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메타버스 투자 성과 불투명, 저커버그 '페이스북 신화’ 막 내리나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메타버스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회사 이름까지 변경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정작 메타버스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 대비 성과를 거두기 영영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메타버스시장을 겨냥해 벌인 도박이 실패로 끝난다면 대학교 시절 페이스북을 설립한 뒤 미국 5대 대형 IT기업으로 성장시킨 그의 업적이 막을 내리게 될 수 있다.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1일 “메타의 주가 하락은 저커버그 CEO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도 모른다는 증거”라며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보인다"며 고 보도했다.

10일 미국증시에서 메타 주가는 228.07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기 직전인 2일 주가와 비교하면 29.4% 떨어진 수치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메타가 페이스북 시절부터 여러 위기를 겪었지만 이번 주가 하락은 페이스북 사업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근본적 원인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 다르다고 바라봤다.

특히 저커버그 CEO가 실제로 의미 있는 성장동력이 될 지 불투명한 메타버스사업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어려워진 이유로 분석됐다.

주요 수익원인 페이스북의 광고사업 부진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메타버스라는 먼 미래의 꿈만 좇고 있는 저커버그 CEO의 전략이 실적과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광고수익은 2021년 연간 기준으로 페이스북 매출의 97.4%를 차지하는 사실상 유일한 주요 수익원이다.

저커버그 CEO는 대학교 기숙사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페이스북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IT기업으로 키워낸 '신화'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성공이 결국 메타버스시장 도전 실패로 막을 내리고 말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야후파이낸스도 “메타가 공격적으로 메타버스에 투자를 확대하는 데 따른 결실을 영영 거두지 못 할 수도 있다”며 “이미 200억 달러가 넘은 대규모 투자 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틱톡 등 새로운 사회관계망서비스의 등장으로 이전과 같은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데다 사용자 이탈도 계속되며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다.

증권사 JP모건은 최근 메타 목표주가를 기존 385달러에서 284달러로 크게 낮추며 메타버스 전문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노력이 많은 투자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반면 실질적 성과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 CEO가 메타버스를 새로운 미래라고 강조하며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힘쓰고 있지만 당분간은 성과보다 손실이 더욱 빠르게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메타버스는 아직 잘 만든 게임 수준에 불과하다”며 “저커버그 CEO가 페이스북과 같은 전략으로 메타버스에 도전하는 일은 2022년에 통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애플과 MS 등 대형 IT기업들도 메타버스시장에서 큰 기회를 노리고 공격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메타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애플은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측면에서, MS는 블리자드액티비전 인수를 통해 게임 콘텐츠 측면에서 확실한 강점을 갖추고 있는 반면 메타는 메타버스 분야에서 뚜렷하게 앞세울 장점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메타에서 판매하는 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 시리즈는 현재 세계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이 초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보급률 자체가 그리 높지 않다.

다만 야후파이낸스는 메타버스시장에서 저커버그 CEO의 도박이 성공한다면 메타가 사회관계망서비스 전문기업을 넘어 훨씬 큰 업체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시장 조사기관 포레스터리서치는 “메타는 메타버스가 미래에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상당히 과감한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