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지원법이 미국 상원의회를 사실상 통과했다.

현지시각 26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원은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과 세금 공제를 반도체기업에 제공하는 반도체 지원법을 합법적 입법방해 수단인 ‘필리버스터’ 없이 통과시키기 위한 ‘토론 종결 투표’를 진행했다.
 
반도체지원법 미국 상원 사실상 통과, 이르면 이번주 바이든 서명 기대

▲ 반도체 지원법이 미국 상원의회를 사실상 통과했다. 미국 의회 의사당.


그 결과, 찬성 64대 반대 32로 의결됐다.

토론 종결 투표를 진행한 의원들이 그대로 본투표에도 참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상원을 통과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상원의 반도체법안 본투표는 현지시각 27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 현지에 반도체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4년 동안 시설투자액의 25%를 세액공제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외에도 과학연구에 10년 동안 2천억 달러를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도체법안은 상원을 통과한 뒤 하원에서 다시 투표를 진행해 가결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종 서명해 발효된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반도체법안이 하원에 도착하면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은 올해 8월 대만 방문을 추진하는 등 대만, 한국, 일본과 연계한 미국의 반도체산업 강화 전략을 위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에 반도체 지원법이 미국 하원도 통과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키르스텐 시네마 상원의원은 “하원과 상원 모두가 반도체 지원법이 얼마나 중요하고 시급한 일인지 이해하길 바란다”며 “이번 주말까지 반도체 지원법이 바이든 대통령의 책상 위에 놓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미국 상원의 초당적 투표에 고무돼 있다”며 “이번 주에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돼 미국의 국가 및 경제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170억 달러(약 22조 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6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면담에서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시설 등 미국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1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