90% 가량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격 폭락 영향으로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미국 앨버말(Albemarle)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 준비하던 리튬 가공 프로젝트를 무기한 연기했다. 

전기차 240만 대에 실릴 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의 리튬을 생산하려 했으나 투자를 늦춘 것이다. 

앨버말은 1월 전체 직원 가운데 4%인 300명의 인력을 해고하며 비용 절감에 나서기도 했다. 

앨버말의 켄트 마스터스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열렸던 콘퍼런스콜을 통해 “(리튬) 가격이 지금과 같이 낮게 유지되면 이 프로젝트는 경제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 광물인 리튬 가격도 덩달아 폭락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산업 성장세가 예상돼 리튬 업체들이 공급을 크게 늘렸는데 차량 판매가 부진해 공급 과잉인 리튬 가격이 떨어졌다는 분석으로 보인다.

리튬 외에 배터리에 들어가는 다른 광물인 니켈 등도 가격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앨버말이나 시그마 리튬과 같은 업체들의 움직임이 조업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 미래 투자 계획을 일시 지연한 성격이라는 점도 함께 짚었다. 

켄트 마스터스는 “리튬 가격이 현재 수준에 머물면 공급이 줄고 결국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