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에이스침대 안성호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두 아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에이스침대 주가가 최근 4년 사이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시점에 증여세를 절감하기 위한 복안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에이스침대가 주가 반등과 소액주주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 등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주가 폭락한 에이스침대, 안성호 두 아들에 지분증여 '웃고' 소액주주 '울고'

▲ 에이스침대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이사 사장은 두 아들에게 주식을 증여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스침대 주가는 이날 2만5050으로 거래를 마쳤다. 2021년 8월 31일 6만7400원에서 2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에이스침대 주가는 최근 4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이사 사장이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고 두 아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에이스침대가 자기주식을 매입한 것은 2006년이 마지막이다.

자기주식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매입을 통해 확보한 자기주식을 소각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이다.

주식 총수가 줄어들면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 주식 가치는 상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에이스침대는 2018년과 2022년에 자기주식 소각이 아닌 처분을 진행했다. 두 번 모두 관리종목 지정 해제를 위해서였다.

관리종목에서는 해제됐지만 대량의 주식이 시장에 나오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에이스침대가 상속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주가가 떨어져도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댓글이 있을 정도다.

에이스침대 오너 일가가 들고 있는 에이스침대 지분은 79.6%에 달한다. 에이스침대 전체 주주 가운데 소액주주 비율은 99.8%다.

주가가 2년 넘게 이렇다 할 반등조차 없이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안 사장은 이 시점에 장남 안진환씨와 차남 안승환씨에게 에이스침대 주식 지분 2.0%씩을 각각 증여했다.
 
주가 폭락한 에이스침대, 안성호 두 아들에 지분증여 '웃고' 소액주주 '울고'

▲ 에이스침대가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주가는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 상태가 되면서 오너 일가 입장에선 주식을 물려주기에는 최적의 시점이 찾아왔다. 증여세를 줄이면서 지분을 넘길 수 있어서다.


에이스침대가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주가는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 상태가 되면서 오너 일가 입장에선 주식을 물려주기에는 최적의 시점이 찾아왔다. 증여세를 줄이면서 지분을 넘길 수 있어서다.

현행법에 따르면 주식에 대한 증여세는 증여일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두 아들 입장에서는 ‘증여받은’ 에이스침대 주식을 들고 있어서 나쁠 것이 없다. 에이스침대 배당성향이 최근 2년 동안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에이스침대 배당성향은 20.19%를 기록했다.

에이스침대는 최근 5년 동안 견고한 실적을 내고 있다. 2018년 2450억 원, 2019년 2774억 원, 2020년 2895억 원, 2021년 3464억 원, 2022년 3462억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2억 원 줄긴 했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영업이익도 크게 늘었다. 2018년 403억 원, 2019년 499억 원, 2020년 493억 원, 2021년 768억 원, 2022년 653억 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뒀다.

일각에서는 두 아들에게 한 주식 증여를 놓고 3세 경영 승계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두 아들이 에이스침대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1968년생인 안 사장이 아직 경영 일선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를 논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안진환씨는 1995년생, 안승환씨는 1998년생으로 20대 중후반에 불과하다.

안진환씨는 올해 6월 에이스침대에 팀원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에 들어간 상태다. 안승환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경영학과 관련된 전공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안진환씨는 경영수업을 시작했다고 봐도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증여가 장남과 차남에게 동일한 지분율로 이뤄진 만큼 경영 승계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