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신라면 카페테리아' 가상에서 현실로, 신동원 '뉴 농심' 신박하네

▲ 농심이 '팝업의 성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신라면의 브랜드 팝업스토어 '신라면 카페테리아'를 열었다. 신라면 조리 및 시식 코너, 포토존, 브랜드 역사 전시관을 비롯해 관련 상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민라면' 신라면 팝업스토어가 '팝업의 성지' 성수동에 등장했다.

올해로 출시 37주년을 맞은 신라면은 국내 라면업계 '판매량 1위'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왔다. 삼양라면, 진라면, 안성탕면 등 무수히 많은 제품이 신라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지만 신라면은 여전히 왕좌의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런 신라면이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젊은 세대와의 접접을 늘려나가기 위해서다. 

농심은 지난해 10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축한 '신라면 분식집'을 실제로 구현한 '신라면 카페테리아'를 2월8일까지 한 달 동안 운영한다.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신라면 카페테리아를 방문했다.

신라면의 포장지 디자인을 활용해 꾸며진 외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11월 홍대거리에서 운영한 안성탕면 브랜드 팝업스토어와 마찬가지로 멀리서도 한눈에 신라면 팝업스토어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현장] '신라면 카페테리아' 가상에서 현실로, 신동원 '뉴 농심' 신박하네

▲ 팝업스토어에 들어서자 신라면 광고모델인 축구선수 손흥민씨의 사인 유니폼과 사인볼, 신라면 손흥민 에디션 등이 눈에 들어왔다. 손 선수는 2019년부터 농심과 광고모델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팝업스토어에 입장하자 신라면의 광고모델인 축구선수 손흥민씨의 싸인이 들어간 국가대표팀 유니폼과 손 선수의 싸인볼, 신라면 손흥민 한정판 제품이 전시돼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손흥민 선수는 젊은 세대로부터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농심은 손 선수처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신라면'이란 이미지를 젊은 세대에 각인시키기 위해 2019년부터 광고모델로 손 선수를 발탁했다.

비록 월드컵 공식 스폰서는 아니지만 농심은 손 선수를 신라면 광고모델로 기용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신라면' '롯데리아' '메가커피' 등 손 선수가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브랜드로 구성된 이른바 '애국식단', '쏘니(손흥민의 별명) 정식' 등이 유행하고 있다. 

팝업스토어 가장 안쪽에는 신라면 조리·시식 코너가 있다. 시식 코너 입구에 있는 태블릿을 통해 △매운맛 정도 △면발 익힘 정도 △별첨재료 △계란 첨가유무 등을 취향대로 선택해 주문지를 인쇄할 수 있다.
 
[현장] '신라면 카페테리아' 가상에서 현실로, 신동원 '뉴 농심' 신박하네

▲ 신라면 카페테리아 시식 코너에서 직접 레시피를 선택해 만든 라면을 맛볼 수 있다. 사진은 농심이 제페토에 구축한 '신라면 분식집'을 통해 집계한 결과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던 3배 더 매운맛의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 <비즈니스포스트>  


시식 코너에서 '3배 매운 맛'에 토핑으로 소고기를 선택했다. 면은 '꼬들하게 익힘'으로 정하고 삶은 계란을 추가했다. 주문지에는 완성될 라면의 사진과 함께 '고기매콤꼬들계란신라면'이란 글자가 인쇄됐다.

3배 매운 맛은 메타버스 '신라면 분식점'에서 고객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레시피였다. 농심은 젊은 세대들이 메타버스를 통해 직접 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신라면 브랜드에 흥미를 느끼도록 했다.

인쇄한 주문지를 시식 코너에 제출하자 담당 직원이 선택지에 맞춰 조리 직전 상태의 신라면을 내왔다. 시식 코너 한 켠에 있는 라면 조리기에 종이 용기를 올려두고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조리가 시작된다.

이날 브랜드 팝업스토어 오픈에 맞춰 농심은 기존 신라면보다 3배 더 매운 맛의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을 출시했다. 

시식코너 옆에는 신라면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티셔츠, 담요, 엽서, 포스터, 그립톡, 열쇠고리, 키보드캡 등 신라면을 포함한 농심의 제품 포장 디자인을 활용한 상품들이다.
 
[현장] '신라면 카페테리아' 가상에서 현실로, 신동원 '뉴 농심' 신박하네

▲ 신라면 카페테리아에서는 신라면을 비롯한 농심 제품의 디자인을 활용한 각종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 직원이 신라면의 포장 디자인이 적용된 담요를 펼쳐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라면이 라면업계의 스테디셀러이지만 출시 이후 37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농심은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열고 굿즈 등을 출시하면서 젊은 세대와 접점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2021년 7월 취임 후 '뉴(NEW) 농심'을 강조하면서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춘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신라면 팝업스토어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 안성탕면 팝업스토어를 먼저 열었다.

또한 국민간식 새우깡은 '더쎄를라잇브루잉', '골스튜디오', '오닐', '바인드' 등 외부업체와 손잡고 협업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농심은 e스포츠 구단인 '농심 레드포스'를 2020년 12월 창설했다. 농심은 그동안 중국 시장에 특화한 스포츠 마케팅 종목으로 바둑에 투자해왔는데 라면 수출지역이 미주로 확대되자 새로운 스포츠 마케팅 종목으로 e스포츠를 선택한 것이다.

농심 레드포스는 '리그오브레전드(LoL)' 종목에서 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발로란트' 팀을 새로 창단하는 등 활동 종목을 넓히고 있다.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만난 농심 관계자는 "젊은 세대와 지속적으로 접점을 확보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며 "신라면이 오랫동안 고객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도록 젊은 세대들이 흥미로워 할 요소들을 계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