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투자신탁사, 연기금 등 국내 자본시장을 이끄는 다양한 법인형태의 투자자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주식시장의 근간이 되는 기업공개시장을 지배할 뿐 아니라 누구보다 정보를 빠르게 잡아 투자에 활용하죠.

자금력도 막강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규모만도 165조8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사고 이 종목을 팔았는데, 기관투자자들은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증시 돋보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바닥 쳤나, 기관 순매수로 전환

▲ 23일 장중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비즈니스포스트] 기관투자자가 국내 대표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가장 많이 담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증권업계의 부정적 전망에 주가가 하락하자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3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77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조1559억 원어치를 사고 8781억 원어치를 팔았다.

전날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는데 이날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의 순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에 주가가 0.35%(200원) 내린 5만7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5만68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에서 비메모리는 양호하나 메모리 출하량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MX(모바일경험)와 VD(영상디스플레이)·가전 부문에서도 스마트폰 및 TV 출하량이 기존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7천 원에서 8만 원으로 낮춰잡았다.

기관투자자가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580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1428억 원가량을 매수하고 848억 원가량을 매도했다.

그러나 이날 현대차증권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데 영향을 받아 SK하이닉스 주가는 2.17%(2천 원) 내린 9만2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장 중반 한때 8만97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PC 수요 위축 속에 3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3.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낸드 ASP도 하락 반전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7.2% 감소한 3조4천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주가는 기존 15만 원에서 13만 원으로 내렸다.

기관투자자 순매수 3위와 4위는 셀트리온과 현대차가 차지했다.

기관투자자는 셀트리온 주식을 491억 원어치, 현대차 주식을 25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밖에 삼성SDI(229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221억 원), 기아(215억 원), 네이버(215억 원) 등이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들었다. 

반면 기관투자자가 이날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엘앤에프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엘앤에프 주식을 123억 원어치 사고 414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2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엘앤에프 주가는 전날보다 9.50%(2만2900원) 하락한 21만8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 신규로 상장한 위니아에이드는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기관투자자는 위니아에이드 주식을 196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19억 원어치를 사고 214억 원어치를 팔았다.

위니아에이드 주가는 시초가(1만4600원)보다 24.66%(3600원) 급락한 1만1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엘앤에프와 위니아에이드에 이어 기관투자자가 국내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 3위는 카카오게임즈가 차지했다.

기관투자자는 카카오게임즈 주식 117억 원가량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6억 원가량을 매수하고 253억 원가량을 매도했다.

이 밖에 에코프로비엠(-97억 원), S-Oil(-89억 원) 등이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진선희 기자
[증시 돋보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바닥 쳤나, 기관 순매수로 전환

▲ 2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