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투자신탁사, 연기금 등 국내 자본시장을 이끄는 다양한 법인형태의 투자자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주식시장의 근간이 되는 기업공개시장을 지배할 뿐 아니라 누구보다 정보를 빠르게 잡아 투자에 활용하죠.

자금력도 막강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규모만도 165조8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사고 이 종목을 팔았는데, 기관투자자들은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증시 돋보기] 기관투자자, 삼성엔지니어링 담고 SK이노베이션 던져

▲ 1일 장중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비즈니스포스트] 기관투자자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담고 SK이노베이션 주식을 던졌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14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177억 원어치를 사고 29억 원어치를 팔았다.

이날 삼성엔지니어링을 향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화공 대형 현장인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말레이시아 사라와크 메탄올 등의 공정률 증가에 따른 매출 본격화와 더불어 국내 반도체 전속회사로 인해 탑라인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분기 중으로 말레이시아, 베트남, 알제리, 태국 등의 낙찰 결과가 기다리고 있어 연쇄적 수주 소식만 확인되어주면 주가 반등 모멘텀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전날보다 4.18%(900원) 오른 2만2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투자자가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한국항공우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한국항공우주 주식을 137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290억 원가량을 매수하고 153억 원가량을 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6월22일부터 8거래일째 한국항공우주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는 폴란드에 방산물자를 수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최상목 경제수석은 6월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폴란드와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방산협력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며 "이번 정상 세일즈 외교의 첫 번째 성과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6월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삼회담을 진행했다.

시장에서는 폴란드가 한국항공우주의 경공격기 FA-50, 현대로템의 K2전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LIG넥스원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등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5.58%(3천 원) 상승한 5만6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관투자자 순매수 3위와 4위는 LG전자와 기아가 차지했다.

기관투자자는 LG전자 주식을 131억 원어치, 기아 주식을 11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5위에는 삼성물산이 올랐다. 기관투자자는 삼성물산 주식을 6월28일부터 4거래일째 순매수하고 있다.

이날 기관투자자는 108억 원 규모의 삼성물산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기관투자자는 국내 대표 태양광기업 주식도 사들였다. 기관투자자는 OCI 주식을 106억 원어치, 한화솔루션 주식을 10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투자자가 이날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K이노베이션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SK이노베이션 주식을 224억 원어치 사고 599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376억 원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보다 7.55%(1만4500원) 급락한 17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 하락은 주요 산유국의 증산 합의 소식과 경기침체 우려에 국제 유가의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66%(4.02달러) 내린 배럴당 105.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SK하이닉스가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기관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341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726억 원어치를 사고 1067억 원어치를 팔았다.

기관투자자들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에 SK하이닉스 주식을 내다판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6월30일(현지시각)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반도체 수요가 약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1.07% 하락했다.

기관투자자의 매도세에 SK하이닉스 주가는 3.85%(3500원) 내린 8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반 한때 주가가 8만71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 2월17일 기록한 13만4천 원과 비교해 35% 빠진 수준이다.

기관투자자 순매도 상위 종목 3위를 차지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모두 256억 원가량 순매도했다.

이밖에 기관투자자는 삼성SDI 주식을 255억 원가량, 이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제조기업 넥스트칩 주식을 240억 원가량 각각 내다팔았다. 진선희 기자
[증시 돋보기] 기관투자자, 삼성엔지니어링 담고 SK이노베이션 던져

▲ 1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SK이노베이션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