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MM이 역대 최대실적을 새로 썼지만 주가는 여전히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HMM이 곳간에 쌓이고 있는 현금을 활용할 방안 가운데 하나로 주주친화정책이 꼽히는 가운데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이를 실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HMM 역대 최대실적에도 주가는 주춤, 김경배 주주친화 '카드' 고민

▲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HMM은 현금성 자산을 활용할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HMM은 해운운임 호조에 지난해 좋은 실적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역대 최대실적을 새로 썼다.

HMM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9186억 원, 영업이익 3조1486억 원을 거뒀다. 순이익은 3조1317억 원에 이른다. 

이에 올해 1분기까지 쌓인 HMM의 현금성자산만 해도 9조5천억 원에 이른다. 증권업계는 올해 말에는 HMM이 순현금으로만 7조 원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HMM은 4조 원이 넘었던 결손금을 털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1년 사이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하지만 주가는 거꾸로 가고 있다. HMM 주가는 지난해 5월에는 5만 원대에 이르기도 했지만 점차 하락하더니 올해 1월 2만1100원까지 떨어지는 등 반토막났다. 이후 3월에 3만 원대로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여전히 2만 원대 후반에서 3만 원 대 초반을 오가고 있다. 
 
이처럼 실적과 거꾸로 가고 있는 주가에 소액주주들은 여전히 불만을 보이며 주주친화정책을 바라고 있다.

특히 김경배 사장이 주주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HMM이 주주들을 위한 정책을 새로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3월 취임 직후부터 주주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HMM의 소액주주 카페를 운영하는 홍모씨와 메일을 주고받는 등 소액주주들의 목소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지속적으로 바라고 있는 것은 자사주 매입과 분기배당이다. 

하지만 HMM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분기배당 대신 중간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중간배당은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연말배당 외에 추가 배당을 한 번 더 실시하는 것이고 분기배당은 분기마다 배당하는 것이다.

HMM의 정관을 보면 중간배당에 관한 내용은 있지만 분기배당과 관련한 내용은 없다. 이 때문에 분기배당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 정관을 변경해야만 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65조의12에 따르면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분기배당이 가능하다.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에 대한 안건이 논의되지 않은 만큼 HMM이 분기배당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거나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까지 기다려야 한다. 

다만 자사주 매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MM이 아직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주식 유통량이 달라지면 대주주 지분 가치에 변동이 생길 수 있어 HMM이 단독으로 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 사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은 있다. 

배재훈 전 HMM 사장은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했다. 배 전 사장은 임기동안 2019년 5월17일부터 2021년 8월3일까지 모두 30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는 모두 8만6182주(0.02%)를 사들였다. 

HMM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 활용 방안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