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보훈부) 장관이 첫 보훈부 수장의 이름에 걸맞은 성과를 맺을 수 있을까.

박 장관은 국민 일상 속 보훈문화 정착 등 보훈정책의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충분한 결과물을 내기 전에 자리를 떠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보훈정책 ‘혁신’ 선언 박민식, 초대 장관으로 기대받지만 총선 출마 전망도

▲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이 보훈정책들을 실현해 자신이 강조한 '일류보훈'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출범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첫 현충일을 하루 앞두고 5일 국가보훈부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국가보훈부는 1961년 군사원호청으로 시작한 국가보훈처가 62년 만에 부로 승격한 것이다.

박 장관은 이전까지 보훈처장을 맡고 있었는데 보훈부로 격상됨에 따라 거느린 조직의 규모와 권한이 크게 확대됐다. 보훈처 시절 ‘1실 9국 24과’였던 조직규모는 ‘2실 10국 31과’로 바뀐다. 또 박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국무회의에 참석해 법령에 관해 심의·의결권을 갖고 독자적 부령을 발령할 권한도 갖게 됐다.   

초대 장관에 오른 박민식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일류보훈’을 완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장관은 "보훈부를 성공적으로 안착해 보훈이 과거 희생과 헌신에 대한 보상을 넘어 대한민국의 정신적 근간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견인하는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보훈부의 중점과제로 △국민 생활 속 보훈문화 조성 △국가유공자의 고품격 보훈의료체계 구축 △국가유공자의 경제적 보훈 안전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우선 박 장관은 전국의 현충원과 국립묘지를 메모리얼 파크로 조성해 보훈문화의 성지로 거듭나게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이었던 지역 인근에 보훈상징물 건립도 추진한다. 

박 장관은 “용산에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과 같은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세계적인 명소로 호국보훈공원을 조성하겠다”며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였던 낙동강 방어선에 호국벨트를 조성하고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미래세대 보훈교육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의 '쉘라흐' 교육시스템을 학교 현장에 도입하고 '히어로즈 페밀리' 프로그램을 정착해 '영웅'의 남겨진 자녀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문화와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쉘라흐’는 이스라엘 땅과 민족의 역사를 가르치는 국가정체성 교육프로그램으로 이스라엘 대학입시 과목이다. 박 장관은 올해 2월 이스라엘을 방문해 쉘라흐 교육현장을 참관했다.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은 박 장관이 보훈처장 시절 마련한 정책으로 국가유공자 유가족, 특히 미성년 자녀들에 대한 맞춤형 종합지원프로그램이다.

보훈처는 2022년 12월 우미희망재단·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히어로즈 패밀리’ 업무협약을 맺고 1년에 6억 원을 출연해 전몰·순직군경 미성년 자녀들의 연령·성별 등을 고려한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심리 등 정서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보살피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 이후 수요조사 등 준비를 거쳐 4월13일 히어로즈 패밀리 출범식을 열었다.

박 장관은 국가유공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훈의료’도 개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취임사에서 “보훈 트라우마센터를 포함한 특성화 센터를 마련하고 우수 의료진을 확보해 보훈병원의 의료품질을 높이겠다”며 보훈의료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보훈 트라우마센터뿐 아니라 위탁병원 100개를 추가로 확보하고 지역 공공병원을 ‘준 보훈병원’으로 지정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인 위탁병원 두 배 확대를 2027년까지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을 빚은 이승만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을 추진할지도 주목된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월22일 보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보훈처가 올해 1월 기획재정부에 460억 원짜리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계획서를 제출한 사실을 지적했다.

박 장관은 “현재 시점에서는 정해진 게 하나도 없다”면서도 “제 개인적 소신은 확실하다”고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사업 추진 의사를 명확하게 내비쳤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에 박 장관의 재임기간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가라앉지 않는다. 

박 장관은 부산 북강서갑에서 국회의원에 두 번 당선된 바 있어 여의도 복귀를 위한 중도 사퇴 가능성이 꾸준히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 부산 북강서갑 당협위원장이 공석이라 박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린다.

박 장관이 2024년 4월 열리는 총선에 출마하려면 2024년 1월에는 공직에서 물러나야 하기에 장관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7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몇 달 있다 나갈 사람을 대통령이 장관시키겠느냐”며 박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봤다.
 
다만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총선 출마 여부를 거듭 질문받았으나 “보훈부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불출마 의사를 끝내 밝히지 않았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