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요 2차전지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도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2차전지 테마 바람을 타고 7월 출시된 양극재 등 2차전지소재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는 하루에만 가격이 30% 가까이 움직이며 레버리지 상품 저리가라 할 정도의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도 아닌데 변동성이 에코프로급, ETF시장도 2차전지 주의보

▲ 에코프로 등 2차전지주 주가 하락에 따라 관련 ETF 가격도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27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소재Fn’은 각각 13.70%와 12.47% 내린 1만2285원과 1만1405원에 거래를 마쳤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과 TIGER 2차전지소재Fn은 각각 1.62%와 2.15% 내린 1만4천 원과 1만2750원에 장을 시작한 뒤 장 초반 한 때 상승 전환을 눈앞에 두기도 했지만 오전 10시 이후 지속해서 하락폭을 키워 결국 10% 이상 내렸다.

두 상품은 전날에도 국내 주요 2차전지주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가격이 큰 변동성을 보였다.

전날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과 TIGER 2차전지소재Fn은 국내 주요 2차전지주의 주가 상승에 따라 오전 장을 15% 이상 오른 상태에서 마쳤다.

하지만 오후 1시 넘어 급락하기 시작해 오후 2시를 전후해서는 -10%대까지 하락했고 이후 하락폭을 일부 만회하며 -3%대에서 장을 마감했다.

전날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과 TIGER 2차전지소재Fn의 변동폭은 각각 -10.06~16.04%, -10.21~16.31%를 보였다.

국내 ETF시장에서 지수 움직임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도 가격이 하루에 10% 이상 변동하는 일은 흔치 않은데 두 상품 모두 하루에 가격이 30% 가량 움직이며 평상시 레버리지 상품의 변동성을 크게 뛰어 넘은 것이다.

두 상품의 변동 폭이 2차전지 관련 ETF 가운데서도 특히 크게 나타난 것은 전날 주가가 급락한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소재기업을 포트폴리오에 집중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 포르폴리오를 보면 전날 기준 포스코퓨처엠 비중이 22.5%로 가장 높고 에코프로비엠(19.7%), 에코프로(18.5%), LG화학(11.6%), 엘앤에프(11.6%) 등이 뒤를 잇는다.

TIGER 2차전지소재Fn 역시 포트폴리오 상위 5개 종목에 에코프로(20.1%), 에코프로비엠(18.0%), 포스코홀딩스(17.0%), 포스코퓨처엠(13.6%), LG화학(10.6%)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과 TIGER 2차전지소재Fn은 각각 7월4일과 7월13일 상장됐다. 출시 때부터 다른 2차전지 ETF와 달리 국내 대표 양극재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2차전지산업에는 원자재부터 소재, 부품, 장비, 배터리 생산,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연관돼 있는데 이 가운데 상반기 주식시장을 달군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양극재 관련 기업에 80~90%가량을 투자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더군다나 국내 ETF시장 1,2위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나란히 관련 상품을 내놓으면서 개인투자자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개인투자자는 상품 출시 이후 전날까지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을 673억 원, TIGER 2차전지소재Fn을 340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전날 개인투자자는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와 TIGER 2차전지소재Fn을 각각 122억 원과 901억 원 등 모두 1천억 원 넘게 순매수했다. 전날 개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순매수 상위 2위 종목 LS(975억 원)를 웃도는 규모다.

이에 따라 두 상품 모두 출시 이후 몸집도 빠르게 커졌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는 순자산 규모가 상장 첫날 871억 원에서 전날 1764억 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TIGER 2차전지소재Fn는 상장 첫날 1076억 원에서 전날 3947억 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레버리지 상품도 아닌데 변동성이 에코프로급, ETF시장도 2차전지 주의보

▲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5일 TIGER 2차전지소재Fn 순자산이 3천억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과 TIGER 2차전지소재Fn 모두 이틀 연속 가격이 크게 내렸지만 상장 이후 성과는 나쁘지 않다. 주가 하락 이전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과 TIGER 2차전지소재Fn는 상장 이후 이날까지 각각 30.79%와 32.35% 상승했다.

변동성 차이만 있을 뿐 이 같은 가격 흐름은 7월 이전 상장된 2차전지 관련 ETF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테마’, 신한자산운용의 ‘SOL 2차전지소부장Fn’,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 KB자산운용의 ‘KBSTAR 2차전지액티브’ 등도 이틀 연속 크게 내렸지만 7월 이후 상승률은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와 TIGER 2차전지테마, SOL 2차전지소부장Fn, Kodex 2차전지산업, KBSTAR 2차전지액티브는 7월 들어 이날까지 각각 24.49%와 17.05%, 17.01%, 14.64%, 14.55% 상승했다.

국내 ETF시장에 상장된 700여 개 상품 가운데 수익률 2위와 8위, 9위, 12위, 13위에 각각 올랐다.

2차전지 관련주가 한동안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새로 관련 ETF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은 투자 시기를 신중히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TF는 기본적으로 여러 종목을 한 바구니에 담아 개별주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변동성을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지금은 2차전지주 전반의 주가 변동성이 워낙 큰 상황이라 관련 ETF 역시 큰 변동폭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날도 에코프로비엠(-17.25%)과 에코프로(-19.79%), 엘앤에프(-9.13%) 등 코스닥시장뿐 아니라 포스코홀딩스(-5.71%), LG화학(-9.62%), 포스코퓨처엠(-13.21%) 등 코스피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내렸다.

증권업계에서도 2차전지 관련주를 향한 투자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팀은 이날 리포트에서 “국내 2차전지주 하락, 미국 기준금리 전망 등을 놓고 볼 때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위험 심리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는 2차전지업종 의존도가 확대된 상황에서 방어적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