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2분기 실적발표 임박, 삼성전자 하반기 반도체 실적 가늠자

▲ 대만 TSMC 2분기 실적발표가 임박했다. 사진은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이른 시일에 콘퍼런스콜을 열고 2분기 매출과 순이익 및 하반기 실적 전망치를 발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TSMC의 2분기 수익성 방어 여부와 하반기 반도체업황 전망은 메모리반도체 불황으로 위기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파운드리사업 성과를 예측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13일 TSMC에 따르면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은 대만 현지시각으로 14일 오후 2시에 예정되어 있다. 콘퍼런스콜은 전화 및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TSMC는 당초 2분기 매출 예상치를 176억~182억 달러(약 23조~24조 원) 수준으로 제시했는데 이미 발표된 4~6월 월별 매출을 합산하면 약 23조3500억 원으로 예상치에 부합한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관건은 TSMC가 반도체 원재료 가격 상승 등 영향을 극복하고 양호한 수익성을 지켜냈을지 여부로 꼽힌다.

증권전문지 마켓워치에 따르면 글로벌 증권사들은 평균적으로 TSMC가 2분기에 약 9조6500억 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약 64% 늘어나는 수치다.

TSMC 매출이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약 44% 증가했는데 순이익 증가율이 더 높은 수준을 나타낸다면 반도체 호황기가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반면 순이익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다면 반도체 원가와 물류비 상승 등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근거인 만큼 하반기 실적에도 부정적 전망이 힘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등 영향으로 반도체업황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TSMC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더 뚜렷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은 TSMC가 내놓을 하반기 실적 전망에도 촉각을 기울일 것”이라며 “PC와 스마트폰 등의 수요 둔화로 반도체업황을 바라보는 시각에 먹구름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가 이날 내놓을 실적발표 및 하반기 반도체시장 전망은 파운드리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TSMC와 반도체 파운드리업황 변화에 따른 영향을 대부분 공유하고 있으며 하반기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TSMC 2분기 실적발표 임박, 삼성전자 하반기 반도체 실적 가늠자

▲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이미 상반기부터 침체되는 흐름을 보여 하반기 실적에 가장 큰 악재로 평가받고 있다.

반도체사업에서 새 성장동력에 해당하는 파운드리사업의 매출 증가 및 수익성 개선이 메모리반도체 실적 부진을 만회하는 역할을 해야만 하반기 실적 방어에 효과를 낼 수 있다.

TSMC가 하반기 반도체 파운드리업황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다면 삼성전자도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을 통해 꾸준한 성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TSMC가 하반기에 파운드리 물량 수주와 공장 가동률에 부정적 시각을 내비친다면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에서 더 큰 타격을 예상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낮아지고 이에 따라 주가도 하방 압력을 받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세계 최초로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데 따라 하반기부터 고객사 반도체를 수주해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반도체 신규 공정 특성상 초기 가동에 드는 비용과 수율 안정화 등 문제를 고려한다면 3나노 미세공정이 단기간에 실적에 기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TSMC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그동안 들인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규모와 하반기 투자 계획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TSMC는 400억~440억 달러의 시설 투자를 예고했는데 1분기에만 약 94억 달러를 들였다.

하반기부터 반도체업황이 빠르게 악화해 내년까지 침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TSMC가 올해 시설투자 계획을 축소할 수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TSMC가 공격적 시설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간다면 삼성전자가 물량 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더 유연한 투자 전략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TSMC의 2분기 실적 발표는 반도체업황이 변곡점을 맞고 있는 중요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큼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및 사업 전략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은 글로벌 경제 전망 악화에 따른 TSMC의 투자 속도 조절에 집중할 것”이라며 “반도체사업 수익성과 업황 전망도 주요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