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보다 나은 아우' 기아, 친환경차 앞세워 올해도 국내 판매 1위 노린다

▲ 지난해 2년 연속으로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한 기아가 친환경차 경쟁력을 높여 3년 연속 왕좌를 노린다. 사진은 올해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가 예상되는 기아 카니발. <기아>

[비즈니스포스트] 기아가 올해도 친환경차 경쟁력을 높여 3년 연속으로 국내 판매 왕좌를 노린다.

현대차도 올해 주력 차종에서 완전변경 및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어 두 회사는 국내 차 시장을 놓고 치열한 판매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친환경차 판매량을 크게 늘린데 힘입어 지난해 국내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판매량 1위 자리를 지켰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기아는 1년 동안 국내에서 47만497대의 승용차를 판매해 현대차를 7만6208대 차이로 따돌렸다. 

기아는 2021년 처음으로 국내 승용차 연간 판매량에서 현대차를 넘어선 뒤 2년 연속으로 판매 1위 브랜드 자리를 차지했다.

두 형제 기업의 지난해 판매량 차이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모델에서 도드라졌다.

두 회사의 판매실적 IR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 기아는 승용차 기준 국내에서 15만9305대의 친환경차를 팔아 판매량이 1년 전보다 60.9% 늘었다. 반면 현대차는 10만6774대로 5.7%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기아는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2022년 국내 하이브리드차 연간 판매량 순위를 보면 4만9411대가 팔린 기아 쏘렌토가 1위를 차지했다. 2위 기아 K8(2만6150대), 3위 기아 스포티지(2만1541대), 4위 기아 니로(2만297대)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기아 쏘렌토와 치열한 베스트셀링카 경쟁을 펼치며 2위에 오른 현대차 그랜저는 하이브리드차 판매에서는 2만274대로 5위에 머물렀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현대차 6종과 기아 5종, 르노코리아 XM3 하이브리드 등 12종의 국산 하이브리드차가 판매되고 있다.

기아는 하이브리드차에서 현대차보다 1개 차종이 적지만 지난해 판매량에서는 12만5259대로 현대차(5만7922대)의 2배 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에서 기아의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은 26.5%(12만5259대)로 4대 가운데 1대 이상의 비율로 하이브리드차가 팔렸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 국내 판매 비중이 14.5%(5만7922대)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기아는 글로벌 판매에서도 일본업체 토요타와 혼다에 이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 세계 3위를 달리고 있다.

기아는 올해 기존에 없던 친환경 신차를 국내에 잇달아 내놓으며 3년 연속 국내판매 1위 자리를 노린다.

기아는 올해 카니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를)을 통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카니발은 지난해 전체 자동차 가운데 쏘렌토와 그랜저에 이어 판매량 3위에 오른 기아의 대표적 볼륨 모델이다. 지난해부터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여부에 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올해 기아 하이브리드차 판매 실적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올해 국내 최초 대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 EV9과 국내 유일의 경형 전기차가 될 레이도 출시한다.

4월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EV9은 고성능 라인업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출시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가운데 최대 주행거리와 가속성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지난해 CEO인베스터 데이에서 EV9가 제로백(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 5초 대에 1회 충전으로 540km를 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현대차그룹 전기차 아이오닉6의 최대 주행거리는 524km, 제로백은 5.1초다. 

레이EV는 올해 5년 만에 부활하며 경형 전기차 시장 선점을 노린다.

기아가 2012년 내놨던 국내 최초 민수용 양산 전기차 구형 레이EV는 91km가 채 안되는 짧은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잦은 고장으로 약 2천 대가 판매되는데 그치며 2018년 단종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신형 레이EV가 200~300km의 주행거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과거 대표모델들의 풀체인지 및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며 맞불을 놓는다.

현대차는 1월 중 소형SUV 코나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는데 이어 상반기에 쏘나타와 아반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한다. 

신형 코나는 디자인을 크게 개선하고 차체를 키워 소형SUV 왕좌 복귀를 노린다. 코나는 현대차의 브랜드 첫 소형SUV로 출시 이듬해인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소형SUV 판매 1위에 오랐으나 셀토스 등 경쟁 모델에 밀려 지난해에는 판매량 기준 국산 소형SUV 가운데 최하윈권인 7위에 머물렀다.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는 앞서 그랜저에서 선보였던 일자형 주간주간등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뒷면 테일램프가 위쪽으로 이동하는 등 디자인 측면에서 풀체인지에 준하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쏘나타는 85년 출시된 뒤 현대차 판매 실적을 이끌어온 대표 모델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7번이나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현대차는 기세를 몰아 하반기에 중형SUV 싼타페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는다. 싼타페는 2004년 SUV 모델로는 처음으로 국내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차종으로 현재 판매되고 있는 4세대 싼타페는 출시 첫 해부터 2년 연속 국내SUV 판매 1위에 올랐다.

신형 싼타페는 지금까지 곡선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됐던 것과 달리 현대차 갤로퍼를 연상시키는 각진 외관에 H형 주간주행등을 달아 얼굴을 완전히 바꾸고 차체를 키워 쏘렌토가 가져간 중형 SUV 왕좌 뺏기에 나선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