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금도 지나서 보면 저점이야, 반감기를 믿으니까.”

29일 가상화폐 커뮤니티 게시판에 한 투자자가 최근 하락 흐름을 보이는 비트코인 가격에도 장기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남긴 글의 일부다.
 
ETF 승인 '약발' 떨어진 비트코인, 투자자들 4월 반감기만 기다린다

▲ 가상화폐 업계는 4월 반감기 이벤트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긍정적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 투자자가 장기 투자를 결심하게 된 것은 올해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를 지나고 나면 비트코인 시세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반감기는 4년마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가상화폐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시세를 끌어올리는 호재거리로 여겨진다.

이런 투자자의 ‘믿음’처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반감기가 비트코인 가격 반등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반감기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이후 가장 주목받는 이벤트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감기에 현물 ETF 출시, 금리 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가상자산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바라봤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도 지난해 12월29일 ‘미리보는 2024 디지털 자산 핫이슈 10’에서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를 주요 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꼽으며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공급이 감소할 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실제 비트코인은 과거 세 차례 반감기를 겪으면서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 번째 반감기였던 2012년 11월28일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12.20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150일 뒤에는 127달러까지 올랐다.

2016년 7월9일 두 번째 반감기 때에도 비트코인은 640달러에서 거래되다가 다섯 달 뒤에는 758.81달러까지 상승했다.

세 번째 반감기였던 2020년 5월11일 비트코인은 8600달러 수준이었으나 150일 후에는 1만943달러까지 올랐다.
ETF 승인 '약발' 떨어진 비트코인, 투자자들 4월 반감기만 기다린다

▲ 반감기와 비트코인 가격 추이. <유진투자증권>

다만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거친다고 하더라도 시세에 즉각적으로 그 효과가 반영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거친 뒤 점진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으나 최고가격은 1년 이상 시간이 흐른 뒤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첫 번째 반감기인 2012년 11월 이후 당시 최고가격은 1년이 지난 2013년 11월에 도달했다. 반감기 당일과 비교해 9490% 상승한 1170달러를 나타냈다.

두 번째 반감기였던 2016년에는 최고가격이 1년6개월을 넘긴 2017년 12월에 나타났다. 반감기 때보다 2970% 오른 1만9650달러였다.

세 번째 반감기 때인 2020년에도 최고가격은 1년8개월 정도가 지난 2021년 11월에 도달했다. 반감기 당일 대비 685% 상승한 6만7500달러였다.

하지만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하기 전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상화폐투자사 플레이스홀더의 크리스 버니스크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금 경신하기 전에 2만 달러 중반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버니스크는 “비트코인 조정 과정이 몇 달에 걸쳐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언제나 그랬듯 인내를 당신의 친구로 둘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이날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578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보이다 올해 1월11일 승인 소식에 6677만 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조정을 받아 5300만 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다시 조금씩 시세가 반등하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