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험지 전문 CEO’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하반기 성적표도 합격점 받나

▲ 롯데하이마트가 하반기에 흑자를 거둘지 적자를 볼지를 놓고 증권가 시선이 갈린다.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의 구조조정 노력이 효과로 나타나야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롯데하이마트가 상반기에 ‘깜짝 실적’을 냈지만 앞날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의구심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구조조정 노력이 효과를 낸다면 하반기 성적표에서도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롯데하이마트가 2분기에 영업이익 78억 원을 낸 것을 놓고 호평이 이어지지만 하반기 실적을 놓고는 의견이 갈린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의 2분기 실적은 IBK투자증권과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다”며 “각고의 노력으로 빠른 개선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롯데하이마트가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는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 효과가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절대적 점포 수를 축소하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했다”고 봤다.

현재 남창희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의 전략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회사의 손익 개선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남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는 판매 중심에서 케어서비스로 사업 무게를 이동하기로 했다”며 “그동안 판매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렸다면 이제부터는 사후 서비스(A/S)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나가고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라고 바라봤다.

롯데하이마트는 18일 2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가전유통전문점 위상을 복원하겠다”며 ‘고객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가전 구매 및 평생 케어 서비스 1번지’가 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과거에 가전을 판매하는 역할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제품이 고장나거나 파손됐을 때에도 매장을 방문하면 이를 처리해주는 종합 가전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가전을 판매하는 공간에 머무른다면 고객들이 매장을 자주 찾지 않겠지만 고장이 난 가전을 고쳐주는 공간으로 진화한다면 고객과 접점이 넓어지고 보다 많은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여겨진다.

남 대표는 실제로 지난해 말 롯데하이마트 대표에 취임한 뒤 전략기획부문 밑에 팀 단위로 있던 서비스사업 조직을 실 단위로 격상하며 고객들에게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

하지만 3개 분기만의 흑자 전환이라는 기세를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느냐를 놓고는 증권가 전망에 다소 온도차가 존재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가 3분기에 영업이익 96억 원을 내겠지만 4분기에는 영업손실 162억 원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전체적으로는 영업손실 66억 원을 보게 된다는 뜻인데 이렇게 되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하반기 적자 흐름을 이어가게 된다.

그는 “단기 실적 측면에서 바닥은 확인됐다고 판단하지만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 향후 (실적) 추정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해마다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영업권 손상차손 리스크를 고려해 보수적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가 비효율 점포 구조조정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전시장 둔화에 따른 기존점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여전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 ‘험지 전문 CEO’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하반기 성적표도 합격점 받나

▲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사진)은 롯데그룹 내부에서 유독 업황이 좋지 않은 계열사만을 도는 '험지 전문 CEO'다. 그가 지난해 말 롯데하이마트를 맡은 지 반 년 만에 흑자 전환의 성적표를 얻었는데 하반기에도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하이마트의 기존점 성장률은 1~2월 –24.9%, 3~4월 –18.3%, 5~6월 -9.0% 등이다. 

반면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가 하반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3분기와 4분기에 영업이익으로 각각 106억 원, 15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남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가 추진하는 성과가 구체화하려면 다양한 서비스 제공, 풍부한 인력 구축, 서비스 이미지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성과를 기대하기에는 무리다 있다”며 “하지만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판단한다”고 바라봤다.
 
물론 남 연구원도 롯데하이마트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으로 유지하며 실적의 가파른 반등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남창희 대표가 롯데하이마트의 하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려면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체질 개선 노력의 효과가 이른 시일에 나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 대표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에서 흔하지 않은 ‘롯데맨’이다. 1992년 롯데마트에 입사해 2019년까지 줄곧 일한 뒤 2020년부터 롯데슈퍼 대표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전문경영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22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하이마트 대표에 선임됐다.

업황이 좋지 않은 계열사만을 맡는다는 뜻에서 유독 험지를 도는 전문경영인이기도 하다.

롯데슈퍼 대표를 맡는 동안 흑자 전환을 이끌지는 못했지만 그가 수장을 맡기 전 연간 1천억 원이 넘는 손실을 내던 회사의 적자 규모를 40억 원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롯데하이마트 대표 취임 이후 반 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기세를 이어간다면 외부 출신 인재가 아닌 롯데맨으로서 자존심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