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건식용융 폐배터리 재활용공장 세계 최초 가동, 리튬 90% 회수

▲ 9일 영풍에 따르면 최근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3공장에 건식용융 2차 전지 리사이클링 파일럿 공장을 완공하고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사진은 영풍의 건식용융로에서 조업하는 모습. <영풍>

[비즈니스포스트] 비철금속 기업 영풍이 세계 최초로 리튬 등 배터리 핵심소재 회수율을 높인 건식용융 방식의 폐배터리 재활용 파일럿(시험) 공장을 가동했다.

9일 영풍에 따르면 최근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3공장에 건식용융 2차 전지 리사이클링 파일럿 공장을 완공하고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건식용융 기술을 리사이클링에 도입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을 공정 첫 단계에서 9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상용화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세계에서 영풍이 처음이다.

파일럿 공장은 전기차 8천 대에 해당하는 연간 2천 톤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다.

영풍은 2024년까지 연간 2만 톤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1차 상용화공장을 완공하고 2030년 이후 연간 70만 톤의 리튬 및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 소재 원료 생산체제를 구축해 약 5조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계획을 세웠다.

국내외 대부분의 리사이클링 기업들은 습식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방식은 전기차 배터리를 셀 단위까지 분리한 다음 잘게 분쇄해 리사이클링의 원료인 블랙파우더 또는 블랙매스를 제조한다. 이 때 전처리 시간이 많이 걸리고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등 유가금속이 손실될 수 있다.

반면 건식용융 방식은 배터리를 팩 또는 모듈 단위에서 그대로 파쇄해 원료를 만들기 때문에 전처리 공정이 단순하고 주요 금속의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영풍의 건식용융 기술은 원료를 고온의 용융로에 넣어 녹인 다음 비중이 가벼운 리튬은 공정의 첫 단에서 집진 설비를 이용해 먼지 형태로 포집하고 그 외 니켈과 코발트, 구리 등의 금속은 용탕 형태로 뽑아 회수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리튬은 90% 이상, 니켈과 코발트, 구리 등은 95% 이상 회수할 수 있다고 영풍은 설명했다.

영풍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건식용융 공정에서 회수한 유가금속 중간 생산물을 탄산리튬,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구리 등의 제품으로 생산하고 국내외에 양·음극재 배터리 원료로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이강인 영풍 사장은 "이번 석포 파일럿 공장 가동으로 전통 제조업인 제련업을 넘어 친환경 미래 산업인 2차전지 리사이클링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전통 산업과 신기술의 조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순환경제 구축 및 발전에 기여 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