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발포제 생산 전문기업인 금양의 주가가 2차전지 사업 기대감에 급등하면서 외국인 유동성 유입이라는 호재를 놓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어 보인다.

8월 예정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지수 정기 편입에서 '극단적 주가상승' 항목 때문에 실패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편입에 실패한 에코프로와 마찬가지로 ‘러브콜의 역설’ 전철을 밟게 될 지 주목된다.
 
금양 MSCI 편입 실패 가능성, 에코프로 이어 ‘극단적 주가 상승’에 막힐 판

▲ 금양 주가가 급등한 결과 8월 MSCI 한국지수 정기 편입에 실패할 거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양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16.99% 오른 14만3200원에 마감했다.

금양은 2차전지 관련 종목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며 최근 강력한 모멘텀을 받고 있다. 소위 ‘밧데리 아저씨’라 불리는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가 여러 매체에 등장해 2차전지를 홍보했으며 금양의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에도 2차전지 사업이 추가됐다.

금양은 지난 번 MSCI 한국지수 정기 편입이 이뤄진 5월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총 114.37% 올랐다. 이로써 시가총액 등 기준이 충족된 만큼 증권가에서는 다음 번 8월 정기 편입 때 금양이 편입에 성공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MSCI 지수는 글로벌 대표 벤치마크 지수로서 미국계 펀드 95%가 이 지수를 추종할 정도로 중요성을 지닌다. 지수에 편입되면 글로벌 패시브(지수추종) 펀드의 자금이 자동으로 유입돼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MSCI 지수 가운데 한국 종목이 포함된 지수들을 추종하는 전체 패시브 펀드의 운용자금 규모는 4천억 달러(약 512조 원)로 추산될 정도로 규모가 커 편입 성공 종목은 추가 주가 상승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정기 편입은 8월11일에 결과가 발표되며 8월31일에 실제 편입이 이뤄진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금양의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한 결과 8월 편입에 실패할 거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재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양의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데 과도한 주가 상승은 편입 불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MSCI는 지수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2021년 ‘극단적 주가상승 종목 배제’ 규정을 신설했다.

해당 규정의 검토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편입이 이뤄지는 달에 앞선 달의 마지막 10개 거래일 가운데 무작위로 하루를 선정해 기준일로 삼는다. 

기준일로부터 직전 5거래일, 10거래일, 15거래일, 20거래일, 25거래일, 30거래일, 35거래일, 40거래일, 45거래일, 50거래일, 55거래일, 60거래일의 총 12개의 구간을 설정한다. 그 뒤 각 구간마다 업종 평균 수익률 대비 해당 종목의 초과수익률을 산출한다.

직전 5, 10, 15, 20거래일 구간에서는 해당 종목의 초과수익률이 100%포인트를 넘으면 안 된다. 25, 30, 35, 40거래일 구간에서는 200%포인트를 넘어선 안 되며 45, 50, 55, 60거래일 구간에서는 400%포인트를 넘으면 안 된다.

지난 5월 정기 편입에서 에코프로는 첫 ‘극단적 주가상승 종목’에 오르며 편입에 실패했다. 4월18일이 기준일로 선정된 가운데 직전 60거래일 구간에서 초과수익률이 400%포인트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8월 정기 편입의 경우 7월18일~31일까지 10개 거래일 가운데 하루가 기준일이 되는데 현재까지 MSCI의 행보를 보면 첫 4개 거래일 가운데 하루, 특히 첫째날이 기준일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금양의 초과수익률 산출 기준일은 7월18일, 19일, 20일, 21일 가운데서도 18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금양의 최근 주가가 급등한 결과 일정 구간에서 초과수익률이 한계치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18일이 기준일이 될 경우 직전 15거래일 구간에서 금양의 초과수익률이 101.6%포인트로 100%포인트를 넘는다”며 편입 예상 종목에서 금양을 제외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금양의 편입 가능성을 기존 ‘높음’에서 ‘낮음’으로 낮췄다.

고 연구원에 따르면 7월18일, 19일, 20일, 21일을 기준으로 직전 15거래일 구간에서 초과수익률은 각각 101.8%포인트, 100.9%포인트, 105.0%포인트, 103.0%포인트로 나타났다. 네 거래일 가운데 어느 날이 기준일이 돼도 초과수익률 한계치를 넘어선다.

고 연구원은 “‘극단적 주가상승 종목’ 규정을 시장이 인지해 금양의 수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주가 급등으로 초과수익률이 한계치를 넘어서 버렸다”며 “사실상 편입실패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금양 MSCI 편입 실패 가능성, 에코프로 이어 ‘극단적 주가 상승’에 막힐 판

▲ MSCI의 '극단적 주가상승 종목 배제' 조항이 금양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 MSCI >


이에 금양이 2호 ‘극단적 주가상승 종목’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편입에 실패하면 국내 증시에서 ‘극단적 주가상승 종목’에 오른 종목이 모두 2차전지 관련주가 된다. 다만 에코프로는 8월 편입에 성공할 거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우세하다.

한편 금양의 주가상승세를 2차전지 테마 과열의 한 양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를 실제 생산하는 에코프로 그룹도 주가과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금양의 2차전지 사업은 기대감 수준에 그친다. 금양의 몽골 광산 발굴, 부산 2차전지 공장 신설 등 사업은 현재까지 실체화하지 않았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